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억수로 내리고 분위기도 음습하고 해서 한번 기억나는 대로 써본다


그당시 집엔 나하고 엄마만 살았고 아빠는 사업 때문에 지방

누나는 학교때문에 서울에 가 있었음



내가 21살때 부산서면 노래주점 알바를 했었어

밤9시부터 새벽 3시반까지,

불금 손님 다받고 토요일 새벽에 퇴근해서 집에 오니깐 4시더라


발만씻고 바로 누워서 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 아줌마들하고 술먹으러 갔다는 엄마가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어


무시하고 그냥 자는데

거실에서 엄마가 통화로 누구랑 막 역정내면서 싸우더라

잠결에 들은거라 명확하게 들리진 않았지만

"니가 뭔데 그따구로 얘기하냐"

"그냥 좀 꺼져라"

이런 말을 하면서 내방에서도 투닥대는게 느껴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잠잠해 지고

곧 엄마가 내방으로 들어와서 침대 머리맡에 앉아서

섬뜩한 이야기를 해주는데


"방금 집에와서 물한잔 마시고 씻으려는데 네 방에서 검은옷 입은 사람이 나오더라 엄마는 당연히 너인줄 알고 '아들 퇴근했어?'

물으면서 돌아보니깐 난생 처음보는 인간이 나를 보고있더라고"


나는 곧장 무서워져서

"무슨 쓸데 없는 소리야" 라고 이야기를 끊으려고 했지만


"이게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구나, 딱 촉이왔어 그렇게 몇초를

서로 노려보다가 그놈이 갑자기 " 그따구로 살지마!!!!!"

하면서 소리를 지르더라. 

당황스럽기보단 어이가 없어서  그냥 욕하면서 싸웠거든,  근데 그놈은 끝까지 "그따구로 살거면 그냥 뒈져라"

이렇게 화를내다가 문으로 스윽 나갔어"


내가 잠결에 들은 소리가 통화내용이 아니라 엄마의 발작이었다는게 너무 무섭더라


알았다고 이제 그만 나가서 씻고 자라고 엄마를 보내고

나도 그냥 피곤에 빠져 잠이들긴 했지만


아직도 가끔 생각나는 미스테리한 일이다.



그때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사실 그 귀신은 아빠가 쌔빠지게 번돈으로 맘충끼리 새벽모임하던 우리 엄마한테 3.1한 해주러 온 노무현 귀신이 아닐까 한다


모두실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