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를 해보긴 했지만 손 한번 잡아 보지도 못하고 팔짱 한번 껴보지도 못한 걸 데이트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노 주제파악 못하고 행정고시 공부 좀 해본다고 다닐 때 헌책 및 중고테잎 거래하다가 알게 된 여자인데 9월 13일 내 생일날 17시에 월드컵 경기장에사 만나 23시 신촌에서 헤어질 때까지 우리는 처음 만난 사이였음에도 우리는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나 연인처럼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무슨 얘기를 그렇게 많이 했는지 대화가 잘 통하는 여자를 만난다는 게 그런 기분이었을까? 월드컵경기장에서 신촌으로 이동하려고 버스에 탔는데 그녀가 뜬금없이 이러더라 저는 지금 교회 열심히 다니고 교회에서 피아노도 치지만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이 교회 다니는 걸 싫아하면 안 다닐 생각이에요 그리고 우리는 신촌의 닭갈비집에서 소주에 닭갈비를 먹었는데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 않고 그녀 입이 귀까지 걸렸는데 닭갈비 주걱으로 밀어주며 많이 드세요 이러면서 얼굴이 빨개지던데 나랑 눈이 마주치면 노무노무 부끄러워 하며 어린왕자 라는 책에 자필로 편지까지 적어서 선물로 줬었지 혹시 오늘이 무슨 특별한 날이냐고 묻던데 부담스럽게 생각할까봐 내 생일이란 얘기는 끝까지 안 했더 23시 즈음 신촌에서 헤어지기 전 고시촌 고시원방에서 드시라며 감자튀김을 건네 주던데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후로도 몇년동안 가끔 메일을 주고 받었지만 실제로 만난 건 그때가 유일했노 몇년 뒤 그녀는 행시 2차에 합격햇고 나는 당시 유행하던 싸이월드에 익명으로 축하글 남겼더니 (면접이 남어서) 끝까지 가봐야 해요 누구신지 알아요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이렇게 이모타콘까지 남겪던데 몇년 뒤 과천청사로 발령 받았다는 소식 알고 근황이 궁금해서 메일 한번 보내 봤더니 확인 후 총알 답메일이 날아 와서 그렇게 소식 좀 주고 받다가 나는 행시도 못하고 사시도 못하고 현재 공시나 해본다고 고향에 내려 와 있는데 행시 합격한 5급 사무관 여자랑 연락 계속 주고 받아 봤자 나만 상처입을 거 같아서 더 이상 메일을 안 보냈고 우리 인연은 그렇게 끝났다 현재 세종청사에 있던데 몇년 전 유튜브에서 정부정책 홍보하는 데 나와서 인터뷰 하는 거 봤다 75년생인 나보다 2살 어린 77년생 이었으니까 그녀도 이제 50대에 들어갔노 영어도 잘 하고 요리도 잘 하고 피아노도 잘 치고 자수도 잘 놓고 이래저래 재주가 참 많은 여자였는데 인연이 노무노무 허무하게 끝난 거 같아 노무노무 많은 아쉬움이 있노 결혼은 이런 여자랑 했어야 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