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 마약 -
울먹이는 넌 어느 택시에 오르며 선언하겠지
조금 후면은 첫 키스하던 밤처럼 새로운 시작이다
항상 만나던 공원 그 벤치에서 기다린다며
잠들지 못한 나를 구원한다 믿겠지
사실은 항상 궁금했어 난 그럴 땐 뭘 원하는 건지
자 내 얘길 들어봐 줘 너의 그 오해 - 윤하 ' 크림소스 파스타 中 ' -
긴 잠에서 일어나고, 동생들과 PD님 매니저 오빠를 아주 오랜만에 본 뒤 2일이 지나갔다.
난 정말로 꽃이 보이지 않았고, 실내에서 비가 내리는 일도 없어졌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PD님은 병원으로 나를 한 번 보러 온 적이 있다.
그때 PD님과 했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2017년 1월 3일-
JYP : 나연아
나연 : 네?
JYP : 오해하지 말고 들어 줘
JYP : 정말 네가 마약을 한 게 맞아..? 누가 악의적으로..
그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하지만, 인정하자
그때부터는 인정을 하기 시작했다.
나연 : 했으니까.. 여기 이렇게 있겠죠?
JYP : 그렇구나.. 알았다. 나연아
나연 : 근데, PD님
나연은 모든 걸 포기한 사람처럼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나연 : PD님이 믿으실진 모르겠는데요
나연 : 제가 한 건 맞는데요, 제가 원해서 한 건 아니었어요.
나연 : 아무도 믿어주지 않겠지만..
나연 : 그건, 조금. 아주 조금 억울해요
나연 : 그래도 아무도 안 믿어주겠죠?
JYP : 혹시 모르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 2017년 2월 3일 나연의 일기 -
내가 이걸 다시 쓴다는 건, 지금 살아있다는 거야
그리고 점점 나는 괜찮아지는 것 같아
오늘은 내가 나한테 편지를 쓰려고 해
언젠간 누가 읽어주든 아니던 상관 없어
음... 시작은..
지효야! 넌 몇 달 만에 보니까 더 이뻐졌더라. 나 솔직히 너 얼굴 잊을뻔했어
아무리 연락 못 하게 하셨다고 해도, 정말 한 번도 안 하냐..
이젠 연습생 때처럼 배 꼬집고 못 놀리겠더라, 하도 날씬해져서
지효야, 내가 가장 아끼는 동생 중에 한 명인거 알지?
넌 나중에 어디 가서 뭐라도 먹으면서 말할게. 사랑한다
유정연! 너는 나 좀 그만 괴롭혀..! 라고 말하지만
그동안 네 잔소리가 얼마나 그리웠고, 듣고 싶었는지 몰라
머리 많이 길어졌더라고, 이제 짧은 머리 시절이 생각도 안 나더라
너는 괜찮으니까, 나한테 잔소리도 해주고 그래
다른 동생도 아니고, 너는 괜찮아. 고맙고, 사랑해 정연아
미나야! 너는 참 얼굴이 안 변하더라. 내가 연습생 때 널 보고 놀랐던 얼굴
그 모습 그대로야.
우리 미나 말도 적고, 항상 소극적인 것 같지만, 누구보다 마음 깊은 거 나도 잘 알아
앞으로 우리 더 잘 지내보자. 미나야 사랑해
우리 모구리 모모~ 모모는 나 안 보고 싶어? 난 아직도 아침에 일어나기 싫다면서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자는 네 모습이 아침마다 생각나는데..
웃을줄 밖에 모르고, 단 한 번도 모모가 화내는 걸 본 적이 없네
새벽에 밖에 나가자고 해도 웃고, 기분 안 좋아서 투정 부려도 그저 웃기만 하는 모모라서
난 그런 모모가 내 동생이어서, 너무 행복해.
집에 돌아가면 언니가 맛있는 거 사 줄게. 기다리고 있어! 모모야 사랑해
우리 귀여운 사나! 사나 요즘 TV에 자주 나오던데, 너무 이쁘더라
난 가끔 너희 얼굴이 생각 안 날 때마다 브이 앱으로 너희들을 보는 게 그렇게 좋았어
항상 네 얼굴이 나와서, 더 좋았고.
사나야 요즘은 운동해? 모모랑 같이 운동 다닌다고 했잖아
사나는 분명 안 하겠지? 나랑 같이 그냥 놀러 다니자! 사나도 그게 좋지?
항상 사랑해. 사나야
착한 동생 다현아
난 항상 네가 웃는 얼굴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백옥처럼 하얀 피부처럼 마음도 착하고, 언니들한테 투정 한 번 안 했잖아
괜히 다현이만 보면 내가 맏언니인 게 다 부끄러워지고 그래
다현아, 내가 만약 숙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예전보다 더 잘해줄게.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다현아 사랑해
우리 채영이!
채영이 아직도 그림 그려? 갈수록 더 멋있어졌는데 안 본 지 오래 지났네
키는 안 컸지? 그랬으면 좋겠다. 채영이는 작은 게 훨씬 귀엽거든
채영아
예전에 나한테 사후세계 물어봤던 거 기억나?
그때 채영이가 그랬지
할 거 못해보고, 볼 거 못 보고 가면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잖아.
나는 이렇게 생각해
그런 생각보단, 지금 살아가는 인생에서 전부 하고 가면 되는 거 아닐까?
가고 싶은 곳 있으면 언니한테 말해. 같이 가자 우리
사랑해 채영아
우리 쯔위
쯔위야, 난 점점 예전 기억이 잘 생각나지 않아
근데, 딱 하나 생생하게 기억나는 게 있어. 그게 뭔지 알아?
네가 나 병원 갈 때, 내 손 잡아줬던 거
너무 따뜻했거든, 아마 네가 손을 안 잡아줬다면
난 그때, 차에서 뛰어내렸을지도 몰라
따뜻했던 쯔위의 손을 다시 한번 잡아보고 싶다.
쯔위야 사랑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임나연!
너는 진짜 할 말이 많다..
임나연, 넌 좀 기분 나빠도 동생들한테 화풀이하지 말고. 응?
동생들은 다 기분 좋냐?! 네가 언니니까 착한 동생들이 받아주는 거야
그것만 좀 고쳐봐. 알았지?
그리고, 네가 언젠간 인생에서 한 번 고비가 올 거야.
그때가 다시 온다면, 절대, 절대 너를 포기하지 마
포기하는 사람은 행복할 자격이 없어
그냥 너는 내가 좀 더 지켜봐야겠다. 앞으로 잘해보자. 나연아
- 2일 후 -
아침 9시 방문이 열리고, 예전보다 밝은 표정의 의사 선생님이 들어왔다.
의사 : 나연 씨,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
나연 : 좋아요. 날씨도 좋네요
의사 : 그러게요. 날씨 참 좋네요
의사 : 그나저나, 나연 씨. 참 잘됐네요
의사 : 몇 달이 지나도 증상에 변함이 없었는데
나연 : 마음을 새로 잡으니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의사 : 나연 씨는 대단하네요
의사 : 마음을 새로 잡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에요
의사 : 더군다나, 마약은 아무도 도와줄 수 없죠. 혼자 이겨내야 해요
의사 : 나는 중독자가 아니다. 그렇게 반복하며 사람이 망가지죠
의사 : 나연 씨는 인정을 한 겁니다.
의사 : 그런 후에,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죠
나연 : 감사합니다.. 칭찬을 들을 일은 아닌데..
나연 : 근데, 선생님. 딱 하나 아쉬운 게 있어요.
의사 : 뭔가요? 그게?
나연 : 제가 마약을 한 건 맞는데.. 제가 원해서 한 건 아니었어요
나연 : 제가 원해서 했다는 그런 기사가 나올 때마다 잠을 잘 못 잤어요
나연 : 아무도 안 믿겠지만..
의사 : 아뇨. 전 믿을게요. 나연 씨를 믿을게요.
의사 :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의사 : 3일만 더 휴식을 가진 후에, 돌아갑시다.
나연 : 어디..로요??
의사 : 나연 씨가 그토록 원하던, 그토록 불렀던, 동생들이 있던 ' 일상 ' 으로요
나는 숙소로 돌아왔고, 힘든 결정이었지만 다시 동생들과 트와이스로 활동하기로 했다.
물론 비난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인정하고 다시 새로 살아가면 된다는
PD님의 말씀이 내 마음을 돌렸다.
그동안 까먹은 안무를 외우느라 하루종일을 연습실에 살았다.
근데
그 시간이, 동생들이 수고한다고 냉커피를 사 오는 그 시간이
그 ' 일상 ' 이 너무 행복했다.
- 2017년 4월 미국 -
TV를 보던 한 장발의 청년이 손톱을 뜯기 시작했다.
팬 : 왜, 왜 넌 저렇게 멀쩡해?
팬 : 난, 난 2주일 뒤에 빌딩에서 떨어질 거야
팬 : 근데, 왜 난 이렇게 그대로인데. 넌 멀쩡해졌어?
팬 : 넌 왜 다시 TV에서 웃고 있어?
팬 : 싫어, 네가 너무 싫어
팬 : 다시 한번 내가 가장 아끼는 선물을 줄게
그렇게 그 청년은 부모님의 카드에서 돈을 뺀 뒤, 한국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 2017년 5월 팬 사인회 -
나연이 다시 트와이스에 복귀한 후, 첫 팬 사인회가 열렸다.
많이 긴장됐지만, 옆에서 동생들이 긴장을 풀어줬다.
나연 : 안녕하세요~
여자 팬 : 언니.. 진짜 너무 보고 싶었어요..
나연 : 저도요. 진짜 보고 싶었어요
여자 팬 : 언니 앞으로 나쁜 거 하지 말고, 계속 그렇게 살아줘요
나연 : 미안해요, 정말. 이제 나쁜 거 안 할게요
그렇게 사인회는 계속됐다.
나연 : 안녕하세요~
나연 : 머리가 기네요? 멋지시..
팬 : 이게? 이 안 잘라서 푸석하고 긴 머리가 멋지다고요? 거짓말
나연 : 아뇨, 사람마다 다른 거죠. 정말인데..
팬 : 얼굴 하나 안 변하고, 거짓말을 잘하시네요
나연 :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팬 : 그건 됐고, 여기 선물이요
나연 : 이게 뭐예요??
팬 : 향수에요. 지금 열지 마시고, 나중에 숙소에 꼭 가져가셔서 열..
나연은 바로 향수의 뚜껑를 열었다.
오랜만이었다. 이 냄새
기억하지 않으려 해도, 내 몸이 먼저 기억하는 이 냄새였다.
나를 인생의 끝자락으로 몰았던 이 냄새였다.
나연은 당장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 장발의 팬의 손을 잡고 매니저에게 달려갔다.
매니저 : 나연아, 너 벌써 사인 끝났어?
나연 : 오빠, 이 사람이에요
매니저 : 응?
나연 : 제게 마약을 줬던 사람이
그 팬은 곧바로 경찰로 넘겨졌고, 마약 수사에 들어갔다는 뉴스를 봤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이제껏, 난 혼자였다. 라고 생각했지만
돌이켜 보니, 모두가 혼자였다.
사람마다 성격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다.
그래도, 그저 인연이 닿은 사람들에게
서로 잘해주고 그렇게 살다 보면
나중에, 흰 머리가 많아지고, 주름을 가릴 수 없을 때
그때, 인생을 돌이켜보면 후회가 없지 않을까
살면서 당연히 힘들 때가 있을 거다
힘들 때, 그럴 땐 포기하지 말고
내 옆에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웃어주는 동생들을 보자
오늘부터는 잠이 잘 올 것 같다.
- 마약 (完) -
- 사실 3화에 메인 사진으로 정했던 검은색 장미꽃 가운데에 유난히 붉은 장미꽃 하나가 있는 사진은
나연이 결국 마약에 대한 마음의 병이 나아진다는 그런 의미였어
똑같은 일, 똑같은 생활이 반복돼서 지루한 나날이 계속된다고 해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내가 이 팬픽을 썼던 2시간은 이미 지나갔고, 앞으로 오는 2시간은 다른 시간이라고 생각해.
이제, 밝은 분위기의 일상물을 잠시 써보려고 해
언제 시작할지는 모르겠네
읽어준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