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 법학자들 "대법관 증원땐 외려 재판 지연 … '법의 지배' 무너진다"




 
  • 박서아 기자
  • 뉴데일리  2025-06-14




리 코앞 일단 정지"여당 손대려는 대법원, 법치 최후 보루 "
"업무 과중? 급격 증원 땐 재판 더 늦어져"
"사법 역량 대법원 쏠려 … 1·2심 더 시급"
"여당서만 16명 증원, 최고법원 위상 흔들"






 
  • ▲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지난 5월 1일 오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지난 5월 1일 오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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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정원을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일시 정지됐다.
  •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시간이 대법원 최후의
  • 균형을 지켜낼 마지막 방어선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법관 증원은 '상고심 심리 충실화'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법조계에서는 단순 증원만으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어렵고
  • 오히려 재판 지연, 최고법원으로서의 위상 훼손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특히 여당 주도로 급격히 추진되는 과정에서 대법관 구성이 특정 정파에 쏠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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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이견으로 지난 12일 본회의 일정이 연기된 가운데 법조계는 "지금이야말로 신중하게 재검토할 마지막 기회"라며 정치적 중립성과 사법부 독립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 ▲ 지난 5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박범계 위원장이 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5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박범계 위원장이 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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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법관 업무 과중, 증원만이 답 아냐 … 오히려 재판 지연 우려"

    대선 직후인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대법관 정원을 3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 법 공포 후 1년 차부터 매년 4명씩 4년에 걸쳐 총 16명을 단계적으로 증원하는 방식이다.

    대법관 업무가 과중해 상고심 심리가 충실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개정안 의결의 주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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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4만 건 안팎의 상고 사건이 접수되고 대법관 1인당 약 3600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어 사실상 모든 사건을
  • 충 분히 심리하기 어렵다.
  • 이 때문에 상고 사건의 70% 이상이 별도의 심리 없이 기각되는 '심리불속행'으로 종결돼 당사자들은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단순 증원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특히 전원합의체 운영 방안 없이 대법관 수만 늘릴 경우 오히려 재판 지연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논의되는 개정안대로 대법관이 급격히 증원되면 전원합의체 회의 자체가
  • 사실상 불가능해져 재판 지연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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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면서 "증원이 필요하다면 한 정부당 4명 정도씩 점진적으로 늘려가되 전원합의체 운영 방안부터 함께 논의하는 것이
  •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신임 대법관 임명 절차 자체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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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실제 인사청문회나 대통령 임명 절차가 정치적 사정으로 지연되는 경우가 반복됐다"며
  • "대법관 수가 늘어나면 잦은 청문회와 임명 지연 등으로 인한 혼란과 재판 공백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5월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위해 입정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5월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위해 입정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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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 역량 대법원 집중, 적절치 않아 … 하급심 강화 먼저"

    대법관 정원을 늘릴 경우 사법 역량이 대법원에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현재 기준으로 대법관 1명이 증원되면 전속 재판연구관 2명, 비서관 1명, 실무관 3명, 비서 1명 등 최소 7명의 인력이
  • 함께 증원된다. 대법관 수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사법 자원이 대법원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 12일 참여정부 시절 사법개혁 실무를 이끌었던 김선수(64·사법연수원 17기) 전 대법관도 법률신문에 기고문을 올려
  • "대법원에 장관급인 대법관을 지나치게 많이 배치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바람직하고 효율적인
  • 인력 활용 방안인가 하는 점에서도 의문"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법조계 일선에서 의뢰인을 대면하는 변호사들도 분쟁을 재판으로 해결해야 하는 국민 입장에선 1심에서 재판 결과에
  • 승복하고 분쟁을 종결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는 데 공감한다. 재판에 드는 사회적 비용과 사법 자원 효율 측면에서도
  • 동일한 평가가 나온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하급심 법관 증원과 심리 충실화가 사법개혁의 선결 과제로 꼽힌다고 보고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헌 법무법인 홍익 변호사는 "그동안 하급심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루어져 왔음에도
  • 여전히 하급심 판사 인력이 부족해 문제가 되고 있다"며
  • "대법관 수를 늘리는 것보다 먼저 1심·2심 법관을 충실히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관 증원은 국가 백년대계에 관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 속에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 "이를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임기 내에 현 정원의 두 배까지 무리하게 늘리려는 접근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 ▲ 지난 5월 19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방탄유리가 설치된 연단 위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지난 5월 19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방탄유리가 설치된 연단 위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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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주도 대법관 증원, 사법 신뢰 크게 해칠 위험"

    평범한 국민이 법정 문턱을 넘는 일은 흔치 않다.
  • 그런데도 누군가가 1심과 2심을 거쳐 끝내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갔다면 그 재판은 인생의 중대한 고비이자
  • 삶 전체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일대사라 할 수 있다.

    '법의 지배(rule of law)'는 법이 모든 권력과 개인 위에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 법 앞의 평등, 권력 분립, 적법 절차 준수 등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핵심 가치가 여기에 담긴다.
  • 법은 공정한 규범으로서 기능해야 하고 권력 행사 역시 반드시 법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

    국민이 '법의 지배'를 체감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법원이 최종적 정의의 보루로서 신뢰받는 기관이어야 한다.
  • 대법원의 위상은 국가 공동체가 인정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국민의 법 감정과 직결된다.

    그동안 대법관 증원 방안이 여러 차례 추진됐으나 번번이 난항을 겪은 것도 이러한 맥락 때문이다.
  • 대법관 수가 늘어나면 최고법원으로서의 대법원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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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히 이번 증원 과정에서는 대법관 임명 시기와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정당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 최후의 정의를 기대하던 국민이 대법원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면 사회는 결국 범죄나 좌절로 내몰릴 위험이 커진다.

    차 교수는 "대법관 16명 전체를 이재명 대통령이 모두 임명하겠다는 것은 퇴임 후 형사재판 절차를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 오해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일각에서 이러한 정책 추진을 '국민의 뜻'으로 포장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시기별 특정 여론에 의해 민주주의가
  • 왜곡될 수 있다"며 "나치 독일 사례에서도 보듯 '국민의 뜻'이라는 명분 아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상황이
  •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사법부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 한다"며
  •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반드시 함께 실현돼야 하며 어느 한쪽이 우위에 서는 구조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박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