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자 합의 음모론, 이제 그만 속자
"미국이 잘나가는 일본을 플라자 합의로 무너뜨렸다."
한국 언론에 20년째 떠도는 이 말, 들어보셨죠? 결론부터 말합니다. 거짓말입니다.
1. 플라자는 일본만 찍은 게 아니다.
1985년, 달러가 미쳐 날뛰었습니다. 5년 만에 40% 폭등. 미국 공장은 다 망하고 의회에선 "일본 제품에 관세 25% 매기자"는 법안이 올라왔습니다.
미국이 관세 대신 꺼낸 카드가 "달러 좀 내리자"였습니다. 그래서 G5가 다 모였습니다. 일본 엔화, 독일 마르크, 영국 파운드, 프랑스 프랑. 다 같이 올리자고 합의한 겁니다. 일본만 불려가서 두들겨 맞은 게 아닙니다.
2. 일본은 피해자가 아니라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일본 대장성은 오히려 엔고를 원했습니다. 엔저 때문에 미국에서 일본 때리기가 심해지는 게 더 두려웠고, 비싼 엔화로 미국 빌딩, 영화사를 싸게 사들일 기회라고 봤습니다. 실제로 80년대 후반 일본은 록펠러센터를 샀습니다. 음모에 당한 나라가 할 짓입니까?
3. 같은 약 먹은 독일은 왜 안 망했나?
플라자로 독일 마르크도 똑같이 절상됐습니다. 수출 타격도 똑같이 입었습니다. 그런데 독일은 왜 잃어버린 30년이 없습니까?
차이는 약이 아니라 사후관리였습니다. 독일 중앙은행은 돈을 풀지 않았습니다.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2.5%까지 내려 돈을 뿌렸습니다. 그 돈이 공장으로 안 가고 땅과 주식으로 가서 버블이 됐습니다. 독일은 버블을 안 만들었고, 일본은 만들었습니다.
4. 결정적 증거: 10년의 시차
미국이 일본을 무너뜨리려 했다면 1985년에 바로 무너졌어야죠. 그런데 일본은 플라자 이후가 전성기였습니다.
1989년 닛케이 39,000, 1995년 1인당 GDP 세계 1위, 미국보다 1.4배 부자. 망한 나라의 성적표입니까?
진짜 추락은 1997년, 플라자 12년 뒤입니다. 일본의 대형은행과 증권사가 줄도산하면서부터. 버블이 터진 뒤 6년간 부실채권을 숨기고 좀비기업을 살려둔 일본 정부의 자업자득이었습니다.
왜 이 거짓말을 퍼뜨리나?
"미국은 동맹도 필요하면 짓밟는다"는 불신을 심어야, "그러니 미국 말고 중국, 북한과 잘 지내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입니다.
플라자 합의는 미국의 음모가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비쌌던 달러를 정상으로 돌리려는 정상화 조치였습니다. 일본을 무너뜨린 건 미국이 아니라, 버블을 만들고 방치한 일본의 정책 실패였습니다.
이 간단한 진실을 20년째 외면하는 게, 당신을 바보로 만드는 진짜 음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