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로스 스토리 : 황당한 선장님 4
형아가 배타믄서 겪었던 썰 해기사 카페에 연재 했던거다.
이글은 제가 예인선 기관장 근무중 경험했던 실화 입니다.
1998년 9월 내가 타던 예인선은 삼천포 교량공사 에 피복석 운송 계약기간을
마치고 군산항 방파제 기초석 투하 공사에 임대되어 바지선을 끌고 기초석을
적재할 충남 보령 죽도 해수욕장에 있는 물양장으로 가야했다.
선장님은 계약만료가 됐고 건강이 좋치 않아 선주에게 하선 한다고 미리 연락해
둔 상태였다.
선주가 교대할 선장을 구할 동안 3일간 광양항에서 할일없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가 후임 선장이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임 선장과 후임선장은 배의 업무에대해 인수인계를 했고 후임 선장은 그날 저녘
곧바로 보령항으로 가자고 한다.

---- 광양항과 묘도 위성사진 ----
낮동안 연료및 주 부식을 배에 적재하고 바지선 선원 에게도 준비하라고 일러뒀다.
준비를 마치고 해질무렵이 되어 엔진을 시동하고 채석장 사무실에 갔다온다는 선장
을 기다렸는데 한시간이 넘도록 후임선장은 귀선하지 않아 걸어놨던 엔진을 끄고
선두와 같이 채석장 사무실로 갈려고 바지선 하우스로 가서 선두를 찾았는데 하우스
안엔 선두가 안보인다.
나이 70이 다된 늙은 영감탱이 선두에게 저녘 7시에 출항한다고 그렇게 일러뒀거늘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나는 일단 선장을 찾으러 채석장 사무실로 향했다.

묘도 채석장(백색과 푸른색으로 보이는 부분)
채석장 사무실엔 채석장 인부들 숙소와 구내 식당이 나란히 있는데 식당에만 불이
켜져 있어 곧바로 식당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식당안에는 영감탱이 선두와 연령대가
비슷한 선장영감이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런 젠장........... 황당할..............ㅡ.ㅡ
근무 첮날부터 술마시고 있는 선장이 정말 황당했다.
더구나 바지선을 끌고 2틀간의 장거리 항해를 해야하는데 선두와 식당에 퍼질러 앉아
술을 마시고 있으니 기가찰 노릇이었다.
나는 일단 두분께 출항해야 하니 그만 마시고 배로 가자고 하고 밖에 나와서 선주에게
전화했다.
선주에게 이 사실을 알렸는데 선주는 더더욱 가관이다.
급하게 선장을 구하다보니 마땅한 사람은 없고 면허는 있었지만 배를 탄지 10년이
넘은 동네 아저씨가 있어서 우선 급한데로 이 영감선장을 후임선장으로 보냈단다.
더구나 이 선장은 예인선이라곤 전혀 타보지 않아은 선장이라 이런 사람에게 배를
맏긴다는건 위험 천만 한 일이었다.
이미 이 두사람들은 얼마나 퍼마셨는지 곤드레 만드레가 되어 후임 선장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이 노릇을 어찌할꼬...........
신규 계약한 회사에 정해진 시간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그 회사의 방파제 축조 공사
업무에 지장이 없는데 후임 선장이란 영감탱이는 알콜 중독자였고 선두 또한 후임
선장과 같은 주당파 였으니 이건 참말로 난감할 노릇이었다.
이런 사실을 선주에게 원망섞인 말과 함께 전했더니 선주는 내가 알아서 끌고 가란다.
그나마 다행인건 바지선 선두는 술이 덜취해 있어서 출항 하는덴 별지장이 없을겄
같았다.

묘도앞 광양항 광양 제철소 야경(밤마다 보이는 야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우선 몸도가누지 못할 정도로 곤드레 만드레 세상 머있어 하듯이 취해버린
알콜 중독 선장을 등에 들쳐업고 그래도 다행히 반쯤 취한 바지선 선두보고
바지선에 가서 출항 준비하라고 지시한 후 예인선으로 갔다.
선장을 침실에 눞혀놓고 바로 엔진실로 가서 카타필라 3508 엔진을 시동하고 브릿지로
오른후 VHF 무선기 스위치를 키고 광양항무국(항로 관제소) 교신 체널 12번으로 맞추고
야간 항해를 위해 브릿지위에 장착된 써치라이트 스위치를 올렸다.
그리고 나서 마이크로 바지선 선두에게 앙카를 감아 올리라고 지시했다.
일전에도 가끔 혼자서 운항을 해본경험도 있고 장거리 운항도 1989년 울릉도 현포항
방파제 공사때 울릉도 저동항에서 경북 포항까지 세번을 호자서 바지선을 끌고 왕복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 항해도 별로 어려울것이 없었다.
하긴 이땐 해병대를 갓 제대한 후라 겁이 없었던 때였다.
지금도 이런 이야기 하면 믿지못하는 경험자들이 많았다.

돌산도 향일암(광양항을 빠져나와 여수항 오동도를 지나치면 돌산도 끄트머리의
이곳을 기점으로 우현으로 항로를 꺽으면 돌산도와 금오도 사이를 통과한다)
단지 이번항해는 여러곳의 좁은 수로를 바지선을 끌고 가야 하는 대략 이틀간의 먼 여정을
해야하는 항로라 약간 신경 쓰이긴 했지만 늘 하던데로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혹시 모를 주정뱅이 선장의 돌출 행동(실족사)을 염려해 선장 침실로 가서 침실문을 밖에서 잠가버렸다.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위해 술이 취해 뻐드러진 선장을
침실에 격리 한것이다.
여지껏 배를 타면서 술취한 선원들이 배에서 실족하여 물에빠져 익사 하는것을 수차례
보아온 경험이 있던터라 격리 방법외엔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는걸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이런 실족사는 주로 연근해 어선에서 비일 비재 하게 일어난
앙카를 다 감아올린 바지선에 예인줄을 넘겨주고 곧바로 예인선을 출발 시키고 무선기
마이크를 잡고 광양항무에 콜사인 호출을 한뒤 출항 신고를 했다.
관제사는 관제실 레이더에 나타난 예인선 위치를 확인하고 항로 지시를 한다.
"101 평화호 6번 묘박지와 4번 묘박지 사이로 통과하시고 145도로 침로를 설정하여 최종
항계 부위에서 디스탠스(항진) 하시고 야간 운행 안전항해 하십시요"
이렇게 광양 항무국 항로 관제사의 지시를 받고
"양지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요"
하고 응답을 한후 무선기 채널을 공용 채널인 16번으로 돌렸다.
항해시엔 항상 채널을 16번으로 열어놔야한다.
무사히 출항을 시작한뒤 선두에게 전화하여 항계를 벋어나기 전까지 자지말고 대기
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돌산도와 금오도 사이 수로를 통과 하고 나서 앙카링 한다고
했다.
새벽 두시면 그 수로를 통과할걸로 예상하고 휘황 찬란한 광양항 야경을 뒤로한채
시속 9노트로 광양항을 빠져 나왔다.
해도를 펼쳐놓고 광양항계의 묘박지 부위 를 점검하며 지피에스 플로터 모니터에
나타난 예인선의 진로에 따라 조타기를 잡고 미끌어지듯 바지선을 끌고 나와 돌산
수로를 향해 순항했다.
여수 오동도 앞을 지나 디스탠스 지역으로 들어선후에 잠시 안심이 된다.
혼자서 깊은 밤바다를 쓸쓸히 조타기를 잡고 항해를 할라치면 외롭고 고독하기만 하다.
간간히 들리는 무선교신기 소리와 시끄러운 고속 엔진소리만 들릴뿐 적막감이 감도는
밤바다엔 야간작업을 하거나 항해를 하는 선박의 항해등만 멀리서 보이고 저멀리 남쪽에는
소리도 등대가 반짝거린다.
예정보다 한시간 앞서 돌산수로를 통과한후 바지선선두에게 전화로 예인줄을 풀고 그자리에
앙카를 내리라고 지시했다.
풀어논 120 미터 예인줄을 윈치로 감아들인후 예인선을 바지선 옆에 계류하고 선장침실로
내려가서 선장을 깨웠다.

금오 수도
선장은 술이 덜깼는지 눈을 게슴츠레 뜨면서 나를 쳐다본다.
나는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니 일어날 수 있냐고 물어봤다.
선장은 알아듣지도 못할 작은 소리로 궁시렁 궁시렁 대기만 한다.
정말 나이가 비슷한 사람이면 그냥 한대 쥐어 박고 싶었다.
일단 포기하고 다시 선장실문을 밖에서 걸어 잠그고 브릿지로 올라가서 해도를 펼
치고 다음 항로를 점검하며 가장 빠른 길로 갈 수 있는 길에 금을 그어 표시했다.
혼자서 하는 무리한 야간 운행은 사고로 이어진다는걸 이미 몇달전 전임 선장 부재시
하동화력 발전소 앞에서 예인선이 좌초되에 죽을 뻔한 사고를 겪었던 나여서
안전하게 주간 항해를 하기로 했다.
후임 선장마저 알코올 중독 주당이라 믿지도 못하겠고 앞으로 험난한 여정이 기다
리고 있다는걸 직감하니 그저 씁쓸 하기만 하다.
동틀무렵 머리맡에 놔둔 전화기가 울려 전화를 받아보니 걱정이 됐는지 선주가
아침일찍 전화를 했다.
선주는 내게 미안하다고 말한뒤 보령에 도착하면 몸소 올라 오신다고 한다.
나는 항해는 어렵지만 일단 해보겠다고 말한뒤 후임선장과 운항 한다는건 불가능하니
다른 선장을 알아봐 줄겄을 요청했다.
선주는 그러마고 약속한뒤 안전항해 하라며 전화를 끓었다.
아침을 대충 라면으로 때운후 다시 미리 설정한 항로를 따라 보령을 향해 닿을 올렸다.
출발한뒤 아홉시가 다되서야 선장실에서 쿵쿵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조타기를 고정시킨뒤 선장실로 내려가 문을 열어줬다.
선장은 술에 쩔은 모습으로 내게 미안한지 아무말도 안하고 곧바로 화장실로 간다.
브릿지로 올라와서 조타기를 잡고 있는데 선장이 올라온다.
나는 선장에게 조타기를 잡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해도에 항로를 설정 해뒀으니
그길로 가야만 약속된 시간에 도착 한다고 했다.
그런데 선장은 내말을 듣느둥 마는둥 하더니 나에게 죽어가는 작은 소리로 혹시
배에 소주가 없냐고 묻는다.
정말 대책없는 사람이었다.
두들겨 팰 수도 없고 이를 어쩌노....
어쩌다 이런 사람을 선장으로 보냈는지 선주가 원망스럽다.
나는 단호하게 배에선 절대 술을 못마신다고 일침을 놓고 조타기를 잡으라고 했다.
일단 사람이 미워도 밥은 먹여야 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선장은 마지 못해 조타기를 잡는다.
나는 식당으로 내려가 라면을 끓여 선장에게 갔다줬다.
배가 고팠던지 선장은 라면을 게눈 감추듯 한입에 다 털어 넣는다.
선장 에게 해남 땅끝 마을 앞 해상에 있는 백일도 까지 조타기를 잡으라고 한뒤
나의 침실로 내려왔다.
막 잠이 들려는 찰나 브릿지에서 누른 호출 벨 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인가 하고 올라가니 선장영감 하는말 눈이 안좋아 해도를 못본단다.
하이구.............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정말 가지가지 한다............
이 상황에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참말로 막막하고 황당하기만 하다.
6급 항해사 면허를 갖고 있는 선장이 해도 까정 보지 못하니 그야말로 배가 산으로
갈 수 밖에 도리가 없는 노릇이었다.
보령 까지 갈려면 아직도 40여시간을 가야 하는데 이런 선장을 믿고 어찌 가야하노
말이다......
가는 길목 길목 마다 좁은 수로를 여러군데 통과 해야 되는데........
나는 일단 이불과 베게를 들고 브릿지로 올라 갔다.
주간이니 백일도 까지 가는 길은 아는지 선장에게 물어봤다.
예상 데로 라면 백일도 를 통과해서 진도 백파진 까지 가면 해질무렵이 된다.
선장에게 백일도 까지 가는 길동안 조타기를 잡을 겄을 요구 했다.
다행히 백일도 까지 가는 길은 안다고 했다.
나는 선잠으로 브릿지에서 쪼그려 자며 잠깐 잠깐 일어나 제데로 항해하는지
확인 하고 기관실로 가서 엔진 상태를 점검했다.
그야말로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버린 내가 우습기도 했다.
850 마력의 엔진운용과 65톤 예인선을 끌고가야하는 모든 일을 전부 해야했고 그기다
끼니마저 손수 웬수 같은 주당 머리 선장영감 에게 갔다 바쳐야 했으니 이또한 미칠
노릇이 아닌가.

예인선 추진 기관으로 장착된 CAT-3508 엔진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