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고게에 한 광신도가 돼지도 않는 성경의 일부분을 가지고 와서 현대의 영 엉뚱한
현상들과 연결시키면서 하나님의 뜻이라는둥, 무슨 무슨 멸망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는 둥
개소리를 해대는 통에 몇 가지 인지심리학적인 맥락에서 몇 마디 해볼까 한다.
확증편향이라는 인지심리학적인 용어가 있는데, 이게 뭐냐면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어하는 것만 본다는 개념이다. 아무리 객관적인 사실을 제시하더라도 아무리
눈앞에 진실을 보여주어도 자기 머릿속에 든 생각이 맞다고 우기는 거다.
예를 들자면 1+1=2다라고 아무리 설명해주어도 자기 머릿속에 그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거지.
그리고 인지심리학에서 말하는 슈퍼센스라는 게 있는데 이게 뭐냐면 인간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경향도 있는데 초자연적인 현상을 과학적인 인과관계 없이도 자기나름대로
해석하고 그것을 믿어버린다는 것이다.
확증편향의 사례 중에 한 가지 재밌는 예가 있다.
기공을 사용해 다른 사람에 몸에 손이 닿지 않고 손바람 만으로 사람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사람이 있었다. 손을 휘두르면 제자들이 추풍낙엽처럼 휙휙 쓰러지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물론 그건 자기들끼리 각본을 짜고 그렇게 연출한 거다. 근데 재밌는 건
이걸 보는 사람들은 당연히 개뻥이라고 생각하고 믿지 않았는데, 그 동영상의 주인공이 실제로
가라케와 기타 다른 무술에 통달한 한 사람을 지목해서 많은 대중이 보는 앞에서 기공을
펼쳐보이겠다고 호언장담했지. 자기가 쓰러지면 거금의 상금도 주겠다고 했다. 근데 시합이
시작되자마자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짜잔, 그야 물론 기공으로 허세부리던 인간이 존나
손을 휘두르는 시늉도 하기 전에 존나 얻어터지고 대짜로 한 장의 고무찰흙처럼 나자빠졌지.
그런데 왜 그 사람은 거기에 나왔던 걸까? 뻔히 자기가 얻어터지고 나자빠질 상황인데 말야.
정답은 그 사람이 존나 사기치고 다니고 자기 스스로도 자기를 존나 설득하다 보니까 거기에
설득 된 거다. 확증편향의 극단적인 예이지.
자 그렇다면 여기서 이 시합을 보고 동영상을 감상한 기공 찬양자들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 기공을 하는 사람이 개구라라는 걸 알고 기공의 존재에
대해서 의심해보는 등 생각을 바꿀 만한 계기가 되었겠지. 그런데 결과는 그게 아니었어.
어떻게 되었냐면 기존의 기공 찬양자들은 그 얻어터진 기공자가 몸이 안 좋았다거나 상대방이
기공을 반사시켜 사람을 쓰러뜨린 거라고 생각했다는 거지.
그러니까 사람은 자기가 믿고 싶은대로 믿는 경향이 강하며, 특히 특정 종교에 미친
사람이라면 그런 확증편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거다.
즉 저런 확증편향에 빠진 사람에겐 아무리 객관적인 사실을 제시하고 의심스러운 점을
얘기해줘도 소용이 없다는 거다.
근데 넌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냐고? 나 또한 한 동안 교회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 교회
나간 계기도 내가 원해서가 아닌 지인의 강권으로 나갔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뭐 나도 내
길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잘못이 있었으니까 할 말은 없는데 한번씩 돼먹지도 못한 개소리를
해대며 전도질하는 사람을 보면 이렇게 개거품을 물게 되더라고.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기자신에게 좋다면 종교 가지는 것 나쁘지 않아. 하지만 웬 돼지도
않는 개소리를 현대 현상과 연결시키고 자기자신은 사이비가 아니라고 하면서 사이비처럼
떠들어대는 작태를 보면 교회에 나가볼까 했던 사람도 거부감을 가지고 맘 돌리기 쉽다고
본다.
결론 : 극단적 확증편향을 조심하자.
오늘의 말씀
또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소자 중 하나를 실족케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을 그 목에
달리우고 바다에 던지움이 나으리라
마가복음 9: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