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고장 -


그래 난 취했는지도 몰라 실수인지도 몰라


아침이면 까마득히 생각이 안 나 불안해할지도 몰라


하지만 꼭 오늘 밤엔 해야 할 말이 있어


약한 모습 미안해도 술김에 하는 말이라 생각지는 마


언제나 네 앞에 서면 준비했었던 말도


왜 난 반대로 말해놓고 돌아서 후회하는지


이젠 고백할게. 처음부터 너를 사랑해왔다고 - 김동률 '취중진담' 中 - 




2015년 16명으로 시작했던 식스틴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몇몇 멤버들이 탈락해갔고, 그럴때마다 채영은 어리다고 기죽지말자.. 라는 마음으로,


보란 듯이 트와이스의 최종멤버로 뽑혔다. 방송에서는 그저 랩을 잘하는 차가운 고등학생처럼 비쳤지만, 채영에게도 딱 한 번, 눈물이 있었다.



- 식스틴 4차 미션 前 - 


나연 : 음.. 여기서 모모랑 같은 팀을 하고 싶다. 손!


모두 조용했다. 아마 한 회, 한 회 버티는 게 지옥 같은 시점에서 일본 멤버와 팀을 하게 된다면, 불편하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나연 : 그럼.. 공평하게 가위 바위..


채영 : 저요.


채영 : 저요, 제가 할게요. 모모언니랑.


나연 : 진짜??


채영 : 예. 저 모모언니랑 하고싶어요.


모모는 식스틴내내 자신에게 한 마디도 없었던, 채영이 같은 팀을 하자고 해서 놀랐다.


나연 : 그럼 채영, 모모랑 같이할 사람?!


지원 : 저 채영이랑 할게요.


나연 : 오케이. 그럼 이렇게 정한 거다? 그럼 이제 연습하러 가자. 다들!


정연 : 야, 3명씩 해야 해? 난 4명인 줄 알았는데..


나연 : 3명씩이래.



- 지원, 채영, 모모의 연습실 - 


각자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하며,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누구보다 열심히 3명은 연습을 마쳤다.


채영 : 하.. 힘들어... 우리 너무 어려운 노래로 했나봐요..


지원 : 그래도 모모 언니 춤 잘 추고, 채영이도 잘하니까 우리 잘할 수 있을거야.


채영 : 그쵸? 우리 이겨봐요. 까짓거.


모모 : 어려운 만큼, 잘하면 더 머시쏘.


연습 내내 말 한마디 안 하던 모모가 말하자, 채영과 지원은 웃음이 터진다.


채영 : 이 언니, 목소리 왜 이리 귀여워?? 


지원 : 그러게, 언니 화장 좀 다르게 해봐요. 이렇게 귀여운 얼굴을 너무 어둡게 하잖아요~


모모 : 헤에.. 그래보까.. 고마어..


지원 : 그러면, 다들 자고 내일 만나자. 여기서 더 해도 도움은 안될 거야. 전날에는 푹 자야 해.


채영 : 그래요,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


지원이 먼저 떠나가고, 채영과 모모가 짐을 싸던 중, 모모가 채영에게 말을 걸었다.


모모 : 채용아, 우리 공원 한 번 가까?


채영 : 공원이요? 왜요?


모모 : 그냥.. 별다른 곤 없는데.. 새벽에 나가보고싶어소..


채영 : 그래요, 그럼 ~


그렇게 채영과, 모모는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사 들고 공원을 가로등을 따라 걷고 있었다.


모모 : 채용아, 나랑 왜 하기로 한 거야??


모모의 솔직한 질문에 채영이 놀라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채용 : 응? 


모모 : 내가 불쌍해 보였어?


채용 : 아니, 진짜로 같이하고 싶어서 한 건데요?


모모 : 진짜..? 나 너무 고마워써.. 나는 말 잘 못 하고, 말 수도 적어서.. 다들 하기 싫어할 줄 알았고든..


채영 : 그래도, 언니 춤 잘 추잖아요. 저희 노래엔 춤을 누구보다 잘 추는 사람이 필요했어요.


모모 : 헤에.. 고마워..


채영 : 언니 불쌍해 보여서 한 거다, 그런 건 절대 아니니깐 오해하지 마요.


모모 : 그랬구나.. 괜한 말 했네..


채영 : 괜찮아요~ 근데 언니 말투가 원래 그래요?


모모 : 이상해?


채영 : 아뇨아뇨, 귀여워서요. 좋아서 그래요.


다음 날, 지원과 채영과 모모팀의 무대는 2번의 관객투표에서 전부 패하고, 탈락자는 무대에서 비중이 가장 없었다는 이유로 모모가 탈락했다.


모모는 그 날, 조용했던 평소 모습과는 다르게 아이처럼 펑펑 울었고, 그 날 차가운 모습을 지키던 채영도 모모에게 안겨 누구보다 서럽게 울었다.



채영 : 언니.. 언니가 왜 탈락해요. 탈락할 거면 제가 탈락해야죠.. 춤이 젤 흔해서, 비중이 가장 작어서, 탈락이라니.. 


말이 안 되잖아요.. 저 진짜 이해가 안 돼요. 우리가 더 잘한거같은데..


모모 : 채용아..


채영 : 탈락할 거면 제가 탈락해야 맞는 건데..


모모 : 채용아, 언니 말 잘들어.


모모 : PD님이 정한 것도 아니고, 관객분들이 정한가야. 그게 정답이야.


언니 떨어졌으니까, 채영이는 꼭 데뷔해야 한다? 언니가 춤 연습 제대로 해서, 나중에 또 만나자.


언니가 마지막에 구경하러 갈게. 그때, 멤버에 채영이 이름 없으면 언니한테 혼난다?


채영 : 알겠어요, 언니.. 진짜 열심히 할게요. 꼭 보러 와요.


모모 : 그래. 우리 채용이 씩씩하잖아. 앞으로도 열심히 해야 해!



그렇게 모모는 회사 연습실로 돌아갔다. 채영이 앞에선 언니의 모습으로 말했지만, 돌아가면서 모모는 세상 누구보다 많이, 서럽게 울었다.


그리고 다들 꺼리던 자신을 선택해준 채영과, 진심으로 안겨서 아이처럼 울어주던 채영의 모습을 보며, 모모는 채영을 기억하겠다. 다짐했다.



- 2016년 트와이스 숙소 - 


JYP : 애들아 이제 2집 활동도 끝났고, 잠시 휴식 기간을 가진 후에 3집 연습에 들어갈 거야. 한 달 정도는 먹고 싶은 것도 먹고, 


가고 싶던 곳도 가보고, 문제만 일으키지 말고 지내.



PD님이 상상도 못 했던 1달 휴가라는 보상을 주셨다. 미나와 사나 일본에 놀러 가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고했고, 모모는 밀렸던 드라마를 보기로 했다.


한국멤버들과 쯔위는 숙소에서 쉬다가, 시간이 되면 놀러 가거나 고향으로 간다고 했다.



지효 : 애들아, 오늘 오랜만에 술 한잔할까??


나연 : 좋다 좋다, 술 좋다~


지효 : 오늘 11시에 먹을 사람은 지하실로 와라~!


- 오후 10시 정연, 모모의 방 - 


정연 : 모모, 먹으러 갈 거야??


모모 : 모?


정연 : 11시에 술 먹는 거.


모모 : 응!


정연 : 술을 이렇게 좋아하는데, 몸이 이렇게 마를 수가 있나.. 나는 안 가련다. 피곤해.


모모 : 에이.. 재미없는데.. 그로면..


정연 : 나는 못 갑니다~ 잠이나 잘래~ 다 먹고, 방에 시끄럽게 들어오지 말고 조용히 들어와!


모모 : 아라쏘~


- 새벽 1시 지하실 - 


나연 : 채영이.. 모모.. 나.. 이렇게만 남았네.. 결국은.. 아! 유정연이 있어야 하는데!


모모 : 쩡연이 피곤하대..


나연 : 어쩔 수 없지 뭐..


나연 : 야, 모모야. 너 남자친구 젤 최근에 사귄 게 언제야?


모모 : 나? 나 없소..


나연 : 연예인 되고 나서 말고, 너 학생 때.


모모 : 그니까, 없다니까..


나연 : 에에? 진짜로?? 연습생 때 막 못된 애들이 다가오고 그러지 않았어?


모모 : 다가오긴 했는데.. 내가 다 거절했어. 춤이 먼저였어.


나연 : 이런 면이 다 있네.. 그럼 어떤 남자랑 사귀고 싶어?


모모 : 음.. 딱히.. 그냥 착하고.. 서로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나연 : 얼굴은? 키는?


모모 : 얼굴이 머가 중요해.. 오차피 늙으면 다 할모니, 할아버지인데.. 키는 음.. 나보다 크면 괜찮아.


나연 : 그렇구나.. 채영이는? 채영이는 남자친구 언제가 마지막이야?


남자친구라는 단어를 들은 채영은 표정관리가 안 됐다.


나연 : 응? 왜 그래? 너 혹시 지금 만나고 있어..?!


채영 : 아니야.. 나도 없어.


나연 : 하긴.. 채영이는 어리니까 뭐..


나연 : 나는 남자친구 언제 생기나~~


모모 : 온니는 온제가 마지막이야??


나연 : 음.. 중학교?


모모 : 왜 헤어져쏘?


나연 : 회사 오면서, 점점 못 만나다 보니까.. 헤어졌지.


모모 : 그랬구나.. 좋은 남자친구였어?


나연 : 착했어, 나 같은 성격 받아줬으니까.


모모 : 에이, 온니가 뭐 어때소!


나연 : 으구~ 우리 모모링 고맙다~


모모 : 헤..


나연 : 술이나 먹자~!


그렇게 소주를 3명이서 몇 병이나 먹었는지 모르겠다, 채영은 술을 제대로 먹은 건 처음이였지만, 끝까지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버려선 안 되는 짓을 해버렸고, 보여줘선 안 되는 장면을 보여버렸다.


정연 : (핸드폰을 보며) 으으.. 2시..? 이때까지 먹고 있다고? 자는 거 아니야..?


그렇게 정연은 누웠다가 다시 일어났다.


정연 : 으휴.. 내가 안 챙기면 누가 챙겨..



나연언니는 깊게 잠들었고, 나와 모모 언니만 남았고 모모 언니도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다. 


지금 깨있는 건 나 혼자였고, 이 방에 있는 건 나 혼자다.


채영 : 언니.. 내가 사실 좋아해요.. 언니로 좋아한다는 게 아니라.. 사랑한다고요.


지금 못 듣고 있죠..? 안 듣는게 좋을 거에요.. 언니랑 멀어지는 게 싫으니까..


저 언니가 저희 팀에 합류했을 때, 누구보다 기뻤어요. 


언니가 지금은 술에 취해 못 듣겠지만.. 언니가 나중에 취하지 않았을 때도, 언젠간 말할게요.


언니가 받아주고 안 받아주고는 안 중요해요.. 그리고 저 지금 하나도 안 취했어요.



모모 언니에게 해선 안 될 짓이었다. 하지만 미영에게 했던 그 고백처럼 정말 순식간이었다. 아마 술에 취했는지도..


모모 언니를 10분 동안 바라보다 입술에 입을 맞춰버렸다. 모모 언니는 깨지 않았고, 나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다. 


그 상태로 1분이 지나기 전까지는.



채영 : (아무도 안 봤잖아.. 괜찮을 거야..) 


그리고 고개를 올려다봤다. 이 방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었다.


정연 : 손채영, 너 뭐하는...


채영 : 언니 이게 뭐냐면... 언니 잠깐 말 좀 들어..


멤버들 중 두 명에게만 짝 소리가 크게 울렸다.


정연 : 너 미쳤냐? 너 미친년이야?


정연 : 너 뭐하는 년이야?


채영 : 언니 이게..


정연 : 닥쳐


채영 : 언니 내가 설명을 해줄..


정연 : 닥치라고


그렇게 정적이 흐르고 정연은 모모를 업고 올라가려 했다.


정연 : 손채영, 쓰레기 년아.. 너가 그러면 안 되지.. 니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잘 생각하고, 나랑 내일 말 좀 하자.





- 시험이 끝나고 쓰니까 훨씬 맘이 편하네.. ㅋㅋ 다들 좋은 주말 보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