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는 어촌의 마을에 살았다. 그는 서른 다섯에 지극히 사랑하던 아내를 사별했다. 아내는 몸이 약해서 많은 부자에게 아이를 낳아주지 못했던 터라 그는 외동 아들을 하나 두었을 뿐이었다.
부자는 아들을 지극히 사랑했다. 세상의 그 어떤 보화도 아들에 비할 수는 없었다. 그가 가진 일흔 마리의 낙타와 염소도, 일곱상자의 보물도 그의 아들과는 바꿀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다. 그랬던 탓인가, 부자는 아낌없이 아들을 위해 돈을 썼다. 끼니마다 소의 혀로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였고, 귀한 옷감으로 지은 옷을 입혔다.
아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하지만 아들이 스무살이 되었을때 부자는 깨닫고 말았다. 너무도 귀하게 자란 그의 아들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밭을 멜 줄 도 몰랐고, 사냥을 할 줄도 몰랐다. 장성하였음에도 그저 어린아이처럼 그의 보살핌을 받기만 했다.
고민하던 부자는 랍비(유대인의 스승)를 불러 그가 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했다. 그리고 아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하는 것인지를 물었다. 랍비는 대답했다.
아들에게 물고기를 먹이기 위해서는 그것을 잡는 법을 가르치는 편이 옳습니다. 뱃속의 물고기는 사라지지만 물고기를 잡는 기술을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부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들에게 돈을 버는 방법을 전수했다. 첫 상행에 아들은 약간의 돈을 잃었지만 두번째 상행부터는 차츰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세번째 네번째 상행이 되어서는 부자와 비슷한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아들은 삼년이 지나기 전에 부자가 가진것과 비슷한 수준의 재산을 모았다.
부자는 랍비를 불러 감사를 전했다. 랍비가 말했다.
아드님은 이제 물고기를 잘 잡을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아들은 누구보다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제가 평생을 모은 것과 비슷한 재산이지요.
랍비는 미소를 지으며 부자의 아들을 불렀다. 아들은 랍비에게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는 많은 것을 배우고 깨우쳤습니다. 지난번의 거래에선 황금 세단지의 이익을 얻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게도 사례를 하실 마음이 있으신지요?
랍비가 말했다. 아들은 선뜻 세단지의 황금중에서 한단지의 황금을 랍비에게 내주었다.
지식은 황금만큼이나 값집니다. 한단지는 저의 것, 한단지는 아버지의 것, 한단지는 선생님의 것입니다. 가지고 가시지요.
랍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으따 고거스론 충분치 않소.
그 순간 랍비의 소매자락에서 눈부신 흰 섬광이 아들을 향해 폭사되어갔다. 아들은 황망한 눈길로 배꼽 아래께에 박힌 랍비의 손목을, 자루까지 들어간 사시미칼을 내려다 보았다.
이게... 이게 무슨...
아들이 말한다. 랍비는 대답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손이 움직이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엔 부자의 목이 떨어져 내렸다.
다리에 힘이 빠진다. 눈 앞이 어둡고 몸이 차갑다.흐려져 가는 아들의 귓가로 랍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도 우리 아버지한티 고기를 낚는법을 배웠제. 그라제. 하먼이라. 우덜은 고기가 아니라 사람을 낚소. 아조 살찐 고기를 말이요. 요거시 라도식, 그랑께 우덜식이 아니것느냐아 이말이요오. 더 가진놈을 죽이고 빼았는것이제.
비웃는 듯한 랍비의 목소리. 일어서려는 아들의 손발은 느려지고 의식은 흩어진다. 빌어먹을 홍어새끼. 아들의 욕설은 거의 들리지도않는다. 씨익 씨익. 바람소리가 들린뒤에는... 고요하다. 두어번 숨을 내쉰시간이 지난 뒤엔 이젠 아무것도 없다. 어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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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전라도가 친절을 베푸는 것은 고기를 낚기 전에 고기의 살을 찌우기 위해서다. 친절한 전라도의 미소는 당신을 낚기위한 미끼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홍무드의 가르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