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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http://heartbrea.kr/index.php?document_srl=195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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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명의 북한군이 나를 둘러싸고,

 

그 중 한 명은 얼굴을 바짝 들이대며, 죽일듯한 눈으로 바라보며 내 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떨던 몸과 손이 떨리지 않고,

 

마음도 담담해진다.

 

 

 

 

간부인지, 선임급인지 모를 북한군 하나가 내 앞에 살짝 쪼그려앉고,

 

"...부대가 어디냐"

 

 

 

 

그 때 더 바짝 들이대는 칼날.

 

 

 

 

'말할거면 여기로 왔겠냐...그나저나...'

 

 

 

 

다시 눈을 돌려 북한군 한 명 한 명을 본다.

 

다들 땀범벅에, 흙투성이의 군복, 그나마 무전기 메고 온 녀석은 툭 건드리기만 해도 쓰러질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 하나 잡겠다고 여기까지..개고생했네 이것들..'

 

 

 

 

피식.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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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인 몸에, 웃을 때마다 찢어진 입 안이 욱신거리지만,

 

기침이 나올 정도로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북한군 얼굴이 굳어지더니 목에 칼을 들이댄 녀석과 잠시 눈이 마주치고,

 

 

 

 

칼날이 밑으로 떨어지더니 허벅지에 들어와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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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이 새나가지 않도록 틀어막은 손에선 이상한 악취와, 나무껍데기를 가져다 댄 듯한 딱딱하고 거친 촉감이 느껴지고,

 

웃음이 비명으로 바뀌고, 온 몸이 바짝 긴장하더니 정신이 번쩍 든다.

 

 

 

 

무표정한 모습으로 조용히 응시하는 북한군.

 

'살고싶다...'

 

 

 

 

눈 앞이 뿌옇게 변하더니 이내 눈물이 얼굴의 상처를 지나 턱 끝에서 툭툭 떨어진다.

 

 

 

 

"부대 위치를 말하라"

 

 

 

 

짧고 간결한. 북한 특유의 억양으로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

 

그리고 코 앞으로 들이댄 비릿한 피냄새가 잔뜩 나는 칼날.

 

 

 

 

전쟁이고 뭐고, 이대로 살아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

 

몸에 흉터는 남고, 행여나 어디가 후유증이 남아 장애인으로 살아야 할 지라도..

 

무엇보다, 언제 다시 칼이 내 몸에 박힐 지 모른다는 두려움.

 

 

 

 

"어...그...그러니까...."

 

 

 

 

다음 말을 기다리는 듯, 칼날 든 북한군을 밀치고 계급 높은 녀석이 얼굴을 들이댄다.

 

 

 

 

"그러니까.."

 

"말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빨리 답을 듣고싶은 듯, 재촉하는 녀석.

 

어느덧 뒤에서 무전기를 들고 주파수를 맞추고 있는 통신병.

 

긴장한 듯 사주경계 하고 있는 다른 북한군.

 

 

 

 

'말하고...살자...집에 가야지...'

 

입을 열려는 순간. 스쳐지나가는 얼굴.

 

 

 

 

부사수.

 

 

 

 

'부사수한테 못알아냈으니..나한테 이러는거겠지..그럼..부사수도..'

 

 

 

 

 

짧은 시간,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가는 부사수의 모습들.

 

포 사격 전, 썰렁한 얘기에도 대답해주고,

 

진흙 던지면서 장난도 치고, 오래된 수통의 비릿한 물도 나눠마셨던 녀석.

 

'제가 남겠습니다.' 하며 경계자세를 취하는 마지막 모습까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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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때문에 북한군이 보이지 않고, 아까보다 더 많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간다.

 

 

 

 

대답이 없자, 실망한 표정의 북한군.

 

그리고 연이어 다른 허벅지에 들어와 박히는 칼.

 

 

 

 

"읍!!!!"

 

 

 

 

굳이 입으로 막지 않아도, 어금니를 꽉 물으며 비명소리를 참는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다시 목에 칼이 들어온다.

 

 

 

 

강제로 젖혀진 고개.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는 밝은 새벽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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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듯, 모자를 벗고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는 상급 북한군.

 

답답하다는 듯, 직접 칼을 빼앗아들고 들이민다.

 

"마지막이다. 말하라"

 

 

 

 

더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는 음성.

 

대꾸도 하지 않고

 

멍하니 조금씩 밝아지는 하늘만 바라본다.

 

 

 

 

'엄마...나 죽나봐요...미안해요, 살고 싶은데...말하면...'

 

 

 

 

그 사이 이제 주변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지르며 달려드는 북한군.

 

밝아오는 새벽 하늘이 어느덧 북한군 얼굴이 보이며 새까매진다.

 

 

 

 

'어디쯤 있을까...엄마...아버지...보고싶어요...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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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척하고 거친 숲길을 헤치며 달리는 소대장.

 

그 뒤를 따라오는 수색조.

 

 

 

 

'발자국이..여기에서 끊겼다'

 

 

 

 

두리번거리니 주위에 흔적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고,

 

몇 년간 사람이 다니지 않은 듯, 쌓여있는 나뭇잎들과 나뭇가지.

 

 

 

 

"흩어져서 찾아볼까요?"

 

 

 

 

 

고개를 내젓는 소대장.

 

"흩어지면 오히려 위험하다, 이미 숲 깊숙히 들어오기도 했고..."

 

 

 

 

'어디로 간 거냐...'

 

 

 

 

이미 숲 속은 손전등이 없어도 어지간한 사물은 보일 정도로 밝아진 상태.

 

주변을 한참 두리번거리던 소대장 시계를 보고,

 

'곧 지원병력이 도착한다..지금 이 인원으로 산을 뒤지기에는 무리..'

 

 

 

 

"시간이 많이 지났다..부대로 복귀한다.."

 

 

 

 

긴장된 수색조원들의 표정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살아 돌아간다' 는 안도감에 보일 듯 말듯한 웃음을 짓는 현역도 있다.

 

 

 

 

그 때.

 

'쿵' 소리가 나더니 뭔가 굴러가는 소리.

 

 

 

 

뒤돌아보니,

 

비탈길에 서 있던 살찐 현역 하나가 올라오려다 미끄러져 넘어져있고,

 

방탄모 하나가 비탈길을 타고 데굴데굴 굴러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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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병신이...빨리 줏어와!!"

 

 

 

 

소대장의 눈치를 보던 선임병이 벼락같이 화내자 뒤뚱거리며 뛰어내려가는 현역.

 

 

 

 

 

정찰조도, 예비군도 찾지 못해 찜찜한 기분의 소대장이 무표정한 표정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

 

나머지 조원들은 비웃으며 쳐다보고 있는 와중.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소리.

 

 

 

 

"으...으악!!!"

 

 

 

 

순식간에 전원이 소총을 바짝 고쳐잡고,

 

근쳐 바위, 나무 뒤로 엄폐.

 

 

 

 

낮은 포복자세로 엎드린 소대장

 

"무슨 일이야!!!"

 

 

 

 

한동안 말이 없다가 반쯤 넋이 나가 들려오는 목소리

 

"시...시체...입니다..."

 

 

 

 

'설마...'

 

 

 

 

정신 바짝 차리고 비탈길을 내려가니 큰 바위 앞에서 울먹거리고 있는 현역.

 

고개를 돌려 바위 밑을 쳐다본 소대장.

 

몇 초 보지 못하고 고개를 금방 돌려버리고,

 

나머지 수색조원 역시 아무 말 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거나, 아예 몇 걸음 떨어져 주저앉는다.

 

 

 

 

오른쪽 건빵주머니에 손을 넣고 온 몸이 피로 물들어 죽은 예비군의 시신.

 

 

 

 

입술을 꽉 깨물고, 다시 눈길을 돌린 소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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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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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텐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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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병력이 도착했다." 는 대대장의 말에

 

누구나 가릴 것 없이 안도하며 웃는 간부들.

 

유난히 튀어나온 배를 쓰다듬으며 흐뭇해하는 대대장.

 

 

 

 

그 와중에 유일하게 웃지 않는 소대장.

 

 

 

 

대대장이 어느정도 눈치를 챈 듯, 헛기침을 몇 번 하고,

 

 

 

 

"이제 밀어 붙이는 일만 남았구만...아, 그나저나, 듣자하니 사망한 장병이 있다던데?"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하는 인사장교.

 

"아, 네.. 적 정찰조에게 당한 현역 1명, 예비군 1명이 있습니다. 정찰조에게 당한 것 같습니다."

 

 

 

"그래..나라를 위해 죽은 장병이니 수습 잘 하고..참호에서 둘 다 당한건가?"

 

 

 

"아닙니다. 현역 1명만 참호 안에 있었고..예비역은 그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제 생각이지만..현역이 죽자 겁을 먹고, 혼자 살려고 도망가다 길을 잘못들어 잡혀 죽은 것 같습니다."

 

 

 

 

발끈한 소대장.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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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히 소대장에게 쏠리는 눈.

 

무거운 분위기 속에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다시 제자리에 앉고,

 

 

 

 

뒤이어 들려오는 대대장의 목소리.

 

소대장을 흘깃 보며 들으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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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라는게 뭔가..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죽는 거 아닌가..그런데..제 혼자 살자고..?"

 

...무거운 침묵.

 

 

 

 

"나중에 따로 조사하면 나오겠지..시신 수습 잘 하고. 곧 진지 이동할테니 준비하도록. 이상."

 

 

 

 

말이 끝나기 무섭게 텐트를 신경질적으로 걷어버리고 나오는 소대장.

 

마침 기다렸다는 듯 달려오는 의무병.

 

 

 

 

"시신 수습 마쳤습니다. 여기..소대원들 소지품.."

 

부사수와 예비군의 소지품이 담긴 비닐 백 2개.

 

 

 

 

"저...그런데 예비군 시신에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대장.

 

 

 

 

"그게, 예비군 시신에..팔, 다리, 발목...등등에 자기 이름을 써 놨던데요.."

 

 

 

 

'죽었는데 별 대수냐는 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소지품을 받아들고  자기 텐트로 돌아온 소대장.

 

보관하고 있던 소대원들의 유서를 찾아 비닐 백에 같이 넣고,

 

유품을 한참 멍하니 바라본다

 

 

 

 

'...'그' 예비군...'

 

 

 

 

수첩, 펜, 쪽지, 다 깨져버린 휴대폰.. 단촐한 소지품.

 

비닐백을 열어 수첩을 꺼내 펼쳐보니,

 

몇 장 안 적혀있는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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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 00일.

 

2돈반에 올라 쓰고있다.

 

전쟁이 터졌다.

 

길거리엔 온통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알게모르게 비명소리가 계속 들린다.

 

무섭다. 정말 무섭다. 금방이라도 뭔가 날아오거나, 터질 것 같다.

 

사람들이 뛰어가는 반대 방향으로 내가 찬 타는 가고 있다.

 

갈수록 사람이 줄더니..이제는 차에 탄 사람 말고는 보이지도 않는다.

 

이 사람들을 믿고, 싸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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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 00일

 

부대 들어와 누워서 쓰는 글.

 

아무리 맘 편하게 먹고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곰팡내나는 모포냄새, 날리는 먼지..

 

다들 잠이 오지 않는 듯, 헛기침 소리와 소곤소곤 들리는 대화소리도 많이 들린다.

 

입대 첫 날 밤 이랬는데...

 

안되는 건 알지만 자꾸 휴대폰을 만지게 된다. 뺏길 것 같기도 한데..잘 숨겨놔야지..

 

금방이라도 전원 켜면 엄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디쯤에 있을까..엄마..아버지..

 

...어제 술 많이 마셨는데, 친구들은 다 군대로 들어갔을까?

 

00이놈은 아마 도망갔을 것 같다. 맨날 뺀질거리기만 하고, 술만 얻어마시던 놈인데..

 

XX얘는 잘 할 거 같다. 아는 것도 많고, 좋은 놈이고..

 

다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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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 0X일

 

첫..첫 사격을 하고 2돈반을 타고 가는 길이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괴감도 약간 든다.

 

함마질, 곡괭이질, 삽질..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정도밖에 안됀다.

 

사실 아직도 손가락이 덜덜거린다. 아프기도 하고..하지만 티 내지 말아야지. 그래도 예비군인데..

 

쪽팔리잖아.

 

그런데..아까부터 부사수 저 녀석이 실실 웃으면서 나를 쳐다본다.

 

..친형 닮았다나..뭐라나..전쟁중에 참 맘 편한 녀석이다.

 

포 사격하는것도 그렇고, 몸에 수류탄 달고 다니니 '죽으면 어떻게 알아보나' 싶다.

 

군복에 이름 있긴 한데..찢어지면 보이지도 않고..군번줄도 없는데..

 

시간 날 때 몸에다 여기저기 내 이름 써 놔야겠다. 그러면..

 

어떻게 죽어도..내 이름은 알아보겠지..적어도 이름없이 땅에 묻히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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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 0X일

 

점심먹으면서 여기저기에 이름을 써 놓았다.

 

다른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보는게 좀 부끄럽긴 하지만..

 

옆에서 밥 먹는 안경 여드름 돼지..참 밥 복스럽게 먹는다.

 

괜히 내가 흐뭇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와는 달리 편안하게 밥먹고 쉬는 모습이 보기 좋다.

 

전쟁나서 온 곳만 아니면..참 좋은 곳이었을텐데..

 

그나저나 무전병은 뭐 저리 혼자 끙끙 앓는지 모르겠다. 내가 고칠 줄 알면 도와줬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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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 0X일

 

경계근무 나가기 전..

 

문득 오늘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대장이 해준 말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그냥 아무도 안 왔으면 좋겠다.

 

실제로 적이 보이면 쏴 버려야 할 텐데. 내가 누군가를 죽인다는 게 상상이 안 간다.

 

사람 죽이면, 후유증도 있다는데..나중에 사람들 못알보면 어쩌지 싶다.

 

그나저나 부사수 이놈, 참호에서 좀 혼내줄까..지금 상황은 알고 장난치는건지..

 

소대장이랑 약속했으니, 얘기 할 수도 없고..

 

여하튼, 꼭 살아돌아갈거다. 그래서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면서 겪었던 일 얘기할 날이 오겠지.

 

처음 엄마, 아버지를 처음 보면 뭐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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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수첩을 닫고,

 

 

 

 

그 때 들어오는 의무병.

 

"아. 저..예비군 시신..오른손에 이게 있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사진같은데..."

 

 

 

 

얼마나 꽉 쥐었는지 보기 힘들 정도로 구겨진 피범벅이 된 가족사진.

 

 

 

 

찢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사진을 편 소대장.

 

사진을 한참 뚫어지게 쳐다보고, 수첩과 함께 다시 비닐백에 집어넣어 자신의 군장 안에 넣는다.

 

 

 

 

때마침 들어온 포반장.

 

"진지 이동 준비 끝났습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서고,

 

밖으로 나오니 시동을 걸어놓고 새까만 매연을 뿜으며 기다리는 포차들.

 

포차 뒤 좌석에 앉아 물끄러미 쳐다보는 소대원.

 

 

 

차에 오르기 전 잠깐 머뭇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내 고개를 떨구고,

 

멀어지는 진지를 백미러로 바라보는 소대장.

 

 

 

 

'약속...지켜서 고맙고...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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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시 00구 00동 XX-Y번지.

 

전쟁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이 쪽지를 쓴다.

 

예비군이니 아마 전쟁터에 가게 되겠지.

 

두렵고 힘들겠지만, 잘 싸우고 꼭..꼭 살아 돌아오너라.

 

평소 사랑한단 말을 못했다. 사랑한다. 아들아.

 

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