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시리즈

1. 울보 교사와 양아치 학생들: http://www.ilbe.com/8735082937

2.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우승: http://www.ilbe.com/8734771661

3. 재규어 훈련법: http://www.ilbe.com/8764569918



오늘은 육성 시리즈의 네번째편이다. 일본야구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감독 알렉스 라미레스의 이야기다.


먼저 최신 알렉스 라미레스의 인터뷰

http://de-baystars.doorblog.jp/archives/49551603.html

세이콘 새키는 일본어 읽을 줄 아니까 당연히 읽었겠지. 일게이들도 읽으라고 번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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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2년차 투수 이시다 켄타. 2015년에는 2승만을 올렸던 투수인데 이번 시즌에는 9승을 기록 중.



<어제(9/15) 한신 타이거즈와의 시합을 앞두고>


-선발 이시다(이시다 켄타) 선수가 오늘 승리투수가 되면 10승을 달성하게 됩니다. 그의 활약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라미레스(R): 이번 시즌 가장 안정된 피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10승 고지를 점령하고 지금쯤 13승을 올려도 이상할 게 없는 투구였습니다. 오늘 그가 10승을 달성하리라 믿습니다. 그의 안정된 피칭은 무리를 하지 않았던 점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시합은 DeNA가 8-6으로 승리. 이시다는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고 구원투수로 나온 스다 코우타가 승리를 올림)


-야마구치(야마구치 슌) 선수는 이번 시즌 리그 최다인 5완투를 기록 중입니다. 이시다 선수는 완투가 아직 없습니다. 두 선수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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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A 투수들은 180cm 정도로 평균 체격이 작은 편들이다. 그 중에서 군계일학의 체격을 갖고 있는 187cm의 대형 투수 야마구치 슌. 외모도 약간 선동열 닮았다.



R: 야마구치와 이시다의 차이는, 야마구치는 130, 140개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스태미너가 있다는 점입니다. 140개의 공을 던지고도 시속 150km를 던질 수 있습니다. 이시다는 6, 7회까지 던지고 나면 얻어맞는 일이 많아진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에이스가 될 선수입니다. 더욱 성장할 것입니다.


-이시다 선수에 대해 '무리를 시키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어떤 구상에서 비롯된 것입니까?


R: 많은 감독들이 신인, 혹은 2년차 투수들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은 어느 정도 피칭을 억제시키는 편이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상을 입으면 그만큼 선수 생명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부상으로 더 잘 할 수 있는데도 야구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던 투수들도 많이 봐았습니다. 이시다는 멀리 내다보고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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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레스 감독이 취임할 당시의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는 단순한 타고투저 정도가 아니라 타격은 한방이 있되 그냥 투수진이 씹창난 팀이었다.

전임 감독 나카하타 키요시는 4년간 감독으로 있으면서 DeNA의 팀 리빌딩을 했지만 투수진은 제대로 육성하지 못했다.

이 점은 나카하타 밑에서 선수로 뛴 적이 있는 라미레스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제일 먼저 투수진을 재건할 것을 약속했다.


라미레스는 베네수엘라인으로 미국에서 플레이한 경험도 있지만 본인 스스로도 야구를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포수 겸 감독 후루타 아츠야, 그리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타츠노리 감독에게 배웠다고 말할 정도로 일본야구를 습득했다.


후루타로부터 데이터에 근거하여 볼배합을 읽는 포수 리드를 배웠고

하라로부터 선수의 기를 살려서 키우는 육성법을 배웠다.


그래서 라미레스는 투수진을 육성할 때, 가장 시급한 과제로 내건 것이 "투구 수를 줄여라"였다.

이것은 후루타 아츠야의 스승이었던 노무라 카츠야(노무상)의 지론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감독 마나카 미츠루도 라미레스처럼 노무상의 야구 이론을 배웠다는 점이다. (그래서 마나카와 라미레스는 서로 라이벌 의식이 있다.)

그래서 야쿠르트도 투수진 육성의 기본은 '투구 수를 줄여라'였다.


작년에 야쿠르트가 우승했을 때에는 투수진이 아주 충실했다. 마나카 감독은 투수들이 어깨를 풀기 위해 불펜에서 공던지는 것도 못하게 했다. 인간이 하루에 베스트 컨디션으로 던질 수 있는 투구의 수는 한정되어 있으니 불펜에서 투구 수를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하루에 칠 수 있는 딸의 횟수가 한정되어 있으니 똥내나는 년들 사진 보고 불필요한 사정을 하지 않으려는 일게이들과 같다.

(다만 야쿠르트는 2015년 시즌 후에 트레이드를 하느라 투수진에 구멍이 생겼고 기존의 투수들 중에서도 부상자가 나오면서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결국 금년에는 투수진이 붕괴했다.)


라미레스도 노무상의 ID야구, 그리고 포수 중심의 야구를 배웠다.

노무상에 의하면, 투구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포수가 타자를 잘 파악하고 정확한 공을 요구하여 쓸데없이 날리는 공이 줄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투수진의 안정을 위해서는 포수의 육성이 최우선이었다.


그런데 나카하타 키요시 감독은 요미우리의 타격 중심 일변도의 '신바람야구'를 배운 사람이라 포수 리드에 대해서는 잘 몰랐고 요코하마는 그때까지도 주전 포수가 바뀌곤 했다.

라미레스가 감독이 되었을 때, 요코하마에는 무려 5명의 포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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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레스는 포수들에게 볼배합을 읽는 법을 직접 가르쳤다. 

시합 중에 불펜에서 포수들에게 사인을 보내는 모습이 포착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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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감독의 사인을 받으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공을 요구할지 교육받는 것이다. 이걸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포수는 생존경쟁에서 뒤로 밀리게 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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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 라미레스 감독이 주전 포수로 기용하는 선수는 25세의 토바시라 야스타카 포수이다. 역시 타격보다도 볼배합 능력을 더 평가한 용인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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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 라미레스 감독이 착안한 일은 각 투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던질 수 있는 투구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었다. 이닝이터인 야마구치 슌은 완투시켜도 염려가 없었지만 다른 투수들은 몇개의 공을 잘 던질 수 있는지 확인해나갔다. 어제의 선발 이시다 켄타의 경우는 "절대로 한 시합에 90개 이상 던지게 하지 말라"였다. 이는 투수 교체시점을 정할 때 감정에 의해 정하는 게 아니라 원칙을 가지고 정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라미레스는 투수 운용에 철칙이 있다. 눈앞의 승리를 위해 투수들을 무리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날 쓰기로 예정된 투수들을 투입하고도 상대팀 타선을 막지 못한다면 '쇼가나이(어쩔 수 없다)'인 것이다. 야구는 어차피 장기전이고 눈앞의 승리를 위해 투수진을 혹사시키는 일은 팀에도 도움이 안되고 선수들 개인의 미래에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철저한 체력 배분 & 투수력 보존은 여름이 지나면서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다른 팀들이 피로를 느낄 때에도 요코하마의 투수진은 건재했기 때문이다. 9시합 중에 4번을 져도 5번을 이긴다면 승률은 50%를 넘는 거 아니냐는 철저한 전력 계산 끝에 나온 전략이었다. 이 전략 덕분에 요코하마는 지금 육성과 성적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라미레스는 FA 투수도 사오지 않고 지금의 안정된 투수진을 구성했다. 어차피 다르빗슈나 다나카 마사히로급의 일류 투수들은 돈많은 구단들에게 다 빼앗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드래프트에서는 신인 투수들을 우선적으로 많이 공급해오기는 했다. 하지만 드래프트로 발탁한 투수들이 데뷔하자마자 활약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 점에서 라미레스 감독의 뛰어난 육성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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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레스가 선수의 육성을 위해 사용하는 비법은 바로 이 수첩이다.



데스노트의 패러디로 '라미짱노트'라 불리우는 저 수첩에 깨알같이 적힌 내용은 (물론 세부적인 것은 라미레스가 보여주지 않지만) 다름아닌 선수의 플레이에서 좋았던 점을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즉, 몇월 몇일 어디에서 연습시합 중에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누구 상대로 던진 포크볼이 아주 좋았다 혹은 어느 팀과의 시합에서 몇 회에 누구 상대로 던진 몸쪽 슬라이더가 아주 훌륭했다 식으로 선수를 칭찬할 거리를 기록해두는 것이다. 그것을 선수가 부진할 때 그에게 일깨워줌으로서 좋았던 시기의 플레이의 감각을 되살리고 자신감도 되찾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라미레스 감독은 FA 투수를 사오는 일 없이 신인 투수들을 끊임없는 칭찬과 격려로 키우고, 또 동기부여를 하면서 할 일은 빈틈없이 해주는 소총부대를 만들어냈다. 


위의 라미레스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지만 그는 선수의 단점을 말한 후에도 곧바로 선수의 장점을 말하거나 기대를 걸고 있음을 말한다. '칭찬해서 키운다'는 기분에 따라 하는 립서비스가 아니라 라미레스 용병술의 일부분인 것이다. "미륵인 나는 달리려고 하는데 너희 똥막대기들이 쫓아오지를 못해"하고 말하는 세이콘과는 정반대이다.


한화 좋아하거나 김성근 좋아하거나 다 각자 자유지만 김성근 따라해서 성공하기는 힘들거다. 이미 김성근 방식이 먹히는 그런 시대는 끝났다.


육성에 필요한 것은 일관성, 포상, 그리고 인내심이다. 라미레스의 투수 육성에는 그 삼박자가 모두 갖추어져 있다. 일게이들도 이를 참고하면 좋겠다.





세줄요약

1. 꼰대 세이콘은 눈앞의 승리를 위해 투수들을 혹사시키지만 명장 라미레스는 더 멀리 내다보고 투수를 투입하려는 욕망을 억누른다.

2. 꼰대 세이콘은 선수들이 못한다고 선수탓을 하지만 명장 라미레스는 칭찬할 구석을 찾아내어 그 점을 부각시킨다.

3. 꼰대 세이콘은 선수 탓을 너무나 쉽게 하지만 명장 라미레스는 자신의 기용이 잘못되었다고 자기 잘못을 너무나 쉽게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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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는 자기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실수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꼰대는 자기가 질타만 하면 다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꼰대는 안 좋은 결과는 전부 자신의 조언을 듣지 않은 타인의 잘못으로 몰아간다.

무엇보다도 꼰대는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