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나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으니 먼저 몇가지를 확실하게 말하고 가겠음.


1. 본인은 평소에 일베를 하지 않았었음. 어제 잡담게에 비로그인으로 썼는데 생각보다 반응없이 묻혀서 다시 쓰려고 가입했을 뿐임. 댓글 반응은 볼생각 없고 시위에 건전하게 시위하러 더 와줬으면 해서 쓸뿐임. 그리고 나는 일베회원이라고 무조건 배척하는건 아님. 다른 분들중에는 일베유저가 있긴 했는데, 적어도 나는 그분들을 '일베충'이라고 모욕 할 만큼 잘못한점을 보지 못 했음. 여성비하, 지역감정, 고인비하 같은 일베충의 특징이 하나도 없었음.

2. 본인은 여혐, 남혐 모두 싫어함. 여성이 특별히 잘난것도 아니고, 남성이 특별히 잘난것도 아님. 그냥 둘이 똑같음. 그런데 상대를 혐오한다는건 그저 비논리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음.

3. 본인은 이번 시위자 두분과 도우미분들이 여혐발언 한걸 본적이 없음. 개인적으로 매우 깨끗한 시위를 했다고 생각함.

4. 제대로 반론을 펼치지 않고 어그로를 끄는 사람들이 있었음. 화가나서 뒤에서 뒷담화를 한건 있지만, 면전에다가 욕한적은 없었음.

5. 시위자 두분은 페북러랑 일베회원이었고, 도우미분중 일베회원이 2~4분 더 있었던걸로 기억함. 나머지분들은 그냥 클린한 분들이였던걸로 기억함. 나이많은 아재 한분 있었는데, 이분이 경찰들한테 적극적으로 항의해주셔서 많이 도움이 됬음. 시위하면서 챙겨야할것들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음.

6. 음료수나 먹을거 주시면서 힘내라고 해주신 일반 시민들이 정말 많았음. 여성 남성 가릴것 없이 힘내라고 해주시더라... 시위틈틈히 갈증 축였는데도, 해산 할 때 쯤에도 한참 남아 처치곤란이라 일반 시민분들한테 드리고 그랬음...이거 완전 오병이어의 기적...

7. 시위는 전체적으로 팻말들고 침묵하다가, 시민분들과 건전하게 토론하거나, 어그로꾼 칭얼대는거 들어주면서 논파해주는 식으로 흘러갔음. 떽떽거리면서 주변사람들 눈살 찌뿌리게 했던건 없던것 같음.


이제부터는 시간순서에 따라서 말하겠음.

오후 1시 30분쯤, 집에서 출발해 4호선 타고 사당에서 갈아타서 강남역에 도착함. 대략 2시 30분.

도착했는데 역시나 포스트잇은 회수되고 안내문만 붙어있더라.

그리고 그 앞에 '핑크코끼리' 팻말 내용과 같은 내용의 팻말을 든 시위자가 있었음.(이분이 페북러) 개인적으로 핑크코끼리가 불쌍했던지라, 호감이 갔음.

근데 어떤 남자가 그분 취재하던데 들고있는 카메라가 캠코더임. 시위현장이 처음이라 취재를 저렇게 하나? 하면서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보니, 완전 유도심문만 반복하더라. 빡쳐서 대신해서 인터뷰 하겠다고 나섬. 나름 자료 제시 하면서 촌철살인 해줬다고 생각함. 아니면...말고...

여튼 그 뒤에는 은행 앞에 앉아서 그냥 시위하는거 지켜보면서 어찌어찌 알게된 행님 한명이랑 이야기 했음. 

그렇게 노가리 까고 있는데 방송국에서 쓰는 카메라 들고서 취재하는 사람들 하나둘 오더라.

근데 어떤 방송국인지는 굳이 말 안 하겠는데, 충분히 촬영 한것 같은데 다각도에서 찍는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한참동안 계속 시위자 찍더라. 멀리서 보기에도 시위자분 손 떨리면서 힘들어 보이는데 카메라 앞이라 쉬지도 못 하고 힘들어 하는게 보였음. 그래서 촬영 끝나고 그분한테 도움 필요하면 대타 해줄 수 있다고 말하고 옴. 그렇게 해서 나도 시위 팻말 들면서 얼굴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함.

뭐 그렇게 시위 계속 하다보니 다른 시위자분도 오시고 동시 2시위 체제가 되었음. 아마 이때 쯤에 나이많은 아재가 온걸로 알고 있음.

그렇게 시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다가오더니, 박필규주임(경위)이라는 경찰이 나한테 대뜸 "신고하지 않은 '2인 이상 공동의 목적'으로 시위를 하는 경우에는 집시법에 어긋나고, 강제해산 될 수 있으며, 처벌 받을 수 있다" 고 말함. 당연히 위에서 설명 했지만 두 시위자는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고, 따라서 '2인 이상 공동의 목적'으로 하는 시위라는 주장은 무효임. 이를 경찰분에게 말했지만, 경찰분은 개무시함. 여기서 아재가 많이 도와줬음. 내가 나이 어리다고 개무시했던것 같은데, 아재가 도와줘서 강제해산 막았고 경찰들 입 들어가게 함.

뭐 여튼간에 시위는 계속됬고 가끔씩 미친사람이 와서 어그로 끌어대는거 처리하는게 조금 힘들었지, 그다지 어려운건 없었음. 경찰분들이 저런 얼토당토 않은 주장 하면서 시위자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것에 대해서 시민들에게 호소하니 어떤 여성분이 대신 글 올려주겠다고 하셨음. 그분 진짜 천사이신듯...결국엔 묻혔다고 하는데...ㅠㅠ

근데 어떤 연구에서 해가 지고 밤이 찾아 올 수록 사람들의 광기가 많아진다고 했던가? 해가 지니까 이전에 상대한것과는 장난 아닐 정도의 어그로들이 들이닥쳤음.

그래서 시위자들 피해가지 않게 보호하면서, 어그로들 논파시키면서 힘들게 힘들게 시위를 이어나갔음.

그런데...대략 7시 넘었을 때 쯤임. 옆에서 추모회를 한다더라. 페북에서 사람들 모았다고 함. 근데 이거 신고 안함. 당연히 집시법 어긋남.

그래서 경찰한테 따짐. 저사람들 불법집회 아니냐? 신고 안했지 않나? 심지어 스피커도 사용하는데???

경찰들은 '추모회로 추정되는건 기관에서 검토후에 해산시킬지 결정한다' 그럼. 그래서 검토가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니 대답을 안함. 검토하다 집회 끝나면 죽도 밥도 안되는건데 왜 그냥 두고만 보냐고 따지니까 그제서야 '집시법 어긋난거 고지함.'이라고 말함. 그래서 그걸 일반 시민들도 그 집회가 집시법에 어긋나있는걸 알고있겠지요???

진짜 시위하던분들 멘탈 다 빠개짐.

거기다 비도 조금 씩 오고 언제 비가 본격적으로 올지 모르니 몇몇분들은 해산하고 모레에 비 그치면 다시 보기로 함.

난 아재랑 지하철 방향이 같아서 사당까지 2호선 같이 타고 ㅃㅃ함.



오늘은 일어나서 밥먹고 시위갈 준비하면서 이글 재업중임


제발,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만 뚜드리지 말고 직접 거리로 나가서 건전하게 시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