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가 한국축구를 처음보고 놀랐던 점은 너무 구식전술만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98년 프랑스 월드컵때부터 나타난 문제점이었다. 히딩크는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었다. 당시 네덜란드는 최전방 공격수부터 최후방 수비라인까지 공수간격을 자로 잰것처럼 촘촘하게 라인유지를 잘하기로 유명했다. 그런데 한국대표팀을 보니 여전히 구식 스위퍼(Sweeper) 전술을 사용하며 공수간격 유지가 안되고 있었고 조직적인 압박도 없었다. 이를 본 히딩크 감독은 "한국은 여전히 구식전술을 사용한다. 조직적인 압박이 없고 공간을 쉽게 내주는 한국을 상대로 10골도 넣을 수 있다"고 승리를 장담하였다. 결과는 0-5 대패를 당했다. 

첫번째로 한국대표팀의 문제점은 라인단위의 조직적인 수비와 압박을 하지 않고 점단위로 거친 몸싸움과 태클을 하는 구식전술만 구사한 것이다. 점단위로 수비를 하게되면 정교한 오프사이드 트랩을 쓰기도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한테 탈탈 털리는 것이다. 98년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한국수비진은 베르캄프한테 농락당했다.  

이때문에 히딩크는 라인단위의 조직적인 수비와 압박을 가르치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초기에는 한국선수들이 라인단위 수비에 익숙하지 못해서 체코와 프랑스에 연속으로 0-5로 대패를 당했지만, 이후에 익숙해지면서 수비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한국언론들과 축구인들은 대표팀이 처음 구사하는 라인단위 수비를 '일자수비'라고 부르면서 신기해했다.  

두번째로 한국 축구인들은 멀티플레이어 개념을 알지 못했다. 축구는 유기적인 움직임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가 한 포메이션에만 얽매여서는 안되고 링커(Linker)와 스위칭(Switching) 역할을 잘해야 한다. 공격수가 볼을 받으러 내려오면(링커역할) 공격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전진하고 스트라이커가 윙으로 빠지면 윙어들이 재빨리 중앙으로 침투하여(스위칭 역할)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를 수 있어야 한다. 히딩크호에서는 박지성, 유상철이 멀티플레이어로서 활약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 축구인들은 히딩크 감독의 멀티플레이어 전술을 이해하지 못했다. "월드컵까지 기간이 얼마 안남았기에 포지션 별로 전문성을 강화하여 반복훈련에 매진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한국 축구인들이 얼마나 구식전술에만 얽매여 있었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이동국이 2002년 월드컵 대표팀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유도 느리고 둔해서 링커와 스위칭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축구에서 느리고 둔한 선수는 쥐약이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 이후 한국축구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김대중 정부와 정몽준은 2002월드컵 성과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에만 바빴고 차후 한국축구 발전과 비전에는 무관심했다. 2002년 4강신화 영웅놀이에만 빠졌다. 한국인 민족성이 일본처럼 치밀하지 못하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그냥 냄비근성만 가득하다.

이후 한국축구가 쇠퇴하자, 한국 축구인들은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감독에게 문제가 있다고 감독만 교체했다. 감독을 바꿔도 현대축구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저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한국 축구인들은 히딩크의 현대축구 전술을 제대로 분석해서 현대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 국내지도자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보다 히딩크를 '로또'로 생각하고 요행만 바랬던 것이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축구인들 수준이 이렇게 낮다. 

지금 K리그도 마찬가지이다. 국내감독들이 여전히 구식 피지컬 축구에만 머물러 있어서 현대축구를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 감독들의 수준이 높아져야 K리그가 발전하고 지속적인 수준향상이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