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효 "자 그럼 정리를 해보자..."


큰 방에 모인 사나 지효 정연 그리고 미나. 모두들 넋이나간사람처럼 얼빠진 표정이다.


지효 "맨 처음 바뀐게 나연언니랑 모모고...화장실에서"


미나 "그다음은 채용이"


사나 "근데 모모랑 나욘온니는 아직 모르는고 아니야?"


지효 "채영이를 화장실 데려갔으니 모모는 확실하고...아마 나연언니도 맞을거야..."


미나 "다른 애들은?"


정연 "모르지 확인을 못했는데..."


사나 "물어볼수도 엄는거고..."


미나 "오또케..."


괴성을 내며 머리를 쥐어뜯는 지효. 고개를 떨구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


지효 "하..."


그러다가 고개를 다시 들어 미나에게 묻는다.


지효 "근데, 미나 너는..."


미나 "에? 나?"


흠칫 놀라며 묻는 미나.


지효 "너는 왜 안바뀐거...아니 그전에 너는 진짜 미나 맞아?"


미나 "나 징짜 마자!! 왜 안미더주는고야..."


사나 "미나는 본인 만는고가튼데..."


정연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핸드폰을 켜서 사진첩에 들어가는 정연. 언젠가 미나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확인한다.


정연 "인중 오른쪽 아래랑 콧대 왼쪽 점..."


미나의 얼굴을 보는 정연과 마른침을 꼴깍 삼키는 미나.


사진과 비교해보니 점의 위치가 같다.


정연 "미나는 본인 맞아"


미나는 그 말을 듣고 참고있던 숨을 토해듯 내뱉어낸다.


미나 "마따고 해짜나..."


다른멤버들도 다행이라는 듯 표정이 조금 풀어진다.


지효 "근데 얘는 왜 안바뀐거지?"


지효가 던진 질문에 다시 의문을 갖게 된 멤버들.


정연 "그러게?"


사나 "바뀌는 이유도 모르자나 우리는"


미나 "으음...왜지?"


한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긴 멤버들. 이때 방문이 벌컥 열린다.


다현 "뭐야 다들 여깄었네"


문을 열고 들어온 다현의 눈엔 화들짝 놀란 네 사람이 보였다.


지효 "아 깜짝이야!! 노크좀 해!"


다현 "우리사이에 무슨 노크야"


씩 웃으며 너스레를 떠는 다현. 사나의 옆에 와서 앉는다.


다현 "근데 뭐하고있어? 밥들은 먹었어?"


네 사람은 말없이 다현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다현 "왜? 내얼굴에 뭐 묻었어?"


대꾸도 하지않은채 다현을 쳐다보는 멤버들.


다현 "으이구 이쁜건 알아가지구~그러다 내얼굴 닳겠다!"


다현이 헤헤 웃으며 말하자 멤버들은 긴장을 풀고 말했다.


지효 "얜 본인 맞네"


사나 "응응 다효니 마자"


다현 "뭐야? 무슨소리야 그게?"


......

...

.


미간에 팔자주름이 잔뜩 잡힌 다현.


다현 "뭐야 그게, 다들 제정신이야? 미친거 아니야? 꿈인가?"


자신의 볼을 꼬집어보는 다현. 아프기만하다.


정연 "나도 이게 꿈인가 싶다"


지효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요즘세상에 말도안되는 일이 어딨겠어"


미나 "징쨔야...몬믿게쓰면 가서 채용이 얼굴 보고와바..."


다현 "하하하"


어이가없다는듯 건조한 웃음을 터트리는 다현. 하지만 입만 웃고있을뿐 눈은 전혀 웃고있지 않다.


다현 "그럼 나연언니 모모언니 채영이가 지금 가짜고, 화장실 거울때문에 바꼈다 뭐 그런소리야?"


사나 "으응...그로니까 너도 조심해"


다현 "무슨 말도안되는...있어봐 채영이좀 보고오게"


지효 "아서라, 너도 그러다 훅가"


미나 "마자 다효나...그냥 요기 이써..."


다현 "걱정마 얼굴만 보고올거니까"


다현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정연이 그녀의 팔을 붙잡는다.


정연 "야 잠깐, 너도 바뀌면 어떡할껀데? 우리가 확인은 해야할거아니야"


다현 "어..."


지효 "맞아. 채영이 보니까 바뀐 채영이도 우리랑 했던말 기억하고있었어"


다현 "흐음...난 미나언니처럼 드러나는 곳에 점은 없는데..."


정연 "머리카락이라도 잘라야하나?"


다현 "안돼!! 미쳤어?"


다현이 화들짝 놀라며 머리카락을 감싸쥔다.


지효 "어어...야 잠깐 손좀"


다현 "손? 손가락 자르게?!"


지효 "아니 멍청아 손톱좀 보게!"


다현 "아, 헤헤"


다현은 민망한듯 웃으며 지효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효 "좀 자라있으니 한군데만 깎자"


정연 "그래, 손톱이면 금방 자라지도 않고 다른데 자르면 티가 확 나니까"


지효는 파우치를 찾아 손톱깎이를 꺼내 다현의 왼손 검지손톱을 조금 깎아냈다.


지효 "자, 오른손 봐봐"


오른손을 펼치는 다현. 왼손과 비교해보니 자르지 않은 쪽이 조금 더 길다.


지효 "이정도면 되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화장실은 들어가지 말고 따라가지도 마"


다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비장한 표정으로 방문을 나섰다.


잠시 후 우울한 표정으로 돌아온 다현.


정연 "손"


왼손을 내밀어 본인이 맞음을 확인시켜준다.


다현 "진짜였네...점..."


지효 "진짜라니까..."


다시 털썩 사나의 옆에 앉은 다현. 양 팔을 감싸고 몸을 부르르 떤다.


다현 "소오름..."


사나 "쯔위는...아직 모르지?"


정연 "어...쯔위도 확인 해봐야되는데..."


다현 "있어봐 내가 톡으로 부를께"


다현이 핸드폰을 집자 지효가 만류한다.


지효 "아냐, 기다려"


다현 "왜?"


지효 "아직 쯔위가 본인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불렀다가 아니기라도 하면 어떡해?"


다현 "그치만 그냥 두면 가짜랑 바꿔치기될수도 있는거잖아"


지효 "그것도 그렇긴 한데...위험부담이...그리고 왜 바뀌는건지 어떻게 바뀐건지도 모르는거고"


사나 "다시 돌아올수는 인는걸까..."


미나 "무서워..."


다현 "그렇다고 여기서 할수있는게 없잖아"


정연 "다현이 말도 맞아. 일단 쯔위부터 확인하는게 맞지않을까?"


지효 "무슨수로 확인할껀데?"


다시 고민에 빠진 멤버들. 지효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진다.


정연 "야, 쯔위 몸에 뭐 점같은거 없어?"


다현 "글쎄...있다고 해도 딱히 신경쓰던게 아니라서 그게 원래 거기있던건지는 모르지"


가만히 있던 사나가 입을 연다.


사나 "그고는?"


지효 "그거라니?"


사나 "우리 나욘온니랑 모모랑 이쓸때 막 이산한 기분 드러써짜나"


정연 "그랬었지"


다현 "근데 난 그것도 모르겠는게 난 그런기분 전혀 안들었는데?"


지효 "개인차가 있는건가....으으..."


다현 "그리고 우리 첫날에 다같이 거울봤잖아, 근데 그땐 아무일도 없지 않았어?"


미나 "으응...그래써찌..."


정연 "...잠깐만"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던 정연.


사나 "왜?"


정연 "아까부터 뭔가 계속 찝찝했는데, 그게 뭔지 알거같아"


지효 "뭔데?"


정연 "모모한테 느껴지던 위화감말인데...이상하게 어젯밤부터 발음이 또박또박했었던것 같아"


사나 "발음?"


정연 "그래, 발음! 어쩐지 뭔가 계속 맘에 걸렸거든? 뭘까 뭘까 생각해봤는데 발음이였어. 바뀐거란걸 알기 전에 들었던 위화감이 발음때문이였던거같아! 아까 밥먹을때 생각해봐!"


지효 "그랬던가...발음이...으음..."


사나 "그래떤거갖기도 하고..."


미나 "으으음...몬가 좀 어색하긴 해써"


정연 "확실해. 평소 모모랑 다르게 발음이 또박또박했어"


다현 "그럼 쯔위 말하는거 들어보면 알수있겠네?"


정연 "그럴지도?"


지효 "으으..."


지효가 불쾌한 듯 인상을 잔뜩 찌푸린다.


정연 "그럼 일단 쯔위랑 얘기좀 해보자. 얘기하는 정도는 괜찮았으니까"


사나 "응응!"


지효 "저기..."


미나 "쯔위랑 어떠케 얘기하지..."


확인할 방법이 생겨 기뻐하는 멤버들. 지효만이 안색이 좋지않다.


지효 "있잖아..."


정연 "왜 왜 아까부터 잔뜩 똥씹은 표정이야"


지효 "으...나 아까부터 배가..."


다현 "배? 똥마려워?"


배를 잡고 고개를 끄덕이는 지효. 


정연 "야 안돼, 아직 화장실에서 무슨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사나 "마자, 좀만 참아 응?"


지효 "안돼...못참겠어...매번 볼일보는 시간 지났단말이야..."


정연 "아오 니 배는 쓸데없이 규칙적이냐"


지효 "금방 해결하고 올게. 거울은 쳐다도 안볼테니 걱정마"


미나 "그치만..."


지효 "가는김에 쯔위도 확인해볼테니까, 알았지? 나 진짜 터질거같애"


정연 "알았어 알았어 갔다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는 지효. 다현이 쾌변해~! 라고 지효의 등 뒤로 외쳤다.


방문이 닫히고, 남은 네 사람.


정연 "별일 없어야할텐데..."


......

...

.


지효 "하..."


집중하고 있는 지효. 갑자기 노크소리가 들린다.


지효 "누구야?"


쯔위 "쯔이!"


쯔위였다.


지효 "왜에?!"


쯔위 "아까 봔는데 휴지 업써서"


지효 "아, 알았어!"


문을 여니 쯔위의 손이 휴지를 쑥 내민다.


지효 "고마워"


쯔위 "응, 화이팅!"


문이 다시 닫히고, 휴지를 들고 멍하니 앉아있던 지효.


지효 "방금 그 말투는..."


지효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볼일을 마치고 물을 내린 뒤 옷을 올려입고 세면대로 향하는 지효.


지효 "조심...조심..."


고개를 숙여 세면대의 물을 틀어 손을 씻는다.


지효 "휴..."


세수를 간단히 하고 고개를 들어 무심코 거울을 본다. 거울속 자신과 눈이 마주친 지효.


지효 "...헉"


뒤늦게 사태를 깨닫고 다시 몸을 숙인다. 그녀의 손이 파르르 떨려온다.


지효 '봐버렸다...어떡하지...어떡하지...'


천천히 몸을 돌려 수건을 찾는다. 수건으로 얼굴과 손의 물기를 닦아낸다.


심장이 터질듯이 뛰는것이 느껴졌다.


지효 '괜찮을꺼야...괜찮을꺼야...'


몸을 돌려 문쪽으로 나가려는데, 긴장한 탓인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하는 지효.


지효 '괜찮아...괜찮아...'


눈을 살짝 떴을때, 두걸음 앞에 문이 있있었다.


지효 "두발자국만 가면 돼...지효야...'


온몸이 두려움에 덜덜 떨려온다. 심장이 더더욱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지효가 발을 떼려는 순간, 무언가 알수없는 이상한 기분이 그녀의 몸을 감쌌다.


지효 '아니야...설마...'


자꾸 거울이 신경쓰인다. 너무나도 신경쓰여서 참을수가 없다. 결국 참지 못하고 곁눈질로 거울쪽을 살짝 본다.


거울속에 비친 자신은 분명 몸을 문쪽으로 향하고 있어야 할 터인데, 어째서인지 똑바로 서서 이쪽을 보고있었다.


지효 '아니야...잘못본거야...그럴리없어...'


한겨울 벌판에 맨몸으로 던져진것처럼, 지효의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격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거울속의 지효가 씨익 미소지었다.


......

...

.


다현 "너무 늦는거 아니야?"


정연 "휴지라도 다 떨어졌나..."


똑똑


정연 "지효야?"


쯔위 "쯔이!"


쯔위의 목소리에 당황한 네 사람. 이렇다할 틈도 없이 방문이 열리고 쯔위가 들어온다.


쯔위 "다들, 머 하고 이써?"


다현이 들어왔을때처럼, 모두들 가만히 쯔위를 노려본다.


영문을 모르는 쯔위는 자신을 노려보는 멤버들을 보고 어리둥절해한다.


쯔위 "왜?"


사나 "쯔이야 너 간잔곤잔곤잔잔곤잔..으아"


정연 "바보야 너도 못하면서 누굴시켜"


풉 웃음을 터트리는 미나.


다현 "야 조쯔위 너 밥 먹었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쯔위.


정연 "바보야 그런걸 물어보면 안되지"


쯔위 "머야, 무슨 일인데"


미나 "쯔위야 너 이러나서 모해써?"


쯔위 "어...아치메 스트레칭 하고, 토스트...먹고, 샤워 하고..."


차분히 말하는 쯔위. 멤버들은 가만히 듣더니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쯔위 "그거는 왜?"


정연 "말하자면 긴데, 일단 앉아봐. 지효 오면 얘기해줄게"


쯔위는 순순히 정연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사나 "너무 늦어..."


쯔위 "지효 언니?"


사나 "으응..."


쯔위 "아까 휴지 업길래, 내가 가져다가 줘써"


정연 "별일 없디?"


쯔위 "으음 글쎄...아마도?"


이때 사나가 소스라치게 몸을 부르르 떤다.


미나 "어! 사나온니!"


사나 "으아...모야...왜이로지??"


정연 "뭐야 왜그래?"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린다. 문을 연 것은 지효.


정연 "어 뭐야, 왜이렇게 늦었어!"


지효 "미안"


짤막히 대답을 하고 사나와 미나의 옆에 앉는 지효. 사나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순간 미나도 무언가를 느낀 듯 몸을 움츠린다.


정연 "지효도 왔으니까 마저 얘기해보자, 일단 쯔위는 본인 맞는거 갖고..."


지효 "그래?"


정연 "무슨소리야, 니가 확인한다했..."


정연이 갑자기 말을 끊는다. 그리고는 입을 다물어버린다. 사나와 미나는 이제 거의 울기 일보직전이다.


다현 "왜그래?"


지효 "왜? 계속 얘기해봐"


지효를 노려보는 정연. 영문을 모르고 정연과 지효를 번갈아 쳐다보는 쯔위. 천연덕스럽게 정연을 쳐다보는 지효.


정연 "너 누구야?"


정연이 무서운 눈빛으로 지효를 쏘아보며 말했다. 그러자 지효가 웃음을 터트리더니 대답했다.


지효 "나? 박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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