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비 'GDP 5%' 요구 …
韓, '전술핵 재배치-잠수함 공동운용' 얻어내면 손해 볼 것 없다
- 성재용 기자
- 뉴데일리 2025-06-20
美 국방 "아시아도 유럽만큼 GDP 5%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올해 'GDP 2.3%' 61조 책정…5% 수준으로 올리면 132조 달해
나토-영국-네덜란드 등 유럽, 점진적 인상 혹은 역효과 우려 목소리
폐기 앞둔 전술핵 구입, 핵잠수함 공동운용 등 카드로 '방기' 해소할까

▲ 경기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주한미군 순환배치 여단 임무교대식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250618 ⓒ연합뉴스
- 미국 국방부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들에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를 지출해야
-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소위 '트럼프 청구서'가 날아온 것이다.
한국은 지난해 GDP의 2.8% 수준인 약 66조원을 국방비로 지출했다. - 새 기준대로라면 국방비는 1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미국 전술핵을 탑재한 미국 잠수함의 한·미·일 공동운용 등을 조건으로 내건다면
- 손해 볼 것도 없다는 셈법도 제기된다.
미국 국방부는 19일 션 파넬 대변인 명의로 된 성명에서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오늘(18일 상원 청문회)과 -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에서 밝힌 것과 같이 우리의 유럽 동맹들이 우리 동맹, 특히 아시아 동맹을 위한
- 글로벌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며 "그것은 GDP의 5%를 국방분야에 지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파넬 대변인은 "중국의 대규모 군비 확장,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개발을 고려하면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이 - 유럽과 같은 수준과 속도로 국방비를 늘리는 것은 상식적인 조치"라며 "동맹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 미국 국민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더 균형 있고 공정한 동맹 분담'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들에 GDP의 5% 수준 국방비 지출을 새로운 가이드라인으로 - 요구하고 있고, 이를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에도 동일하게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한국은 GDP의 2.32%인 61조2469억원의 올해 국방예산을 책정했다. - 이를 미국 측 요구대로 GDP 5% 수준까지 올릴 경우 132조원에 육박하는 액수가 된다.
외교·안보계에서는 한국의 국방지출을 단기간 내 100조원대로 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헤그세스 장관 역시 전날 의회 청문회에서 유럽의 GDP 5% 국방지출에 대해 '국방비 및 국방 관련 투자'를 포괄하는 수치라고 했다.
하지만 폭을 국방 관련 투자로까지 확대하더라도 한국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가진 중견국이 국방 및 관련 지출을 - GDP 5% 수준까지 올리는 일은 여타 분야 예산의 큰 삭감의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합의조차도
- 도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의 부담액인 방위비 분담금(올해 1조4028억원)의 대폭 증액을 -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으로서는 더 큰 틀에서의 '비용분담'을 요구받게 될 전망이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단기적으로 국방비를 급격히 늘리는 것은 우리나라의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고려, 국방비를 점차 증액해 유럽처럼 2030년까지 GDP 대비 3%로 인상하는 정도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일단 'GDP의 5%'는 미국의 요구이자 희망사항이며 당장 그것을 관철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의 차분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나토의 경우에도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은 2032년까지 직접 군사비로 GDP의 3.5%를 지출하고, - 나머지 광범위한 안보 관련 분야에 1.5%를 추가 지출해 총 5% 목표를 충족하는 방식을 거론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나토 회원국이 'GDP 5%의 국방비' 기준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최근 GDP의 국방비 비중을 2027년까지 2.5%로 높이고 - 2029년부터인 다음 의회 임기에서는 3%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 기준 GDP 대비 약 2% 수준인 국방비를 3.5%로 증액하고, - 대비 태세를 뒷받침할 관련 인프라에 1.5%를 추가 지출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최근 뤼터 총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GDP의 5% 수준 국방비 지출 목표가 - "불합리"하며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312 AP/뉴시스. ⓒ뉴시스
-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따라 일정한 국방지출 증액과 미국산 무기 수입 확대가 불가피할 경우
- 전술핵 재배치, 잠수함 공동운영 등 국방 관련 기술 확보가 한국 정부의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안보전문가인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과거 뉴데일리에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요구는) - 너무 포괄적일 뿐만 아니라 우리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질 우려가 있다. 우리의 필요에 따라 한반도에 미국 전략자산을
- 전개한다면 우리가 다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 비용은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아니라 확장 억제에 관한 협정을 새로 만드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전술핵 탑재 잠수함을 한·미·일이 공유한다면 - 방위비 분담금을 5~6배 올려줄 수 있다'는 식으로 한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동맹 경시론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밝혀온 한국의 핵전력 강화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은 사실상 '동맹 방기(放棄)'를 -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역제안은 '동맹 방기'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예산 제약으로 현대화를 포기한 일부 전술핵 무기를 방위비 분담금의 틀 안에서 현대화한 뒤 - 한국 방어를 위해 쓸 수 있다면 한·미 모두에 '윈윈'이 될 수 있다.
미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전략 및 전술핵무기 목적으로 B61 폭탄을 제작했지만, - 예산 제약으로 100억달러를 들여 480여기만 정밀타격이 가능하도록 현대화했다.
이와 관련,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뉴데일리에 "미국의 전술핵 현대화사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 그런데 전술핵 일부는 비용 문제로 현대화하지 않고 폐기한다. 그 폐기하는 전술핵 일부를 방위비 분담금 형식으로
- 현대화하고 한국만을 위한 핵무기로 보유할 수 있다면 한국에는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만약 주한미군의 존재가 대한민국 안보에 필수 불가결하다면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를 전액 부담할 수 있다는 - 발상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의달 서울시립대 교수는 저서 '신의 개입: 도널드 트럼프 깊이 읽기'에서 "미국을 상대로 매년 30조~60조원의 - 무역흑자를 내고 있으면서 1억~2억달러의 분담금 증액을 망설이다가 더 큰 것을 놓치는 소탐대실의 잘못을 범할 수 있다"며
- "매년 수조원의 선심성 예산을 쓰면서 방위비 분담금은 1000억원이라도 아껴야만 애국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도
- 되짚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우리나라 유력 정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국민 1인당 25만원씩 민생회복지원금에 - 들어가는 비용은 13조원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10년 치가 넘는다"며
-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한국 정부가 뿌린 코로나 1차 재난지원금은 14조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는 극도로 인색한 한국 정치인과 정부가 자국민에게는 이처럼 돈을 펑펑 쓰는 행태를 - 미국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재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