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바니아 에는 이른바 토치카 라고 불리는 벙커가 많다.
벙커가 충분하면 안보에 좋은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조오오오오오온나 많다.
알바니아 인구가 가장 많았을 때가 320만 정도였는데
토치카의 수는 17만 개 정도이다.
(*옛날에는 75만 개로 추정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 널린 카페를 다 합쳐도
10만 개를 조금 넘길 뿐이다.
하물며 17만 개의 벙커를
경상도랑 비슷한 면적 에 죄다 깔았다!
말 그대로 알바니아에서 발에 채이는 게
토치카라고 봐도 무방한 지경.

이는 소련이 알바니아를 침공하여
자기 정권을 무너뜨릴지도 모른다고 걱정한 독재자,
엔베르 호자 때문이었다.
농지에 죄다 때려박은 걸 보면 알 수 있듯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시설이었고,
계획 없이 무조건 짓기만 해서 실제로 그닥
국방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럼 새끼야 그냥 지었단 말이냐 그 많은 벙커를
아무래도 그렇죠?
덕분에 알바니아는 벙커는 많이 지으면서
사람 살 집은 없는 끔찍한 나라가 되었다.
집 지을 때 쓸 재료도 인력도 자금도
다 벙커로 갔으니 별 수가 있나.

노년 당시에 찍은 사진밖에 없다
그래도 설계 자체는 나름 전문적이었다.
2차세계대전 참전용사이자,
소련에서 훈련도 받았던 요세프 지갈리 가
전쟁의 경험을 기반으로 돔형 벙커를 잘 설계했기 때문.

이봐, 이거 탱크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된 거 맞아?

ㅇㅇ 튼튼해욤 버틸 수 있음

그러자 호자는 요세프 지갈리를 벙커 안에 두고
정말 탱크로 벙커에 포격을 가했는데,
지갈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알바니아에게는 불행하게도
벙커가 잘 버틴 덕분에 전국에 깔릴 수 있었다.

아니 나도 저렇게 많이 깔 줄은 몰랐지
지갈리는 차후 그 당시의 상황은
자신에게도, 국민들에게도 불행이었다고
후회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차후 숙청되어서
아내가 미치고 딸이 유방암으로 죽는 등
호자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도 없고.

시간이 지나며 호자가 축출되었지만,
벙커는 여전히 알바니아 곳곳에 깊게 박혀 있다.
전술하였듯 군사적으로 활용하긴
영 메롱한 상태의 벙커들이 많기에,
어떻게든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려 든다.
현재 벙커는 예술가들의 도화지가 되기도 하며,

이렇게 추모공간 혹은
박물관으로 쓰이는 벙커도 있으며,

잼민이들의 벙커(진짜임)
애기들 놀이터로도 쓰고,

숙소로도 쓴다.

엄한 공간으로도 쓰이는 모양이다.
어쨌든, 생각이 없는 독재자 덕분에
벙커는 알바니아의 상징 중 하나가 되었으며,
현재 알바니아에서는 벙커를 적극적으로
관광상품 및 기념품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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