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 위협 말라" 법조계 戰雲이 감돈다
- 신지훈 기자
- 자유일보 2025.12.04
■ "위험한 발상" 민주당 사법개혁 강행에 반발
前 변협·女변회 회장 등 13명 '내란재판부·법왜곡죄' 반대 성명
"사법권 독립·국민 기본권 보장 차원 신중한 검토·공론화 필요"
"내란 재판부, 재판 공정성 훼손·법 왜곡죄는 정치 사법 통제"
대법원도 전국법원장 회의 앞두고 판사의견 사전 취합 '공론화'
8일 법관대표회의도 사법제도 개선·법관평가제도 변경 의안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전직 대한변호사협회장들과 한국여성변호사회장들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왜곡죄’ 신설안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법원도 5일 열리는 ‘전국법원장회의’를 앞두고 각급 법원 판사들의 의견을 사전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민주당과 법원의 정면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4일, 전 대한변협회장 9명과 여성변회장 4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내란전담재판부와 법왜곡죄 신설 시도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직 회장들은 ‘내란전담재판부’에 법관 아닌 자가 임명된다는 점과, 우리 헌법이 ‘예외법원’을 인정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헌법은 국민에게 법관에 의한 재판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은 ‘대법관회의’ 동의를 얻어
대법원장이 임명해 ‘사법부 인사권’을 보장한다”며
“이는 법관의 인사권을 외부로 독립시켜 법관의 독립성과 공정성, 재판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행 헌법에는 군사법원을 제외한 특별재판부 설치 근거가 없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은 법관 임명에 외부인사가 개입할 수 있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법왜곡죄’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들은 “법왜곡죄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한다”며 “형사사법 구조와도 정면 충돌한다”고 밝혔다.
‘법왜곡죄’가 ‘법을 왜곡했다’는 주장만 있을 뿐, 무엇이 왜곡인지 분명치 않아, 법에 미리 정해놓지 않으면 ‘죄와 형벌은 없다’는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한 이들은 “판사·검사에게는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 처벌 규정이 있다”면서 “법왜곡죄를 신설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사업 장악 시도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원칙 위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직 회장들의 입장 표명은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나올 반대 의견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5일부터 열리는 ‘전국법원장회의’에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왜곡죄’ 뿐 아니라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법안에 대한 전국 판사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각 법원은 소속 법관들의 의견 취합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판사 출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해당 법안들에 대한 위헌성을 강하게 지적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의원회관 제9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내란특별재판부·법왜곡죄 위헌성 긴급세미나’에서
“지난 6월,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가 들어섰지만 민주주의와 헌법가치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느냐”면서
“내란특별재판부, 이 재판부는 단 한 번이 아닌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의원은 “법안 내용을 보면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재판부를 고른다”면서 “판사를 골라 쓰겠다는 것이다. ‘내란 유죄’를 위해 무작위 배당 원칙을 침해하겠다는 뜻이다. 아무리 포장해도 삼권분립 파괴”라고 강조했다. 또한 “법왜곡죄는 판사들을 무수하게 고발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제 복잡한 사건은 (판사들 중) 아무도 해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판사들도 나 의원과 뜻을 같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현직 판사는 “사법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법안들을 보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는 “신속한 재판을 해야 하는데 법 왜곡죄가 도입되면
판사들이 부담을 느껴 어려운 사건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 기조 발제자로 참석한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을 “독일 나치 시절
특별재판소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 제100조 1항이 특별법원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내란전담재판부는
특별법원의 축소판”이라며 “특정 결론을 전제로 재판부를 인위적으로 구성하는 점에서 나치 특별재판소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특별재판소’는 나치 시절인 1934년 설치된 ‘민중법정(Volksgerichtshof)’으로 나치 비판자 등을 빠르게 처벌하는
정치탄압용 법원으로 활용됐다.
또한 차 교수는 “내란에 관한 유죄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내란 관련 입법을 추진한다는 것은 매우 모순적”이라며
“그 자체 성격부터 개별 조문 내용까지 위헌과 모순, 혼란이 뒤섞인 문제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차 교수는 지난 9월에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특별재판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차 교수는 “(내란특별재판부가) 중세 절대 군주제 시절 영국에 있던 사법기관인 ‘스타 체임버’ 같다”며
“선출권력도 주권자의 뜻이 담긴 헌법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스타 체임버’는 왕이 특정인물을 법관에 임명해 정적을 숙청했던 곳을 뜻하는데,
오늘날 불공정한 재판을 하는 곳을 비꼴 때 이 말을 쓴다.
한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 왜곡죄’는 지난 1일 여당 주도로 국회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를 통과했고, 3일에는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본회의 표결만 남은 상태다.
이후에는 국회의장의 본회의 상정 여부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법안인 만큼 실제로
해당 권한이 작동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법조계의 우려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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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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