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보니 대기업과 교사가 버는 돈이 큰 차이 안난다거나

심져 교사가 평생소득이 더 많다는 말까지 있는데

한번 (객관적일 것이라 노력하는)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공대를 나와 IT대기업 13년째 다니고 있고 (당연히 주변에 삼성, LG, SKT 등 득실득실)

와이프가 14년째 초등교사이고 누나 둘도 교사이고 뭔가 교사집안? 느낌이라 가능하다 봅니다

물론 당연히 대기업이라도 계열사, 직군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교사의 상황도 근무처, 직군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으므로 일반적인 얘기로 인식해주세요


1. 연봉

교사*2 = 대기업 으로 보면 됩니다 (하위권 대기업은 2가 안될 수 있음)

초봉은 1.5배 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10년차 과장급 정도되면 격차가 2배 정도로 벌어집니다

일부 인센 펑펑 나오는 회사에 있으면 3배 차이납니다


예를 들어 교사는 10년 다니면 세전 4천 정도가 되지만 10년된 대기업 과장은 7천 이상을 받곤 합니다

교사의 정점인 교장(최소 20년에서 보통 30년 걸림. 경쟁률 대기업 임원보다 약간 쉬움)과

대기업 부장(보통 20년 정도 걸림. 경쟁률는 교장보다 3~4배쯤 쉬움)을 비교하면

교장 연봉이 세전 6~7천 수준인데 대기업 부장은 2배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부장된 후 오래 버티거나 임원급까지 올라가거나 하면 훨씬 더 큰 차이가 나며

(일반적이진 않지만 IT업계에는 흔한) 스톡옵션, 지분 등도 고려하면 소득 기대값은 더 벌어집니다


즉 연봉으로는 어떻게 비교해도 대기업/공무원은 비교가 안됩니다

그냥 2배 또는 그 이상 차이난다고 보면 됩니다


그나마 교사가 오래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한데 요즘은 교사도 정년까지 힘들고

대기업은 대략 40대 초반까지만 다니면 교사의 평생수입을 이미 넘어서므로

젊었을 때 바짝벌어 집이라도 사두면 두 사람의 최종 재산 차이는 어마어마하죠


다만 교사가 하나 가지고 있는 장점이 연금인데

기본적으로 내는 연금보험료가 교사가 1.5배 이상이고

더내고 덜받는 개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이제 큰 메리트가 없습니다


즉 이미 퇴직하신 분들, 특히 부부교사들은 상대적으로 덜 내고도 합쳐서 월 500정도 받고 있지만

이제 시작하는 분들은 그냥 국민연금이 기대가 안되듯 교사연금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2. 근무시간

당연히 대기업이 깁니다

근데 보통 사람들이 대기업 말할 때는 무슨 전략팀 기준도 아니고 (제가 전략팀 ㅠ.ㅠ)

맨날 새벽 1시에 퇴근한다고 말하지만, 절대 그정도는 아닙니다

아마 전체평균 내면 9시 출근 8시 반 퇴근 가끔 주말근무로 봐야 할 거에요


그리고 교사가 맨날 4시 반 퇴근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텐데

교사는 대략 8시 반 출근 6시 퇴근 정도로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학기초/학기말/시험기간 전후/성적처리/진학지도 등 야근이나 재택근무가 필요한 것까지 감안)

교사는 야근문화가 없고 학교 자체가 저녁에는 무섭기 때문에 집에 가서 재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계산해보면 대기업은 하루 10.5시간(점심시간 제외), 매월 250시간(22일+주말1일)쯤 되고

교사는 하루 9.5시간(점심시간 포함), 매월 210시간쯤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저같이 전략/리서치 부서에 있으면 진짜 주당 80~100시간 일해요 ㅠ.ㅠ)


생각보다 차이가 별로 안난다고 생각하실텐데,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교사가 출근이 빠름 (보통 퇴근시간을 봐서 교사가 짧다고 생각하지만 출근도 고려해야죠)

- 교사는 점심시간이 업무시간에 포함됨 (회사원은 점심때는 쉬지만 교사는 점심시간도 일함)

   즉 퇴근시간이 2시간 차이나도 실제 근무시간은 1시간 밖에 차이나지 않음 < 물론 이건 교사의 장점

- 회사는 집과 직장간의 거리가 먼 경우가 많음. 하지만 교사는 대체로 집 주변으로 발령남

   즉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출퇴근 거리가 짧아서 빨리 퇴근한 것처럼 인식됨 < 교사의 큰 장점이라 봄


주당 시간을 바탕으로 연간 시간을 계산다면 대기업은 1년에 3천시간 정도(250*12)이고

교사는 방학 1개월 빼고 반방학?(연수 봄방학) 1개월 정도 절반 잡으면 2300시간 정도입니다

(요즘 방학 다 챙겨먹는 교사가 별로 없다고 볼 때 연수, 일직 등 빼고 편하게 쉬는 기간 2주 잡았습니다)

뭐 3000과 2300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차이인데 이건 그냥 각자 판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회사원이 교사와 비교해 딱 하나 좋은 점을 들자면 휴가내기 좋다는 것입니다

저도 1년에 휴가 하루도 못쓴 해도 있고 비슷한 사람들 많을텐데 회사원이 뭐가 휴가가 좋냐?

하겠지만 어쨌든 회사원들은 1년 중 며칠이라도 유급휴가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교사는 방학 이외에는 휴가를 거의 내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애를 봐야 하고 휴가를 내려면 기간제교사를 구하거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업무강도 및 스트레스

업무강도는 비교하기 애매한데, 일단 급하게 뭘 하거나 쪼이거나 하는건 대기업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기업은 일을 하다가도 커피를 마신다거나 잡담을 떨 수 있습니다


반면 교사는 일이 힘든건 많지 않지만 이상하게 시간은 없습니다

일단 수업중에는 당연히 쉴 수 없고 쉬는 시간에는 애들 관리해야 되고

수업이후에는 공문이나 잡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데 갯수가 많고 끊임없이 신경써야 하고 시간을 잡아먹는 일들이죠


또 대기업에서는 누군가 당연히 해주는 청소나 미화활동, 이사같은 것도 학교는 교사들이 합니다

(요즘은 애들이 청소할 줄을 몰라서 동원된 엄마들 교사들이 하죠)

애들 데리고 다니는 활동이나 대회 같은 것도 교사들이 나눠서 가외로 하게 됩니다

(학교가 작으면 교사의 숫자가 적어지니 이게 큰 부담이 되곤 합니다)


즉 업무강도가 누가 높냐? 하면 대기업이 높다고 할 수밖에 없는데

전반적인 시간투입과 피로도는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2번에 있는 근무시간 길이까지 감안하면 당연히 대기업이 높고)



스트레스 측면은 교사가 훨씬 높다고 봅니다

요즘 교사는 감정노동자로 분류되어야 합니다


극단적인 사례지만, 와이프 학교 3학년에는 애가 스마트와치를 항상 가지고 다니고

엄마가 여기 연결되어 애와 시각/청각을 공유합니다

학기초에 한번 애를 혼냈더니 바로 와치에서 엄마가 튀어나와

너(교사에게) 지금 뭐하냐? 우리애 건들면 죽인다 해서 애가 언터처블이 되었습니다


즉 요즘 교사는 학교에서 철저한 을이며 무릎꿇거나 맞는 사건은 종종 발생합니다

문제 터지면 무조건 교사가 책임지는 관습과 알려지면 망신이라는 인식 때문에

외부로 나가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도 학생을 때리거나 촌지를 받는 교사도 있습니다만 이제 정말 일부고

백화점 매장에도 가끔 손님을 막대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직원도 있는거랑 비슷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백화점 직원이 다수가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을이라 봐야겠죠

교사도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도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4. 고용안정성 (댓글에 의한 추가)

당연히 교사 쪽이 훨씬 높습니다. 요즘 정년 채우기 힘들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50대 중반 정도까지는 본인이 의지만 있으면 다니기 어렵지 않은데

대기업은 아무래도 40대 후반 넘으려면 남다른 능력이나 운이 필요하겠죠

물론 생산직이나 아직 연공서열 느낌이 남아서 좀 더 오래 다니는 곳들도 있겠지만

제가 속한 IT계열은 아직 그 나이대 자체가 별로 없고 40세 넘어가서 승진 잘 못한 사람은

주기적으로 걸러지고 그런 분위기입니다.. 저도 무척 부담되요 ㅠ.ㅠ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교사가 갖는 최대의 장점이라 봅니다



첨에 가볍게 쓰려 했지만 왠지 긴 글이 되었는데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교사가 무슨 칼퇴근하고 방학때 펑펑놀면 대기업급 월급, 연금받는 직업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매일 애들 상대하면서 학부모들에게 머리 숙여야하고 적성이 맞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의 절반정도의 보수를 받는데 손가락질은 한몸에 받는 직업입니다

요즘 무슨 일만 나면 학교탓, 교사탓, 인성교육탓을 하는데

이건 그냥 교사가 사회적 약자가 되어서 때리기 좋은 대상이 되었기 때문일까?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오늘도 애들 때문에, 학부모들 때문에 한숨쉬고 계실 교사분들이 더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보수가 오르건, 스트레스가 줄어들건, 사회적 인식이 좋아지건 뭐라도 개선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