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을 애도하는 수많은 민중들
10월 28일경부터 국장 전인 11월 2일까지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시·읍·면에 분향소가
설치되었다. 귀국 후 들으니 분향자 수는 인구 3,700만 중 2,000만에 달했다고 한다. 인구의 5분의 1이 모여 있는 서울에서는 민중들이
분향을 위해 장사진을 이루었고 모두 비통한 표정이었으며 우는 사람도 많았다. TV에서는 박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생전의 사진을 차례차례로
비추고 있었는데 호텔 여종업원은 나의 방을 청소하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다시 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총총히
사라졌다.
이와 같은 얘기는 배우들한테서도 들었다. 국장일에는 거리 정리를 하던 경찰관들도 이따금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10월
31일 판문점 견학을 마치고 돌아오던 버스 안에서 중앙청 앞 분향소에 분향하러 가는 행렬이 세종로 양측을 메운 것을 보고 안내양이 대통령에
대하여 민중이 얼마만큼의 경애의 정을 가지고 있었나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짬을 봐서 "그렇지만 어떤 사람은 독재자라고 합니다."라고
했더니 그 순간 안내양은 언성을 높여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크게 틀린 것입니다."라고 덤벼들었다. 비단 버스 안내양뿐만 아니라 몇
사람의 반체제 언론인도 대통령만은 별격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을 나는 들어서 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