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무섭지 않습니다만 들어주세요. 제가 아직 4∼5살 때 이야기입니다.

당시 집에는 욕실이 없어서, 어머니와 자주 목욕탕에 가고는 했습니다. 아직

어렸기 때문에 어머니와 여탕에 들어갔습니다. 어느 날, 몸을 씻은 후 싫증이나

버린 저는, 목욕탕 안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만,

탕 옆에 계단 벽에 달린 문이 있었습니다. (어디에나 그런 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

습니다) 저는 문득 그 문이 마음에 걸려서 문 앞까지 갔습니다. 문 손잡이 바로

밑에 큰 열쇠 구멍이 있었습니다. 두근거리며 들여다봤습니다. 저쪽 편은 어떤 걸로

덮어져 있는 상태라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뭘까?, 끝이 없네.] 일단 얼굴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한 번 더 열쇠 구멍을 들여다봤습니다. 어렴풋이 밝은 빛

속으로, 보일러처럼 생긴 기계가 보였습니다. [우오. 굉장하다.] 정신없이 들여다봤습니다.

문 맞은 편에서 느꼈던 건지,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 알려 준건지 갑자기, 저는 눈을 떼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멍에서 눈을 뗐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열쇠 구멍에서 마이너스

드라이버의 끝 부분이 튀어나와서 미친 듯이 돌고 있었습니다. 저는 숨을 들이켜고 그 자리를

떠났고, 어머니한테도 이야기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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