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빨고 쓰는 글이 아니라, 술빨고 와서 걍 지껄이는 얘기다.


내가 생각하는 "(소수의) 잘못된 영화 비평의 세 가지 발전 단계"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당께


이는 영잘알과 영알못을 나누는 기준이 아니며, 

굳이 말하자면 '영심잘못알'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인데, 영화를 심각하게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어떤 사람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그 영화에 대해서 말하거나 글쓴 것을 비평이라고 한다면

그 비평은 그것이 한줄평이든 장문의 글이든 간에, 또한 그 대상이 영화계이든 관객들이든 간에 하여간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고 단지 자신의 허영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오직 자신의 지적/미적 능력을 뽐내고, 심지어 도덕적 잣대까지 들이대기도 하는 새끼들이 있다는 거다.


이 글은 그런 새끼들의 머가리에 무슨 생각이 들었길래 그따위로 영화를 보고 영화를 평가하는지에 대한 고찰의 결과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대다수의 관객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글이다.


물론 항상 그렇듯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영알못임을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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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시작해보자.

첫 번째 단계는 특히 보지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것 같아.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흔히 보이는데, 여친 있는 게이들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어.


견지망월 (見指忘月) 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달을 가리키는 데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다는 뜻이다. 


작가주의 예술영화, 실험영화, 또는 난해한 영화 등의 경우에는 평론가 사이에서도 영화에 대한 해석의 논란이 분분하지만, 

때로는 그 해석들이 영화의 감상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지.

하지만 내가 말하려고 하는 이 단계는 오히려 장르영화, 오락영화에서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예를 들면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영화를 보고 온 P양의 감상평 - "수현 오빠 노무 잘생겼엉~~^^"

[그래비티]를 보고 온 K군의 감상평 - "산드라 블록 응딩이 ㅆㅅㅌㅊ!"  

[다크나이트]를 보고 온 L양의 평 - "히스레져~~ㅠㅠ 돌아와영~"


이정도는 그냥 애교로 귀엽게 봐줄 수 있지만, 더 심한 경우도 많아.

과연 이새끼가 영화를 제대로 본 새끼인지, 빨리감기를 한건지, 중간에 쳐 졸았는지, 주의력 결핍 장애가 있는지 등등의 의심이 가는 평들도 있어.

잔인한 장면이 나왔다고 그 영화가 순식간에 쓰레기 취급을 받거나, 또는 흑백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순식간에 존나 지루한 영화가 되기도 하고

하여간 종류도 존나 다양하다. 이걸 평으로 취급하고 있는 내 자신이 쓸데없이 엄격한 건지도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감이 오냐? 

물론 이런 평들을 무작정 무시하고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야. 

또한 이런 사람들이 계속해서 영화를 봄으로써 영화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부분도 크고....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글의 주제는 '비평'에 관한 거야. 

영게이들은 적어도 이따위 수준의 평을 평이랍시고 싸지르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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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두 번째 단계야.

특히 왓챠의 등장으로 많이 양산되는 유형인데, 흔히 '허세충', '좆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평이야. 

약간 어려운 영화나, 또는 고전으로 여겨지는 영화평에 주로 등장해.


감독이 손가락을 봐주길 바랄 때, 자기들은 감독이 달을 가리키고 있다고 제멋대로 착각하고, 엉뚱한 얘기를 늘어놓는 유형으로,

필수적으로 우덜식 '의미부여', 쓸데없이 어려운 단어, 난삽한 문장 등을 동반하게 돼.


이러한 비평 또한 무시하고 폄하할 수만은 없는게, 그래도 보통 사람들에 비하면 영화를 나름 열심히 보고, 또한 열심히 생각하는 사람들이거든.

오히려 어떤 부분에서는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고, 또한 이러한 시도들이 영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하지.


하지만 영화의 의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우덜식 관점으로 영화를 보고 우덜식으로 해석해서 평이라고 써놓은 글들을 보면

별로 공감이 안 갈 뿐더러 심지어는 문장을 이해하기도 힘든 경우가 많더라고.

게다가 자기 식으로 "이 영화는 이러이러한 영화이다!"라고 규정지으려는 태도는 불쾌하기까지 해.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갖춰야 할 소양 중의 하나가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한다면,

두 번째 단계의 평들은 이러한 기본적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채, 단지 자신의 허영심을 충족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겨진다는 생각이 들어.

그니깐 자기가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영화를 자기 쪽으로 억지로 끌어당긴다고 해야 할까.

 

첫 번째 단계의 평을 "감독이 빡칠 만한 평"이라고 한다면

이 두 번째 단계의 평은 "감독도 이해하지 못할 우덜식 평"이라고 부른다면 적절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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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야. 슬슬 술이 깨고 있어.

이 단계는 어느 정도 영화적 또는 영화외적 지식은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춘기적 반항심과 인정투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보이는데, 

여기서부터는 영화에 자신만의 가치기준을 들이대기 시작해.(종교적/이념적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포함)


즉, 감독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지만, 오히려 감독에게 손가락을 잘못 가리키고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야.

비평인지 비판인지 헷갈리기 시작하지.


왜 [국제시장]으로 논란이 되었던 허모씨의 평소 평론에 "당위"라는 단어가 자주 들어가는지 대충 이해가 가지?


이 단계의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미 "영화란 이러이러해야 해!", "이러이러한 영화는 안돼!" 라는 자신만의 기준이 깔려있는 것 같은데

그 기준 마저도 얄팍하고 편협한 식견의 산물에 불과한 것 같아.


또한 평론가 평점과 관객 평점이 눈에 띄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도 대개 이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어.

아무리 뛰어난 평론가라 하더라도 다수의 대중의 눈보다 더 뛰어날 수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야.

영화를 일종의 '체험'으로 본다면, 소수의 체험은 다수의 체험보다 결코 범위가 넓을 수가 없겠지.


이 단계의 사람들은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하지만, 다수의 공감은 얻지 못하며

항상 평을 쓸 때 무언가 악에 받쳐서 쓴다는 느낌이 들어. 뭔가에 흠을 잡아내는 능력만큼은 대단히 탁월하지.

영화를 법정에 세워놓고 스스로 배심원의 역할을 자처하는, 가장 악질적인 새끼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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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관객 사이에서 둘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게 비평가이고 비평이지만

잘못된 비평은 우리를 짜증나게 만들지.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허세충, 좆문가, 평레기 등으로 부르기도 해.


영화나 관객이 主가 아니라, 자신의 뽐내기가 主가 되는 글은 그냥 일기장에 적어도 충분하겠지.


개나소나 비평을 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요즘에는 제대로 된 비평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생각에 글을 싸질러봤어.


머가리가 노무 피곤해서 급하게 글을 마무리하는 감이 있지만,


종종 생각나면 글을 계속 업데이트 해보려고 해.




운지운지! 자지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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