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믿고 핵보유국 노렸는데…美선거 후 꼬인 김정은 ‘외교 셈법’



 
 
  •  곽성규 기자
  • 자유일보 20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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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민주당 상·하원 승리…트럼프 정치적 입지 약화에 北 촉각

핵보유국 인정·대북제재 완화 노린 김정은…미북 정상회담 구상 차질 우려
北 출신 전문가들 “평양 외교라인 초긴장”…잇단 미사일 발사·대미 담화 주목
북중·북러 밀착에도 제재 장벽 여전…경제난 돌파 위한 대미 협상 부담 커져








 
당황한 표정의 북한 김정은. /조선중앙TV=연합

당황한 표정의 북한 김정은. /조선중앙TV=연합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제재 완화를 노려온 북한 김정은 정권의 대미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핵무력 증강과 군사적 도발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경제적 실익까지 확보하려던 북한으로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영향력 변화에 따라 외교적 선택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북한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지난 3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김정은 정권의 대미 협상 전략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대외정책 추진에도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전 통일교육원장은 북한 외교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며
당분간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고 전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북한에도 외교적 기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하는 상황은 김정은에게 불리하며,
북한 외무성의 미국 담당 부서와 유엔 주재 대표부가 선거 결과를 긴밀하게 분석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은 정권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관심을 두는 핵심 이유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이다.
북한은 올해 9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지방발전 정책 등을 제시했지만,
국제 금융거래와 대외 교역에 대한 제재가 유지되는 한 경제적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른바 '톱다운' 정상회담을 통해 핵 문제와 대북제재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이번 선거로 그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더라도 대북제재가 해제되거나 완화되지 않으면 공식적인 경제협력에는 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역시 대북제재를 북한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 행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 북중관계 개선만으로 경제난을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의 파병과 군사협력이 언제까지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김정은의 행보에서 대외정책 추진에 대한 조급함이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북한은 9차 당대회 이후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을 비롯해 외무·국방 분야 고위 인사들의 명의로 담화와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훈련, 한국과 일본의 군사력 강화,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 등을 비난하며 핵·재래식 무력 증강을
정당화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강경 발언이 대미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는 압박 전술과 연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북한의 강경한 태도가 실제 협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김정은은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을 경험한 만큼 단순한 만남보다는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나 제재 완화 등
구체적인 성과를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미국 의회 권력구도가 바뀐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새로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고영환 전 원장은 "중국도 국제규범과 대북제재를 완전히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 주민들이 중국에서 금융거래 계좌를 개설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밀착하면서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완전히 포기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5일 김여정이 전날 발표한 담화에 대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며
워싱턴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핵무력 증강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전략은 미국의 정치 환경 변화에 따라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결국 김정은 정권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핵보유국 지위와 경제적 보상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기존 전략을 고수할 경우
미북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곽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