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 수습으로 입대한 이치카, 밝은 성격답게 금새 석관들과 안면을 트며 친해진다.
점점 실력을 늘려나가며 두각을 나타내는 이치카였지만, 그녀의 주위에 묘한 소문이 흐르기 시작한다.

"ㅡ그 여화 사내를 보는 것 같아"
"왠지 이름도 닮지 않았어?"

이치카는 짐짓 모른 척 하였지만, 그녀가 줄곧 품고 있던 의문에 파문을 일게 하는 데에는 충분한 일이었다.

그리고 어머니의 당부도 잊은 채 그녀는 기술개발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래,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엄마는 대장이고 나는 천재인데 아빠는 부대장... 말이 안 되는 소리지"

이전 현세에서 마주친 한 사내ㅡ
남자의 이름이라기엔 귀엽고, 달콤한 이름을 가진 오렌지 헤어의 아저씨를 기억하고 있다.
이치카를 한 순간, 애틋한 감정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본 그 남자를ㅡ

"이치카, 이치고..."

달콤한 과육 같은 두 이름을 중얼거리며 그녀는 12번대 대장이자 기술개발국의 국장,
자신의 친구 네무리 8호의 아버지ㅡ 쿠로츠치 마유리에게 의문을 토해낸다.

"쿠로츠치 대장님! 제... 제... 친 아버지는... 누군가요?!"

본래라면 자신과 말을 섞을 수조차 없는, 석관조차도 아닌 하찮은 사신.
하지만 저 한 마디는, 무료함에 찌든 쿠로츠치 마유리에게 있어 일 순간의 여흥거리가 되기엔 충분한 말이었다.

진한 페이스 메이크 위로도 알 수 있을 만큼 입꼬리를 비죽이며, 쿠로츠치 마유리는 말한다.

"ㅡ이미 잘 알면서 뭘 묻는 게지, 이미 만나봤잖나, 자네의 아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