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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CGV가 해줄때 집에서 불 다 꺼놓고 컴컴한 상태에서 봤다.

 

아맥3D 로 못봤다는 소린데...

 

그래서 아맥3D를 빼고 내가 그래비티가 마음에 든 이유를 써본다.


그래비티를 ㅆㅅㅌㅊ라고 하면 노리둥절하는 게이들이 가끔 보이는데
나는 그래비티가 "아맥3D로 안보더라도" 굉장히 훌륭한 영화라고 본다.

 

이미 ㅆㅅㅌㅊ라고 생각하는 게이들은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아맥3D를 뺀 그래비티의 훌륭한 점을 적어본다.

 


1. 우주 공간이라서 기체가 없는데, 대신에 입고 있는 우주복(고체)을 통해 진동으로 전달되는 소리까지 묘사를 했다.
이것이 좋은 사운드 장비로 들으면 ㅆㅅㅌㅊ로 섬세하다. 물론 극장은 더 엄청났겠지. 아카데미 음향상 수상

 

2. 스티븐 프라이스가 맡은 OST는 기체가 없는 무음의 공간을 가득 메우며 남다른 카타르시스를 일으킴. (이건 주관적인 이유)

 

3. 촬영이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위 아래 구분이 사라진 채 자유롭게 유영하며
오랫동안 이어지는 롱테이크 씬은 "무중력 공간 자체"를 구현했다.

 

4. 1인칭과 3인칭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관객의 시점을 전환시킴.

이미지즘의 극한이자, 체험의 영화.  아카데미 촬영상 수상

 

5. 무중력 상태와 그림자 효과, 파편 운동을 완벽에 가까운 구현했다.
(아쉽게도 상황 설정은 100% 팩트가 아니라 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 우주선과 미 우주선은 궤도가 달라서
영화처럼 궤도를 따라 우주쓰레기가 한꺼번에 몰려올 일은 없다고 함.)

쿠아론은 물리적인 고증을 위해 촬영장에 나사 직통 전화를 두고 궁금하면 바로바로 문의를 했다.

 


6. 최고의 미장셴.

특히 에어락 씬에서 자궁 씬은 개인적으로 그래비티에서 뽑는 최고의 명장면이다.

무호흡 후에 겨우겨우 산소 공간으로 들어가서 우주복을 허물벗듯이 벗은뒤,
마치 산소를 양수 삼아 눈을 감고 웅크리는데, 이때 뒤에선 탯줄 비슷한게 날아다닌다. (위짤)

 

이 재탄생 장면은 보자마자 감격했다.

생명에 대한 이토록 품격있는 찬사를, 난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다.

대사도 하나 없이, 순전한 이미지와 호흡하는 사운드로 만들어낸 이 자궁 은유 장면은

딱 봤을 때 아, "시네마틱" 이란 이런거구나 싶었다.

 

 

7. 무중력 상태를 표현하기 위한 펜의 활용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오마주로 보는 사람도 있다

(그밖에 똑같은 디자인의 우주복, 무호흡씬 등 2001에서 따온 장면이 꽤 있다고 함)


8.주인공이 단 두명, 산드라블록, 조지클루니, 후반부는 혼자서 러닝타임을 내내 이끌어가는 탁월한 연기력.

이 영화를 통해 산드라 블록의 탁월한 연기력을 다시보게 됐다.

 

 

9. 하나의 소재(Debris)로 벌어질 수 있는 사건들을 나열한 단순한 구성으로 이끌어낸 함의.


10. 지구에선 도움이 되던 것들 - 낙하산, 불 등이 오히려 파멸을 촉진한 아이러니.

 

이를 통해 과도한 기술 문명과 인간 실존의 본질에 관한 가장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귀환씬과 대지에 첫발을 내딛는 씬이 쿠아론이 내놓은 일종의 대답이 아닐까.


11.  뤼미에르의 사실주의와 멜리에스의 환상주의의 계보를 동시에 잇고 있는 영화.

(전반의 사실주의와, 후반부의 환상 장면의 이분적이면서도 조화로운 구성)

 

3D 영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우주 영화의 새로운 탄생을 알린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밖에 자잘하게 느낀 건 많은데 구체적으로 이 정도인 것 같다.

 

 

영화관 관계자라던지 영화관 사장이 혹시라도 이 글 보면 그래비티 3D아이맥스 재개봉 앙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