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 돌잔치 하는데 0.001초도 망설이지 않고 연필 집어 올려서 다들 공부 잘 하려나 보다 했다던데? 말문이 터짐과 동시에 동화책을 술술 읽고 지적호기심이 노무노무 왕성해서 어른들에게 늘 이런 저런 거 물어 보고 어렸을 때 노무노무 가난해서 그당시 한달 1만원도 안 했을 학습지 받아 볼 형편이 안됐는데 자발적으로 잘 살던 찬구가 풀고 버린 학습지 주워다가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고 풀어봤을 정도로 공부하기 책보기를 좋아했고 가종형편 때문에 못 다닐 뻔한 유치원 어렵게 들어가서 크이스마스 이브날 산타할아버지한테 무슨 선물 받고 싶냐고 조사할 때 다른 친구들은 다들 로보트 자동차 같은 장난감이나 인형 같은 거 받고 싶다 할 때 나 혼자만 연필 받고 싶다고 했고 국민학교 시절에는 진짜 선생님들 사이에서 나같은 아들 하나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들 했고 친구들 부모님은 다들 나랑 친구하기 바라고 전교생이 내 친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교우관계도 원만했고 운동도 잘 했고 하다못해 싸움도 잘 했는데 그러다 보니 집안에서 다들 소위 설법 가서 판검사 할거라 기대하고 예상했나 본데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인생 최대 악연 만나 중고교시절 6년을 매일 ㅈㅅ고민 하며 보내다 보니 대학도 못가고 고시도 못하고 심지어 공시도 못하고 있노 50살 가까이 먹도록 취업도 못하고 결혼도 못하고 있다 보니 이제 집안에서 정신병자 투명인간 취급 당하고 약 20년 전 인간관계는 자의 반 타의 반 모두 단절됐고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노 내가 진짜 대단히 잘난 인생은 못 살았을지 몰라도 평범한 인생도 못 살 놈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 나이 먹도록 취업도 못하고 결혼도 못한 채 개막장 인생을 살고 있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