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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스왈로즈는 1990년 노무라 카츠야를 감독으로 맞아들이면서 강팀으로 변모했다.

노무상은 1998년까지 감독직을 맡았고 노무상의 후임으로는 타격코치였던 와카마츠 츠토무가 새 감독으로 발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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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마츠 감독의 야쿠르트는 노무상의 팀 리빌딩을 이어받아 전력이 충실했다.

2001년에는 저팬시리즈 우승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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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페타신' 로베르토 페타지니도 이 때 야쿠르트 선수였다.




그런데 2005년이 되면서 주력선수들이 FA로 빠져나가는 등, 전력 손실이 커지면서 야쿠르트는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고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와카마츠 감독은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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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감독이 누가 될 것인가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 야쿠르트 구단은 노무상의 후계자로 알려진 후루타 아츠야 포수에게 감독을 맡기기로 했다.

후루타는 현역 선수이면서 동시에 감독직도 맡은 선수 겸 감독이 되었다.





후루타가 프로야구에 입단할 때부터 그를 지켜봤고 키워온 노무상은 후루타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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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라. 감독과 주변 사람들 사이에는 큰 강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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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후루타는 아직 30대로 젊었고 자신은 노무상 같은 틀딱이 아니라 선수들의 큰형님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후루타는 신인 시절 주전 포수를 육성하려는 노무상에게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을 받았다.

자기는 노무상보다 좀더 유연하고 열린 팀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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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감독 취임 첫날, 구단 관계자들이 후루타에게 어떤 리스트를 가져오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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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전에 해고할 선수들의 명단이었다.






야구는 대부분의 성적이 숫자로 드러난다.

그래서 해고할 선수들을 고르는 과정은 먼저 성적 비교에서 시작한다.

선수들의 기록을 비교하여 2군에 둘 가치도 없을 정도로 성적이 떨어진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해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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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년에 새 선수를 몇명 드래프트 하겠다는 계획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시즌이 끝나고 해고할 선수들의 수도 정해져 있다.

당시 야쿠르트 관계자들은 성적이 떨어진 선수들을 고르고 났는데도 아직 해고할 할당량을 다 채우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후루타 신임감독에게 설명했다.

"해고할 선수들을 감독님께서 골라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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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타는 당황했다.

해고할 놈들을 다 골랐는데 아직도 할당량을 못 채웠으니 이제 감독 재량으로 해고할 놈들을 몇명 골라달라는 것이다.

50점 이하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그날로 낙제시키는데 낙제시켜야 하는 할당량을 못 채웠으니 60점대 학생들 중 성적이 나아질 가망이 없어보이는 몇명을 골라달라는 것이다.

후루타는 감독이 되어서 그런 일을 하리라는 것은 그때까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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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타는 감독이 되면서 화목한 팀을 이상으로 삼았다.

선수들은 후루타를 큰형님처럼 따랐다.

코치진들 또한 젊은 감독을 잘 보필하자고 의욕에 불타있었다.

후루타는 성적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닌데 해고하는 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루타는 선수들에게 따뜻한 지도자가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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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그는 자신이 감독으로서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선수 겸 감독'이라는 특수한 지위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었다고 회상한다.






고심 끝에 후루타는 구단주를 찾아가 부진한 선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을 좀더 키울 생각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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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에게 1년만 더 기회를 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다.

1990년 이래 쭉 야쿠르트의 프랜차이즈스타이고 노무상의 후계자 소리까지 듣는 젊은 감독의 요청에 구단주는 흔쾌히 승낙했다.

그리고 야쿠르트는 평소보다 더 많은 선수들을 데리고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부진한 선수들이 영 연습을 하지 않았다.

후루타가 따로 구단주에게 부탁해서 겨우 구단에 발을 붙일 수 있게 된 사정도 모르고 당사자들은 자기들이 아직도 '대기만성'이라 믿고 있더라는 것이다.

연습량은 바뀌는 게 없는데 그들은 후루타에게 1군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현실이 괴롭다는 고민만 털어놓았다.

후루타는 할말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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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타가 차마 짜르지 못하고 1년 더 기회를 주었던 선수들 중 결국 2006년 시즌 중에 1군으로 올라온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시즌이 끝나자 그들은 모조리 야쿠르트 유니폼을 벗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은 기억되지도 않는다.





그제서야 후루타는 왜 노무상이 거리를 두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팀의 사활을 책임지는 감독은 항상 큰그림을 보아야 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판단을 내림에 있어 최대한 능률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감독도 사람인지라 감정을 끼워넣게 되면 결국 판단을 그르치게 되고 결국 팀 전력이 약화된다.





하지만 후루타의 오판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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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타는 팀빌딩을 위해서는 코치들과의 협업이 매우 중요함을 알고 있었고 실제로 코치들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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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독을 모시는 코치들은 자기들에게 기회를 준 감독과 함께 대업을 이뤄보겠다고 의욕이 넘쳤다.

그런데 코치들도 사람인지라 그들이 추천하는 선수들이 부진할 때도 물론 있다.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코치들은 심각할 정도로 괴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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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성적이 떨어지면 선수들보다 코치들이 더 낙담하는 바람에 분위기를 뒤집을 실마리를 찾기 힘들었다. 

지나치게 가까운 인간관계가 코치들에게서 냉철함을 빼앗아간 것이다.






야쿠르트에는 후루타를 따르는 선수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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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들은 감독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배신감까지 드러내며 후루타에게 따졌다.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 있습니까? 하고.

지나치게 가까운 인간관계는 공과 사의 구분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후루타 감독의 야쿠르트는 조직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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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야쿠르트는 선수들 개개인의 실력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현 요코하마 감독인 알렉스 라미레스(타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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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메이저리거 아오키 노리치카(3할타자 + 안타머신)

기아타이거즈에서 뛴 바 있는 세스 그레이싱어(다승왕)도 당시 야쿠르트의 전력이었다.

 




그러나 소수의 엘리트들이 지탱해준다고 해서 팀 성적이 좋아질 리 없다.

결국 후루타의 야쿠르트에서 발전한 선수들은 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후루타의 풍부한 야구 지식만을 흡수한 선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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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직에나 통용되는 이야기인데, 아무리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국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이란 조직 내부의 분위기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노력해서 나아질 수 있는 영역과 자신이 관여할 필요가 없는 영역을 분명히 나눌 줄 안다.

조직 내부의 인간관계에 냉담한 것처럼 보여도 결국 조직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알렉스 라미레스가 현재 요코하마에서 성공적으로 팀 재건을 해낸 것도 후루타의 고생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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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일, 그리고 거리를 두는 일이란 의외로 중요한 것이다.





야쿠르트는 2007년 결국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후루타는 책임을 지고 감독자리에서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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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팀을 꿈꾸던 후루타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후루타는 코치에 적합하지 감독 그릇은 아니라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노무상은 후루타 감독 시절의 야쿠르트를 보면서

"선수들과 감독(후루타) 사이에 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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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벽이 있었던 것일까?

후루타는 선수들에게 늘 가까이 다가려고 했던 감독이었는데.

반대로 무뚝뚝하고 사람들에게 거리를 두는 노무상의 팀은 선수 개개인의 전력은 약해도 팀웍이 좋기로 유명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후루타와 관점도 다르고 야구관도 다르다.

그런 상황에서 선수들과 무조건 소통만을 하려고 한다 한들 선수들이 후루타의 철학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부 선수들은 후루타는 '엉겨도 되는 감독'으로 인식했고 결국 감독의 지도력만 약화되었을 뿐이다.

능률만을 따지자면, 같은 이상을 공유하고 어느 정도 실력이 동급인 사람들 사이의 소통만이 의미있다. 






소통도 어디까지나 큰 이상을 실천하는 수단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원칙없는 소통은 오히려 이상을 실현하는데 방해가 된다.

원칙없는 소통은 그저 감정의 배설에 불과하다.

그런 소통을 계속한다고 무슨 해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바뀌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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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소통이지 사실 '소통'을 요구하는 인간들에게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조직을 운영할 때,

지도자는 질타도 하고, 기도 죽이고, 포상도 하고, 격려도 하고, 혹은 소통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들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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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각자 자신의 인생을 운영하고 있다.

짠한 것도 물론 가끔씩 필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뜻을 이루는 인생을 위해 진짜로 필요한 것들은 따로 있다. 

제일 먼저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하고,

실천하는 과정에 있어서 일시적인 기분에 휩쓸리지 않는 원칙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접어들면 그때부터는 인내심 싸움이 된다.

사실 소통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지극히 적다.






야쿠르트의 감독에서 물러난 후루타에게 아직 감독직 오퍼는 오지 않은 채이다.

후루타는 지금도 유소년과 학생야구에 참여하여 어린 선수들 지도에 열심이다.

본래 가르치는 기술이 뛰어난 후루타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야구해설가이자 아마야구 지도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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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선수들은 후루타의 말 하나, 동작 하나까지 다 흡수하려고 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후루타는 야구를 가르칠 때 '짠한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좀더 연습해야 한다, 이 부분은 고쳐야 한다 같은 이야기 뿐이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이야기, 정말로 오랫동안 기억되는 이야기는 김제동의 100가지 감성팔이가 아니라 후루타의 그 조언 한마디이다.

그들은 후루타에게 조언 한마디라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후루타의 눈길이 향한다 싶으면 눈에 불을 켜고 연습한다.

몸짓에 '한마디라도 좋으니 제게 조언을 주십시오!'하는 열망을 담고.

어린 선수들은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세줄요약

1. 인간관계에 정답은 없으며 사회생활을 위해 약간 거리를 두는 것은 중요하다.

2. 소통도 어디까지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3. 삶의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그것만 추구하면 된다. 최소한 좆제동 수준의 싸구려 감성팔이 정도로 감동받을 정도의 싸구려 삶은 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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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일본야구글 이렇게 자주 쓰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좆제동 깝치는 거 보니 위대한 야구선수들과 자꾸 비교가 되면서 쓸 내용들이 마구 떠오르더라. 매일 일베를 하다보니 나도 일베중독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번주부터는 자제해야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