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누군가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는 이번에 리뷰하는 레드벨벳 역시 마찬가지이다. 3년 전 발매한 정규 3집 수록곡
9년 전 여름에 발매된
이처럼 수록곡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레드와 벨벳의 색채를 조합하며 앨범의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낸다. 그렇다면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놓인 타이틀곡
그리고 넘실대는 파도와 같다는 인상은 곡의 진행에도 이어진다. 벌스 구간에서는 잔잔한 물결처럼 살랑살랑 흘러가던 곡이 코러스에 이르자 한층 크게 출렁이며 파도의 움직임을 실감하게 한다. 레드 컨셉이 가진 장점과 벨벳 컨셉이 가진 장점을 오묘하게 조화시키며 12년 차 아이돌의 관록을 느낄 수 있게끔 하는 구성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득 이런 이야기가 떠오른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것으로, 요즘의 케이팝은 케이팝 같지 않다는 말과 함께 2000년대와 2010년대 케이팝을 그리워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레드벨벳 역시 그들이 그리워하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돌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 앨범을 두고서 12년 전의 케이팝을 그대로 간직한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때때로 음악은 추억을 먹고 자라는 생물과도 같다 보니 이 앨범으로 하여금 레드벨벳의 지난 12년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앨범이 오롯이 소위 말하는 3세대 케이팝의 재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장르의 채용부터 곡의 구조, 그리고 가사에 쓰이는 단어까지 레드벨벳의 이번 앨범은 과거가 아닌 오늘의 바다 위에 떠있다. 과거의 음악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더라도 그 시절부터 이어져 온 색깔은 새로운 모습으로 계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번 앨범이 반가운 것은 단순히 익숙한 시절을 다시 마주해서 때문만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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