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직시하고 각자도생해야지 나도

솔직히 말해서 사시생들 비위에 맞는 글 올려주면 여기서 추앙받을 거 잘 알지만

나는 내 양심을 속이면서 너희들에게 아첨하는 성격이 아니라 유감이다.

사시존치를 바랐다면 내가 법저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수도 없이 말했듯이

아무리 늦어도 2012 대선 전에 움직였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지금 이 시점에 사시존치 외치는 것은

사시생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제3자의 시선에서 볼 때 명분이 별로 없어.

나도 사법시험 끝까지 제대로 해보지 않고 중간에 접은 거 남에게 팽생 말하지 못할 한으로 남을 것 같지만

지금은 솔직히 사시생들 편 들어주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로스쿨을 찬성하는 것도 아니지만 사시생들 사시존치 주장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여.

어제 올린 뻘글에 댓글 좀 달렸나 확인하려고 들어왔다가 잠깐 흔적 남기고 간다.

40백수 달지 않고 글쓰니까 내 글 찾아보기가 조금 난감하기는 하네.

프로야구 시작 전까지 약 30분 남아서 글 좀 더 쓰면

나도 내 인생이 너무 억울하고 속상하다.

2004년도 겨울에 낙향 여부 고심할 때 지금은 사법시험 최종합격해서 법조인 길 가고 있는 후배가 이랬거든.

"형 형은 충분히 해볼만한 사람인데 이렇게 포기하면 너무 아깝잖아요. 저랑 끝까지 같이해요."

만약 그 때 그 후배 말 듣고 사시판에 끝까지 남았다면

판사 검사 임관은 워낙 사시판에 뛰어난 사람이 많아서 힘들었을지 몰라도

지금쯤 변호사 정도는 얼마든지 하고있었을 것 같기는 한데

내가 독하고 이기적인 놈이 못 돼서 결국 짐 싸들고 낙향했다.

그리고 인생 망한 것 같다.

솔직히 고시 접고 공무원 시험 하려고 하니까 인생에 대한 패배감 무력감때문에 정말 너무 힘들더라.

가족들이나 친척들은 7급공무원 정도야 금방 합격할 거라고 믿고 신경도 쓰지 않고(?)

나도 솔직히 이 시험 짧게 보고 들어왔는데

대한민국에서 비고시공무원은 한계가 분명한 거고

무엇보다 내가 괜히 꿈만 컸던 인간이라 그런지 내 의지와 무관하게 고시접은 게 계속 내 가슴을 후벼파는 아픔으로 다가왔지.

원래 남에게 힘들거나 아픈 얘기 절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다 보니

사법시험 포기한 이유를 표면적으로는 로스쿨때문이라고 했지만 내면적으로는 다른 이유가 더 컸기에

아니 그 이유를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웠기에 가슴이 너무 쓰렸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고시 끝까지 해보는 게 최선이었지만

만약 고시 접었다면 공무원 시험 하지 말고 다른 길을 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행시에서 사시로 틀을 때는 원래 사시 합격하면 그 이력으로 나중에 정치판 한번 가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진정 정치 한번 해보는 게 내 인생의 목표였다면 비고시공무원(7급공무원-9급도 마찬가지겠지만)은 선택하지 말았어야 했어.

내가 알기로는 연예인 건달 운동선수 사업가 등을 하다가 국회의원 한 사람은 많았어도

지금까지 비고시공무원 출신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던 걸로 아는데

그냥 비고시공무원은 가늘고 길게 가는 평범한 인생인 것을...

솔직히 원망스러운 사람도 많은데 그냥 다 내 가슴에 묻고 살려고 한다.

결국 최종선택은 다 내가 한 것이니까...

이런 글 쓰니까 괜히 울컥해지는데 사시생들도 현실을 깨닫고 각자 살 길을 도모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중학교 입학 이후로 지금까지 30년 가까운 세월을 매일 남 모르게 눈물 삼키면서 살다보니

진로선택에 있어서도 안 해도 됐을지 모를 방황도 많이 했고

가슴이 아픈 게 하나 둘이 아니다.

특히 이제는 나이를 먹다 보니 인생이 너무 외롭기도 한데

이 나이 먹도록 여자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본 적도 없으니 나 스스로가 가련하다는 생각마져도 든다.

내가 절대로 잘난 외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대학시절 인연으로 다가왔던 여자가 몇몇 있기는 있었던 것 같은데

만약 그 시절을 고시공부한다고 보내지 않았다면 자연스럽게 나도 남들 다 해보는 연애도 해보고

인생 조금은 즐겁게 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

공무원 시험은 진짜 마음 같아서는 때려치고 딴 길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13년 겨울에 만난 유명 역술인 조언대로 이 공부 하기 싫다고 포기하면

(전역 후 딱 한두 달 쉬고 그 뒤로 매일 도서관 나와서 놀았던)

내 인생 설명이 불가능해지고

이거라도 합격해야 나중에 나도 할 말이 생길 것 같기는 해.

합격해도 대단한 거 없다는 거 잘 알기에 동기부여는 되지 않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씩 딴 길 갈까 고민하다가도 이런 생갂때문에 도서관 나온다.

야구 시작시간이 가까워서 이만 줄이려고 한다.

오늘도 이따가 마트에 다녀와야 해.

작년 여름부터 일주일에 평균 두세 번은 왕복 도보 약 3시간 잡고 마트에 간다.

이번 주는 지난 월요일에 갔고 오늘 목요일에 가고 글피에도 갈 생각이다.

나라도 마트 다녀야 집에 먹을만한 반찬거리 올라와서(어차피 내가 먹는 것은 거의 없지만) 다니는데

마트 오래 다니다 보니 거기 아주머니들 중에 잘 해주시는 분도 있고 뭐 그렇다.

작년 여름 이전만 해도 동네마트만 계속 돌았는데 확실히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 야간 떨이가 싸기는 싸더라.

20시에 도서관 나가면 21시 정도에 도착하고 22시 이후에 떨이 시작해서 대충 주섬주섬 챙겨서

계산하고 집까지 걸어오면 23시가 다 돼 간다.

그러고 나서 라면 하나 끓여서 소주 한병 까면서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보는 게 내 삶의 소소한 낙이다.

오늘은 날씨가 괜찮아서 야구 할 것 같은데 한화이글스 승리를 기원한다.

나는 지조 있는 사람이라 응원팀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

1986년 빙그레이글스 창단 당시 어린이회원 가입한 이후로 30년 동안 그 긴 암흑기(현재도 진행형이지만)에도

늘 이글스만 응원해온 사람임.

외롭고 슬프고 힘들다 하


[출처] 현실을 직시하고 각자도생해야지 나도
[링크] http://www.ilbe.com/7962165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