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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썼던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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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원 삼성병원에서 신장암 정기검진하다가 폐암 진단받았을 당시 검사 안내서다.

이름이랑 기타 연락처같은건 지웠고, 나이가 23살인건 만이라서 그런듯. 89년생이다.








 새벽녘 잠못자고있을적에 올렸던 글이 게이들에게 꽤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댓글도 많이달리고 일베도 많이 먹은걸 보니 사실 사는데 별 도움이 안되는 것이긴 하지만서도 기분이 꽤 좋았다.


 그래서 금방 새로 글을 쓰고싶었지만, 갑자기 통증이 찾아오는 바람에 한참을 바닥에서 둥굴러다니다가- 이제야 정신이 좀 들어 글을 써본다.



 몇몇 게이들이 말하기를 '얼마 남지않은 귀한 시간 일베나하고 있느냐'고 질책하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베하는게 어때서?

가족, 친지, 친구, 심지어 여자친구에게조차 솔직하게 다 털어놓지 못하는 내 이야기들을 한낱 부끄러움 없이 죄다 토해낼 수 있는 곳이 일베아니었나.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생이 짤막한 나역시도 남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싶은 욕심이 있더라. 그래서 내 솔직한 생각과 감정들을 주변사람들에게 감히 꺼내지 못하는 것이지. 행여 받아 줄수있다고해도 그들이 나 하나로인해 마음속에서 떠안아야할 부담감이 훨씬 커진다는 사실은 결코 변하지않는다.



 그래서 내 25년 인생 가장 솔직한 순간들을 부담없이 적어놓을 수있는 일베가 좋더라.


쓰잘떼기 없는 짓거리라고 해도, 난 이곳에 글을 적어야겠다.







 여튼 각설하고, 본래 하려고했던 여자친구 이야기를 해야겠다.




 어떻게 만났는지, 또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섹스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뻔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들이라 생략하고-, 중요한 것은 지금 그 사람이 내가 곧 죽는 다는 것을 나만큼이나 잘알고있다는 것이다.



 벌써 4년 정도의 시간이 훌쩍 흘러, 서로에 대해 사랑이라는 감정이 많이 무뎌진만큼 그 사이를 의리로 대신 채워넣은 사이인지라 누구 하나가 곁을 떠나 영영 사라진다는 것을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들었을텐데 아직까지 큰 내색하나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참 대단하고 고맙다는 생각이든다.




 내가 몸이 멀쩡했을 무렵 그 사람을 바라보았을 때에는, 똑똑하고 이쁜구석이 있는 현대 여성의 표본이었지만 이기적인 구석이 있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지금와서 보니 그 천일이 훨씬 넘는 세월간에 내가 사람 하나를 완전히 잘못 알았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미안했다.



 이전에도 나는,  나보다 나이가 2살 많은 그 사람 부모님에게 부끄럽지 않게 설수 있을 만큼 능력이있는 것도 아니었기때문에 알게모르게 열등감에 젖어 웃는 낯으로 상처 깨나 주었을 못난 남자친구에게 그간의 의리랍시고 죽은 송장이나 다름없는 내 옆을 지키고앉아있는 걸 보니 내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확실히 배운 집안의 딸은 뭔가 틀리다고 말하는 것일까. 처음으로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에게 존경심이 생긴다.

나라면, 나였더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끊임없이 되물어도 그녀와 같지는 못했을테니까.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너무나도 부끄럽게 만드는 그 사람이 더이상 날 찾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로 가서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그래야하는게 맞는것 아닐까. 나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이미 그 사람과 평생을 같이 하기에는 글러먹은 몸이요, 주어진 미래란 고작 몇달에 불과하니 내게 무슨 가능성을 기대할 수있겠느냔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도 찾아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고 아이패드로 인터넷 기사와 그에 달린 웃긴 댓글들을 찾아 읽어주는 그녀에게 퍽 신경질 적으로 대하고 말았다. 



착잡하구나.


 한때는 내가 참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보니 천하의 바보 천치가 따로없다.



한참을 더 생각해나가야겠지만, 그 사람, 그녀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다.






 이번 글은 여기에서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