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관련 추억 두 개

몇달 전부터 도시락 두 개 들고 오다 보니

저녁에는 항상 컵라면이라도 먹고 있는데

나름대로 잔머리 굴려서 가장 저렴하게 구입해서 먹고는 있다만

가끔 이거 먹을 때마다 두 가지 추억이 생각난다

1. 군대에서

나는 상병 진급 몇달 앞두고 행정병으로 옮겼는데

군필 남성들은 잘 알겠지만 본부 행정병 아닌 중대(포대) 행정병은 그렇게 편하지는 않다

나같은 경우는 훈련 열외도 한번도 없었고 할 건 다 했고

행정으로 가서 병장달기 전까지 막내생활 하다 보니 다른 포대(중대) 대위가

나보고 언제 넌 막내생활 면하냐면서 불쌍하다고 했었지

아무튼 내가 입대 전에 푸샵 하나도 못하던 약골이라 7톤짜리 포다리 드는데 문제가 많다 보니

관례적으로 이루어지던 전투병-->행정병으로 보직전환 됐고

(군대에서 생긴 지병도 원인이 됐지만)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내 위 고참들 중에서 나보다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은 없었던 바

내가 행정병으로 간 게 꼭 무리한 보직전환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소위 명문대(서울대 연고대) 출신도 아니었는데

내가 상병 3호봉 때 고대 경영대 다니넌 후임병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나랑 비슷한 수준의 대학을 다닌 친구는 있었어도 나보다 좋은 대학 다니다 온 친구는 없었다

참고로 내가 행정병으로 가서 인사기록부를 보게 되었는데

우리 포대 약 100명 중에서 약 20명만이 4년제 및 2년제 대학 다니다 온 친구들이었고

나머지 80여명은 고졸 이하였다

언젠가 K 소위가 나랑 둘이 있을 때 이런 말을 해온 적이 있다

"XXX 너도 참 불쌍한 놈이다 이 부대는 가방끈 짧고 덩치 크고 키 크고 힘 잘 쓰는 애들이 오는 곳인데

어떻게 너같이 푸샵 하나도 제대로 못하던 놈이 이런 부대로 떨어졌냐?"

내가 군생활 하던 때가 9X년이다 보니 요즘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진 얘기일지 모르나

여하튼 나도 군대에서 문화충격 많이 받았다

그건 그렇고 상병 때 당시 일직근무 서던 중사가 행정대기 하던 나에게 새우탕큰사발 컵라면 국물 버리고 오라 했는데

화장실에 가서 그 국물 버리려니까 왠지 너무 아까운 생각도 들고 배도 고프고 해서

그 중사가 먹다 남긴 라면 국물을 화장실에서 버리는 척하면서

보약 먹듯(?) 마셨던 일이 지금도 생각난다

지금 같으면 절대로 못 먹을 것 같은데 군대에서는 항상 배가 고플 뿐만 아니라

사제라면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힘들었으므로 아주 고맙게 그 중사가 버린 컵라면 국물을 마셨지

그보다 더 씁쓸한 추억(?) 얘끼 하나 한다면 자대배치 받고 나서 얼마되지 않았을 때

병장 한명이 제대한다고 일이등병들 체육관에 집합시켜서 라면회식을 시켜줬는데

세면실에 있던 세면대에다가 라면을 부어주는 것이었다

지금같으면 당연히 못 먹겠지만 그 때는 처음에는 약간 찝찝했지만 아주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있다


2. 대학시절에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는데 X법 가르치던 교수님이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러시는 거다

"여러분 다들 창밖을 한번 보시겠어요?

이제 완연한 봄인데.. 봄이 느껴 지나요?

그런데 저기서 컵라면 먹고 있는 남자 보이시죠?

아마 점심을 컵라면으로 떼우는 것 같은데 여러분 학생시절에는 저렇게 먹어도 괜찮지만

저렇게 나이 먹어서 양복 입고 컵라면으로 식사 떼우면 너무 불쌍해보이지 않나요?"

그런데 내가 양복을 입은 건 아니지만 매일 컵라면 먹고 있다 보니

가끔 그 교수님이 해줬던 말씀이 생각난다

어차피 나는 남의 시선 신경쓰지 않고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는 하나

(그런 사람이면 벌써 도서관 뛰쳐 나갔거나 저승길 갔겠지)

지금의 나도 그 당시 교수님이나 우리들이 그랬듯이 누군가의 눈에는 매우 불쌍한 사람처럼 비춰질까?

30대 10년을 매일 소주 라면 먹으면서 죽고싶은 거 참고 버티고

(거의) 매일 라면 1(2)개를 꼭 먹고 있다 보니

나도 가끔 나중에 내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되기는 하는데

돈 없는 백수에게는 라면만큼 적은 돈으로 큰 만족감을 주는 음식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까워서 라면 국물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다 마시는데 나중에 돈 벌면 라면은 좀 많이 줄일 생각이기는 하다

3.

그리고 일베섹고게패륜견들이 내가 오후시간대에 사법갤 들어온다는 거 알고

그들끼리 작당해서 그 시간대에 사법갤 들어오거나 좌표 찍고 나 욕하러 디씨까지 흘러오고 있는 것 같다

그 인간말종들이 예전에 일베섹고게에서 나 괴롭히던 패턴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데

보아하니 군대도 가지 않은 어린친구들 같아 나도 상대하기 싫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냥 이런 패턴이 2년 이상 반복되고 있다는 점만 알아주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놈인지 아닌지는 사주만 봐도 다 알 수 있는 거다

역학에 대해 좀 아시는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알 거다

내가 지금까지 유료~무료 사주 꽤 봐 왔지만 단 한명도 내 정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사람은 없었지

하기야 너희 인간 말종들이 무슨 이유가 있어서 나를 까는 건 아니니 이런 말도 의미는 없겠지만

그리고 나는 사주 맹신도 불신도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예전에 글 써 드렸다

30분 뒤에 한화vs기아 프로야구가 시작돼서 이쯤에서 오늘 뻘글은 마무리 한다

오늘부터 펼쳐지는 2연전이 가을야구 하느냐 마느냐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경기인데

이글스30년 팬으로서 한화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권혁 박정진 송창식 윤규진 등등 내가 아끼는 우리 한화이글스 투수들이 이번 시즌에 너무 혹사당하고 있는 것 같아

차라리 2연패 당하고 가을야구(와일드카드)의 꿈도 사라졌으면 하는 이율배반적인 생각도 드네

근 30년 매일 쓴눈물 삼키며 지낼 정도로

외롭고 슬프고 힘들고 쓸쓸했던 내 가련한 청춘을 위로받는 수단 중의 하나가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경기 시청이다

9월 달에 컴퓨터나 노트북은 한대 살 생각이었는데 막상 사려니까 또 돈이 아깝다

그 돈이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1년~3년(5년)된 수험서 모두를 최신판으로 바꾸도 남을텐데..

항상 이런 생각때문에 컴퓨터(노트북)을 사지 않았지

이 문제는 며칠 더 고민 좀 해보련다

나도 인터넷에 뻘글쓰기는 항상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는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외롭고 슬프고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