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통과무지에죄와벌말고
다른이유를꿈꿔보면안됩니까
구원과폐기를위한선별이야기말고
앎또는최후에예정된상호간의완전한이해
잊혀지고상실된모든것의재회라는
그런더아름다운이야기는안됩니까
모든것이기억되고정보로남는우주의존재이유가
심판의증거가아닌소중한추억을파노라마로담기위해서라는
좀더예쁜거짓말은없습니까
모두가울고불타게되는운명에
서로이해하게되는계기라던가어둠을밝게비춘다던가하는
각자마다마음속에품고살아갈수있는사명은없습니까
나는내가신을오해하는것이라고믿고싶다
내가아직어둠속에서
스스로를충분히불태워미래를밝히지못한까닭이라고믿고싶다
신도이해받지못하여외롭고
섣불리그무거운손을뻗으려하면인간을결국부수고말아서
인간과마찬가지로시간을인내하고있는것이라고믿고싶다
신이인간을자기자신과대등한존재로서사랑하고
자신의몸과생각처럼똑같이아끼는것이라면
정확히같진않더라도대충비슷할것이라고믿는다
내가모르는사정이나세계가있으리라고믿는다
만약아니더라도그런희망을품어본다
인간이미래를모르도록태어난것은
현명한절망을확신하기위해서가아니라
어리석은희망을꿈꿔보기위해서가아닐까
그것이시간속에서인간들을더나아가보도록하고
뜨겁고고통스러웠던우주를차분하게식히는원인이아닐까
엔트로피의본질이정보량또는기대이듯이
그최적화가곧기대의붕괴를통해진리를학습하는모델이듯이
나는내가얻어낸작은앎들을소중히여기면서도
저너머거대한미지속에내가모르는것들이잔뜩있을것이라믿고
매일조금씩
딱한발자국씩만이라도더내디뎌보고
떨궜던고개또한
이제는상처까지껴안으려는마음으로
새로운각오로써다시한번들어본다
확신과결론보다는
혹시모를가능성을한번더고민해보며눈을감는다
현실이매일새까맣게덧칠하는괴로운희망을
하루하루다시그리며살아가는자들에게
아무도이해해주지않는절망속에서
새로운희망을찾아헤매는사람들에게
시야에작은나비한마리날아들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