네. “크로마트론 때문에 소니가 망할 뻔했다”는 말은 완전한 허구는 아닙니다.
다만 더 정확히 말하면, 소니가 실제 파산 절차 직전까지 갔다기보다는, 크로마트론 사업을 계속 밀어붙이면 회사 전체가 치명적 재무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영진이 판단한 수준에 가깝습니다.

핵심 결론

크로마트론은 소니에게 거의 ‘회사 운명 걸기’에 가까운 실패였습니다.

소니 공식 사사에서도 크로마트론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묘사합니다. 소니는 1961년에 파라마운트와 크로마트론 방식 컬러TV 기술지원 계약을 맺었고, 컬러TV 후발주자였던 소니는 RCA식 섀도마스크 대신 더 밝은 독자 방식으로 승부하려 했습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이론적으로는 매력적이었지만, 실제 양산에서는 제조 난이도, 고전압 절연, 정렬 문제, 수율 문제, 고장 문제, 제조비 폭증을 일으켰다는 점입니다. 소니 공식사는 크로마트론이 원리적으로는 뛰어났지만, 실용 제품으로 개발하자 로런스의 이론서에는 없던 문제가 계속 드러났고, 제조비가 너무 커서 상품화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합니다.  

“망할 뻔했다”는 표현의 근거

소니 공식사에는 아주 강한 표현이 나옵니다.

**“크로마트론을 만들면 만들수록 손실이 커졌고, 더 이상 개발비를 투입하면 소니가 크로마트론과 함께 동반자살할 수도 있었다”**는 취지입니다. 영어판 공식사도 “The more Chromatron sets they made the greater their losses”라고 적고, 추가 투자는 “shinju”, 즉 동반자살에 가까웠다고 표현합니다.  

일본어 원문도 더 직설적입니다. **“크로마트론을 만들면 만들수록 손실이 커지고, 더 이상 개발비를 넣으면 소니는 크로마트론과 심중할 수도 있다”**는 표현이 그대로 나옵니다.  

즉 “망할 뻔했다”는 말은 후대의 과장만은 아니고, 소니 내부 공식 역사 서술 자체가 거의 회사 존망급 위기였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왜 그렇게 위험했나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팔수록 손해나는 구조

크로마트론은 제조비가 너무 높았습니다. 소니 공식사에는 정확한 판매가와 원가 숫자는 직접 확인되지 않지만, CRT 관련 2차 사료에서는 일본 판매가가 19만 8천 엔, 생산비가 대당 40만 엔 수준이었다고 설명합니다. 또 일본에서 약 1만 8천 대만 판매되었다고 전합니다. 이 수치는 공식 소니 사사에서 직접 확인한 숫자는 아니므로, “널리 인용되는 2차 자료 수치”로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수치가 맞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한 대 팔 때마다 대략 20만 엔 이상 손실입니다. 당시 일본 컬러TV 가격대를 생각하면 엄청난 적자 구조입니다.

2. 양산 수율이 안 나옴

크로마트론은 단일 전자총과 컬러 스위칭 그리드를 이용해 밝은 화면을 얻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느다란 그리드, 고전압, 형광체 스트라이프, 빔 정렬이 모두 극도로 까다로웠습니다. 소니 공식사는 해상도를 확보하려면 매우 촘촘한 구조가 필요했고, 고전압 절연 문제까지 겹쳐 담당자들을 괴롭혔다고 설명합니다.  

이 말은 쉽게 말해, 좋은 화면을 내는 원리는 있었지만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찍어내기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3. 소니가 이미 공장과 개발비를 많이 투입함

소니는 크로마트론을 단순 연구과제가 아니라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보았습니다. 대崎 공장을 크로마트론 생산 라인으로 쓰려 했고, “테이프레코더, 트랜지스터 라디오, 트랜지스터 TV, VTR 다음의 소니 제5의 제품”으로 내세웠습니다.  

게다가 당시 소니는 크로마트론 연구개발비뿐 아니라 소니빌딩 건설비 등으로 큰 자금이 필요했고, 주가 하락과 일본 증시 침체 때문에 자금 조달도 어려웠습니다. 소니 40주년 사사는 당시 소니가 크로마트론 연구개발비와 소니빌딩 건설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으며, 주가 하락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웠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제품 하나 실패”가 아니라, 큰 공장, 큰 연구비, 회사 체면, 컬러TV 시장 진입 전략, 자금난이 한꺼번에 얽힌 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망하지 않은 이유

결정적 반전이 트리니트론입니다.

소니는 크로마트론을 포기하거나 대체할 방식을 찾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GE의 인라인 전자총 방식과 RCA 섀도마스크 개선 상황을 조사했습니다. 소니 공식사는 1966년 여름, RCA의 섀도마스크가 크게 개선되어 있었고, 소니 내부에서도 크로마트론을 포기하고 섀도마스크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소니는 단순히 RCA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고, 크로마트론의 장점이었던 밝기와 독자성을 살리면서 더 양산 가능한 구조를 찾았습니다. 그 결과가 단일 전자총 계열의 3빔 구조와 어퍼처 그릴을 결합한 트리니트론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크로마트론은 실패했습니다.
• 하지만 그 실패에서 얻은 기술적 경험이 트리니트론 개발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 트리니트론이 대성공하면서 크로마트론 실패는 “회사 말아먹은 삽질”이 아니라 “위험했지만 결과적으로 대성공으로 이어진 도박”처럼 기억되게 되었습니다.

최종 판단

“소니가 크로마트론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망할 뻔했냐?”

답은 이렇습니다.

네, 상당히 맞습니다.
크로마트론은 소니에게 실제로 매우 위험한 재무적 실패였고, 소니 공식사도 “계속하면 회사가 크로마트론과 함께 동반자살할 수 있었다”는 수준으로 표현합니다.

다만 더 정확히는,

“크로마트론 하나 때문에 바로 파산 직전까지 간 것”이라기보다는, 크로마트론의 막대한 개발비와 생산 손실이 당시 자금난, 주가 하락, 공장 투자와 겹치면서 소니의 경영을 심각하게 압박했다”

라고 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