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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게이들아. 165 호빗게이다.
광화문에서 대한민국을 사수하느라 고군분투 하는데 힘이 되어주지 못 해 미안하구나.
그래도 마음만은 애국보수니 그걸로 된거 아니겠냐.
암튼 시작한다.
몇 주 전에 맘에 드는 애가 생겼다며 게이들에게 고민상담 했었다.
결국, 친해지려고 말 까지 걸었는데 그 타이밍에 남친이 나타나 보기좋게 망신만 당하고 끝이 났었지.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토록 오지 않길 바라던 종강을 해버렸고 이번주에 기말고사 까지 다 끝났다.
그녀와의 인연은 이제 영영 끝인가 보다.
아침에 하나, 오후에 하나 이렇게 두 개의 수업이 그녀와 겹쳐서 한 학기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나가 버렸다.
오죽하면 하루 공강한다는 교수님의 공지가 원망스럽게 까지 느껴졌으니 말이다.
이번 주는 기말고사 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보다
그녀를 더 이상 볼 수 없음으로 인해 다가오는
상실감과 아쉬움이 더 크더라.
이제 더는 그녀의 긴 생머리, 쭉뻗은 다리 그리고 민낯이어도 예쁜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애석하고 괴롭더라.
남친 앞에서 그런 망신을 당했는데도 아직 내 마음이 이렇게 힘들다는 건 그녀가 내안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써 잊으려, 지워버리려 발버둥 쳐봐도 오히려 걔에 대한 내 마음은
빠져나오려 할 수록 역으로 더욱 빨려들어가 버리는 늪과도 같이
도저히 헤어나올 수가 없더라.
아울러 그녀에 기인한 내 감정과 의식들이 그녀에 닿게 할 수 없다는 서글픈 현실이
너무나도 아쉽고 애처로울 뿐이다.
해서
어제 그 수업의 시험을 보는데 걔를 조금이나마 더 보려고 답안지를 전부 작성했음에도
제출하지 않고
그녀의 뒤에서, 정신없이 답안지를 쓰고 있는 그녀의 뒷모습을
그저 속절없이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내자신이 한심스럽고 창피했지만
이렇게라도 그녀와 조금 더 있고 싶었던 게 내 작은 소망이었다.
잠시였지만 그녀와 같은 장소,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 받았다는 것에 감사했고
같은 시간대에, 그것도 한 나절이나 함께 할 수 있음에 설레였으며
같은 것을 배우고 공부했다는 사실에 들뜨고 행복했다.
그녀에 기인한 나의 감정들, 의식들을 오로지 내 안에서만 삭히고 묻어두어야만 한다는 사실이 애석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것 또한 순리고 팔자인 것을 모르는바 아니기에
기라성 같은 남자친구에게서 그녀를 뻇어 올 용기는 아직 내겐 없기에
그저 먼 발치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며 행복을 빌어주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겨울의 초입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의 한기가 더해져
그녀를 뒤로하고 강의실을 나올 수 밖에 없는 나의 발걸음을 더욱 애처롭게 하더라.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 마음에 들어와 설레고 두근거리게 해 주었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생각을 공유하며 한 학기를 보냈다는 것에 또한 행복했다.
부디 그녀의 앞 날에 평온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혹시 우리의 인연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면
언젠가, 어딘가에서 만나겠지만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것 또한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나보다 더 그녀를 사랑하고 아껴줄 누군가를 만나서 행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젠 영영 볼 수 없겠지만
진심으로 좋아했다.
그리고 행복했다.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