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팬픽은 상상에 기반한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사건, 지명, 단체는 실제의 그것과 전혀 무관하고, 만약 일치하더라도 단순한 우연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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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왜 또 왔어?"





시원한 바람을 느끼려. 



그리고... 



당신때문에.




그녀는 하마터면 나올 그 부끄러운 말을 삼킨 채 


자연스럽게 남자의 옆에 앉았다.


괴상한 남자에게 느꼈던


어제의 그 느낌을 그녀는 아직도 잘 이해하진 못하지만


조금은 그녀도 알 것 같았다. 


아니. 


몰라도 상관없었다. 


대답할 말을 못찾던 그녀에게 남자의 입이 다시 열렸다.




"이쁘게하고 나왔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머리를 곱게 빗어 찰랑거리는 머릿결도 


화장은 좀 많이 한듯했으나 과하지 않았고


그녀의 장점을 잘 살려 눈은 더 크게 보이려 했고  


복숭아 빛 나는 립스틱을 바른 입술은  


부드럽고 촉촉이 젖어 있었다. 


그 입술에 긴장이 서려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듯이 흘렀다.




"어제부터 낯간지러운 소리 잘 하시네요."


"그게 내 장점이야.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거."




농담같은 말이었지만 그녀의 기분이 왠지 날아갈거 같았다.


희미하게 웃으며 그녀가 말했다.



"개소리 참 잘 하시는거 같아요."




말을 마친 그녀가 잠시 후 


'헉' 소리를 뱉으며 깜짝 놀라서 굳어버렸다.


그건 너무 예상치도 못한 말에 멍때리는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아 뭐라고 한거야... 나 이상한 앤 줄 알면 어쩌지?



그런 생각이 들자 그녀는 빨갛게 달아오른 양 볼을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개소리?"


"아...니요. 죄송해요... 칭찬하려고 한건데..."


"참 인상깊은 칭찬이었어."


"죄송해요오오오..."




왜 그런 말이 나온걸까... 


그녀는 왠지 울고 싶어졌다. 


 


 

"하하... 넌 참 재밌어.


조만간이지만... 지금이 천국같네."


 



무슨 말인가 싶어 조금 촉촉해진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환한 표정의 그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한다.


 


 


"네가 있으면 이 잔잔한 바람이 천국의 바람같단 말야.


너도 그렇게 느끼길 빌겠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그는 크게 웃었다. 


기분 좋다는 듯이. 



이해 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그가 웃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문득 얼마전 그녀에게 사랑에 대해 말하던 멤버의 목소리가 생각났다.



'사랑은 종소리야. 운명을 만나는 순간 심장에 종소리가 들린다고!'



서로 자기가 먼저 연애를 할거라며 자존심을 세우던 그 멤버 생각에


그녀는 그 남자 몰래 작게 웃으며 생각했다.



틀렸어. 


사랑은 종소리가 아니라 개소리야.




그녀의 첫 사랑은 이 남자의 개소리로 다가왔다. 


사랑은 병신같은 거라던 그 개소리. 


너무 아픈건 사랑이 아니라는 그 개소리로.



그래. 결정했다. 


좋아하는 마음 쿨하게 인정하지 뭐.


그리고 행복해져야지... 히


 

그렇게 생각한 후 그녀가 말한다.




"나 어떻게 생각해요?"


"개소리라는 말을 멋들어지게 하는 여자라고 생각해."


"장난하지 마세요..."




남자의 말에 한숨을 한 번 내쉬고 그를 바라보자


그녀의 심장이 다시 한 번 두근거렸다.


어느새 그는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껏 늘 달고 다니던 냉소적인 표정이 사라진 조용한 얼굴로.



그래.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꿀꺽. 마른 침을 삼키며 그녀가 다시 말했다.




"세 번밖에 안 만난 애가 지금 무슨 소릴하나... 


당황하시겠지만...


저는... 그쪽한테 마음이 가는거 같아요.."


"나 웃기려고 하는 소리면 실패하셨습니다. 하나도 안 웃겨."




남자의 무표정한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는 빨갛게 익은 얼굴로


눈만은 더 커다랗게 뜨고 말했다.




"저도 거짓말 못해요... 저 당신이..."




잠시 말을 멈추고 남자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고


그녀가 말한다.




"좋은거 같아요..."




잠시간 정적속에 


언뜻 듣기에도 알 수 있을 정도의 심한 동요가 섞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리 지금 세 번 보는거야."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잠시 말을 끊고 그녀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한다.




"중요한건 제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거에요."


"너 혹시 여름이랑 겨울에 가만히 석양을 바라보며 시간보낸 적 있어?"


"아니요."




갑자기 왠 석양 얘기를 꺼내는 거람?


고개를 갸웃하는 그녀에게 그가 말한다.




"여름에 친구들과 가평에 간 적이 있어.


야외에서 바베큐를 먹다가 석양을 봤는데 


시야 전체가 붉은색으로 물드는 하늘이 정말 멋들어졌지.


그 석양이 맘에 들어서 겨울에도 갔었는데 난 내 눈을 의심했어."




동그란 눈동자로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그녀에게 남자가


그 이유를 말해주었다.




"분명히 똑같은 장소. 똑같은 펜션. 똑같은 석양이었는데


겨울에 보는 석양에 그 붉은 빛은 어디에도 없었어. 


분명히 같은 장소였는데 시간이 지났다고 그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무서울 정도였지."




그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그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단순명료한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 


남자의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난해했다.




"너의 감정도 시간을 들여 천천히 생각해보란 말이야.


정말로 좋아하는지 순간의 착각인지"




그녀는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순간의 착각이라는 말로 그녀의 감정을 얘기하고있다.



"그러니까 그쪽이 여름 석양인지 겨울 석양인지 생각해보라는 말이에요?"




순한 인상과는 달리 간단명료하게 


핵심을 집어내는 그녀에게 남자가 대답한다.




"그래"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왜 내 첫 사랑이 이렇게 복잡해야 하는거지?



곧 그녀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쪽은 여름인거 같네요"


"뭐?"




그녀의 눈썹이 순간적으로 꿈틀거리며 한숨을 내쉬듯 말했다.




"그쪽이 좋다고 했잖아요."


"단순하군."


"그게 제 장점이죠. 그쪽보다 하나 더 많네요."


"이런 말 아나? 


마음이 변하고. 사랑이 변한다! 영원같은 건 없다!"


"영화?"


"그래. 그러니 다시 한 번 네 감정 다시 생각해."


"하루 종일 영화만 보세요?"


"오전엔 영화. 오후엔 사람구경. 내 말 듣고 있니?"


"왜 그렇게 사세요?"


"인생이 무료해서... 


서로 다른 얘기만 하는군. 그만 가야겠어."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는 남자에게 당황한 그녀가 서둘러 말한다.



"아직 대답 안하셨어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남자가 말한다.



"뭐를?"


"저 어떻게 생각하냐구요..."



잠시간 침묵이 내리고 


한층 낮아진 그의 목소리가 흐른다. 




"넌 어떻게 생각 할지 모르겠는데..."


"예?"


"난 널 만나려고 여기에 나오는거야."





여기 정연이가 있었다면 끝까지 밀당을 한다느니 


진짜 나쁜놈이라느니 욕을 퍼부었을거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의 말이 마냥 달콤하게만 들렸다.


그건 마치


'내게 너는 그토록 의미있는 존재야' 


라고 하는 것만 같아서 


멀어지는 남자의 등을보며 그녀는 황홀감에 젖었다.


그 때 그녀는 몰랐다. 





그것이 그의 마음 한 조각 이었다는 것을. 


은근히 내비춰 보이던 마음 한 조각.






그리고 그 남자는 다음 날부터 공원에 나오지 않았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


그 다음


그...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마음에 불안이 솟아올랐고





한달이 되던 날 벤치에 멍하니 서있던 그녀는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제 이 자리에 오지 않는다는 사실.





마음이 변하고 


사랑이 변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 


문득 그 남자의 말이 떠올라 


그녀가 꿈꿨던 사랑이라는 것이 


정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가 막혀서 그녀는 울었다. 




항상 드라마를 보면서 


실연에 눈물 흘리는 여주인공을 보며 비웃으며 다짐해왔던 그녀였다.


만약 그녀에게도 헤어짐이 온다면 


눈물 만큼은 흘리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어쩔 수가 없었다. 




몇 방울의 눈물.


그 눈물을 흘릴 만큼의 슬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 남자는 말 그대로 증발해버렸다.


정말 아무것도


아무런 말도 없이...


그녀는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


더 이상 얼굴을 볼 수 없고 


목소릴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투명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왜 아무 얘기없이 가버렸을까. 


한 마디라도 해주었더라면 나는 이렇게 울진 않았을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한참을 흐느껴 우는 중 다정히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그인가 싶어 그녀의 고개가 세차게 올라갔다.




"왜 이러고 있어... 바보야..."


"나연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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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 : 카톡해도 답도 없고...


한참 찾았잖아. 바보야...





핸드폰을 보니 나연에게서 수십통의 전화와 카톡이 와있었다.




-어디야? 또 한강이야?

-어디야? 보면 답장해줘

-왜 전화 안받니 걱정되게...

-어디야 장난치지마...

-춥다 배고프다 어디니 나 너 찾으려 한강왔어 

-어디야? 전화라도 받아




"언니... 미안해..."


나연 : 뭐가 미안해... 바보야...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이 따듯해서


혹은 나연의 다정한 목소리 때문에


다시 한번 눈물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 나연이 당황해 어쩔 줄 모른다. 


사랑은 종소리라던 나연에게 항상 먼저 연애하는 것은


자신이라고 소리치던 그녀였기에


그런 나연에게 눈물을 보인 것이 분해서 


그녀는 자신의 눈물을 손등으로 급하게 닦아냈지만


오열이 목구멍을 타고 오른다.




"사랑이라는 게 너무 어려워...


언니한테는 내가 먼저 연애할 거라고 잘난척했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어려워...


나...나... 정말... 바보인가 봐."





이름도 모르고 


사랑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지만


첫... 


사랑이었다.


그저 곁에 앉아만 있기에도 행복했었다.




그는 내가 싫었던 것일까?


나만 그 남자에게 두근거렸던 것일까?




하지만...




그녀의 의문을 풀어줄 그 남자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녀의 마음을 난도질하는 슬픔이 끝없이 몰아닥쳤다.


그 아픔에 가슴을 움켜잡는 사이에


눈가로부터 투명한 물방울이 넘쳐 흘러 나온다.




"아파... 언니... 너무 아파서...


차라리 미쳐버렸으면 하는데...


그 사람 때문에 아픈거라면... 


더...더... 아팠으면 좋겠어...


나... 바보지?"




오열만이 울리는 한강 벤치에서 


그녀의 떨리는 작은 등을 나연은 단지 껴안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한참을 그녀는 나연의 품에서 계속 울었다.


나연은 그녀의 울음이 잦아들을 때까지 꼭 껴안고 있다가 


얼마전 그녀가 채영이에게 했었던 말을 나직하게 말했다.




나연 : 울지마... 바보야...






그녀가






다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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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첫 사랑은 활짝 피지도 못하고 그대로 져버렸다.


그래 그런거다. 


남자와 가까워진 것도 어찌보면 찰나. 


짧은 시간 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무 표현도 못했다. 


눈으로는 수많은 얘기를 했지만 그건 그녀만 알 수 있는거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이토록 눈물을 흘리는 건지도 몰랐다.  


첫 사랑이었고 남들과 같이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름도 모르는 그에게 사랑한다는 흔한 말조차 하지 못했다. 


아니...


말 할 시간조차 그는 주지 않고 떠났다.






세번의 만남. 


그 짧은 시간에 난 왜 그에게 빠져들었을까?  


일방적인 것이라도 이젠 상관없어. 


냉소적으로 비웃으며 날 쳐다봐도.


영화 운운하며 그런건 사랑이 아니라고 해도.


이젠 아무 상관 없을 것 같아... 


그 남자만 내 눈 앞에 있다면...


그런건 이제 아무래도 상관 없어 





돌아와줘. 





보고싶어...







그녀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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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해







2017년








그녀가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세개의 침대 중 안쪽에


그녀가 찾고 있던 멤버가 앉아 있었다.



천천히 침대를 향해 걸어갔다.


처음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멤버가 그녀를 알아채지 못하다


그 시선 끝에 그녀의 그림자가 들어서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너도 화내려고?"




말을 마치고 노골적으로 눈썹을 찌푸리고 고개를 휙 돌려 버린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멤버의 옆으로 털썩 앉았다.



그대로 두 사람사이에 침묵이 내려 앉았다.


그렇게 몇 분의 시간이 지나다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연 것은 멤버였다.




"왜 말이 없어? 무슨 말 하러 온 거니?"




퉁명스럽게 말하는 멤버의 모습에 그녀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막상 그녀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말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일부러 와서... 날 비웃으러 왔다. 이거니?"




내뱉듯이 투덜거리는 멤버에게 당황한 그녀가 말한다.




"그럴리가 없잖아..."


"그럼 뭐 하러 온건데?"


"아니... 그게... 널 위로해줘야지 라고 생각해서"


"동정하는 거야?"




흥 하고 자조하듯이 멤버가 웃는다.




"말해두겠지만 난 나쁘지 않아..."




잠시 시간을 두고 그녀의 입이 열렸다.




"좀 더 어깨에 힘을 빼. 미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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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 무슨 말이야? 내가 잘못했단거야?



"잘못이라니... 다만 너도 알고 있잖아?


멤버들이 무슨 뜻으로 말 한건지 말야.


너 혼자서 비밀로하고 짊어져서는...같이 살 수가 없는 거라고.


나만 해도 항상 나연언니나 정연이에게 의지하고 있고 말이야."



미나 : 너랑 나랑 비교해도 소용없잖아...



"네 사랑을 비난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어.


다만... 조금 더 멤버들에게 털어놓으란 소리야.


혼자서 비밀로 끙끙대는... 


그런거... 피곤하잖아?"




잠시 말을 멈추고 그녀가 탄식섞인 한숨을 내셨다.


정적이 서서히 내려 앉았다.


그녀는 미나에게 시선을 멈춘 채


미나도 입을 열지 않은 채


그저 서로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예전에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미나 너 처럼 누군가를 사랑하는 아이가 있었어.


세 번... 세 번 밖에 안되는 만남이었는데


그 아이는 바보같이 


자신에게는 그 남자밖에 없다... 


자신의 운명이라고 바보같은 생각을 했어...


어떻게 생각하면 참 보잘것 없는 거였는데 말이야...




갑작스럽게 시작한 그녀의 이야기를 미나는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미나가 말했다.




미나 : 무슨 얘길 하는걸까?


소꿉친구? 옛날에 알던 사이?


어쩌면 애인이라든지 그런 거?


어차피 나와는 달라... 입장이 다르다구...



"미나야. 네가 살아가는 법은 네가 정하면 돼. 


사랑을 하거나 이별을 한다던가... 그런 일


우리중에 아무도 부정하거나 그러진 않아.


하지만 가끔은 의지해 줄래...?


네가 투정 부리고 싫증을 낸다 해도...


난 정말 기쁠거야...


우리는 가족이니까 말이야...


그 아이는... 


나야... 지금에서야 말하게 되서... 미안해..."




1년 전 흐느끼는 채영이에게


'울지마... 채영아...' 


라고 했던 그녀의 모습은 더 이상 어디에도 없었다.


사랑을 몰랐던 순수한 소녀였던 그녀는


1년이 지나 사랑에 상처입은 여인의 모습으로 미나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미나 : 그 남자... 아직 기억해?




기억하냐고? 


미나가 그런 질문을 했다는 사실이 우습게 느껴질 만큼


그녀는 그를 기억한다. 


차라리 벽에 머리를 부딪쳐서 전부 다 잊어버릴 수만 있다면


몇 번이고 부딪쳤을 만큼. 


그녀는 하나 하나 전부 다 그를 기억했다.


이상할 노릇이다. 


세번의 만남 뿐 이지만 그와의 시간은 두근거리고 행복했는데


기억에 가장 또렷하게 남은 것은 행복보다 그가 주고 간 절망이었다. 


그러나 그조차도 시간이 가고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그녀는 자신이 느꼈던 


절망. 슬픔. 분노에 조금씩 무디어져 갔다. 


슬픔에 둔감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슬픔이 둔감해지는 대신에 


그녀는 기쁨도 둔감해져갔다. 



그의 생각이들자...




그녀가




또...




눈물을 흘렸다.




어느순간 고개를 숙여 흐느끼는 


그녀의 몸을 미나가 포옹해왔다.




미나 : 오늘... 나랑 밤새 얘기하자.




그녀가 무슨 소리인가 싶어 눈물맺힌 시선으로 미나를 쳐다보자 


미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나 : 우리 사랑에 대해 기억하는 걸...


서로 이야기하고


깨끗이 잊고 새롭게 시작하자...


우린 네 말대로 가족이니까 말야.




소중한 가족과 얘기를 나누며 지나간 것을 기억하고 


정리하고 


새로 걷자고 한다.



거기까지 말하다가 


미나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했다.




미나 : 나한테 네 얘기를 털어놓으라구...


히힛. 나 사실 네가 사랑했던 사람. 듣고싶단 말이야. 


하여간 내 아이디어 나쁘진 않지?




나쁘진 않았다. 


그래서 그날 밤 두명은 멤버들 몰래 


숙소 지하 연습실에서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다. 


술이 필요한 분위기였지만 취기로 얘기가 멈추길 바라지 않아 


과자와 음료수를 사이에 두고.


그녀들은 그간의 이야기를 하고 또 했다. 


그녀가 어떻게 그를 만났는가 


그가 어떤 개소리를 했는가 


반대로 미나의 얘기를 이야기 하면서 


조금은 웃고 


조금은 잊었고 


조금은 기억했다. 


지나간 첫 사랑을 이렇게 기념하는 밤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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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그녀






4년만에 한강으로 조깅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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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에서 보던 석양은 정말 존나게 멋졌죠...

원래 네번 만나게 하려했는데 시간이 쪼들린거 같아서... 세번으로 급전개

하여간 처음부터 졸라 짧다고 했죠? 조금만 더 씀 끝인 단순한 플롯이고

뭐 굳이 나눈다면 상.하인 내용인데 상.중.하인건 

좀... 아쉬워서 내일 밤에 올리려고요... 하는 졸라 짧을겁니다.

잘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