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사령관 “지도서 베이징~서울 선 그어보라”…주한미군, 中견제 확대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26 10 1
“韓이 대북 억제 주도, 美는 제한적 지원”
한국군 K9으로 미군 하이마스 임무 대체 검토
“日에서 北에 군사적 효과 가할 수도”
동맹 간 정보 공유 장벽도 지적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3일(현지 시간) “베이징에서 서울까지의 거리를 지도에 그어보라”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의 시각에서 한반도의 위치를 살펴볼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역할 확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올해 3월 한미연합훈련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을 확보하고 한국군이 대북 재래식 억제를
주도하는 방안을 훈련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국의 대북 방어 책임 확대와 주한미군의 역내 역할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한반도를 북한 억제뿐 아니라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구상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 “韓이 대북 억제 주도”…美 전략적유연성 훈련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한국은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태평양 전체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적대 세력의 관점에서도 지도를 살펴볼 필요성을 거론하며 베이징과 서울의 지리적 근접성을 강조했다.
또 서울·도쿄·마닐라를 잇는 지역에 미국의 상호방위조약 3개가 존재한다며 역내 동맹 네트워크의 전략적 중요성을 설명했
특히 그는 올해 3월 한미연합훈련 ‘프리덤실드’에 대해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을 행사하고,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재래식 억제를 주도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살펴봤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에 “핵심적이지만 보다 제한적인 지원(critical but more limited support)”을
제공하는 상황을 가정했다고 부연했다.
이는 한국군에 대북 방어의 주도적 책임을 맡기고,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묶여 있던 전력 운용의 제약을 줄이고
중국 견제 등 역내 안보 대응을 위해 더 큰 역할을 수행하겠단 구상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론 대화력전 수행 부대의 배치 위치를 조정하거나 한국군 K9 자주포가 미군 고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의
일부 임무를 대신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 한국군의 대북 방어 역할을 확대하는 동시에 미군 전력을 보다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지를 훈련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자산이 한반도 밖으로 이동했을 당시의 대응도 설명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자산이 이동했을 때 해병대와 협의해 F-35를 더 일찍 보내도록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한국 측에도
일부 임무를 추가로 수행하도록 요청했다며, 전력 이동 과정에서 한국 국방부와 협의해 연합방위 임무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를 넘어선 역내 작전 구상도 거론했다.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을 설명하면서 “예를 들어 일본에서 북한에 군사적 효과를 가할 수 있다면 작전 환경을 바꿀 수 있다”
고 밝힌 것. 다영역특임부대(MDTF)의 역할에 대해선 우주·공중·지상 등의 감시 자산을 연계해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군사적
움직임을 파악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해야”…정보 공유 장벽도 지적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해선 “조건에 기반한 전환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간도 하나의 조건”이라면서도 전환에 필요한 군사적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단 입장을 확인했다.
또 “미국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이 지금 당장 전환을 실행하라고 지시한다면 따르겠다”면서도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핵심 군사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선 전환할 경우 발생할 위험을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미 간 정보 공유 체계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양국 군의 인적 상호운용성에는 ‘A+’, 연합작전 절차에는 ‘A’를 부여했지만, 기술적 상호운용성에 대해선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국과의 정보 공유를 제한하는 기밀 등급인 ‘SECRET//NOFORN’을 “모두를 괴롭히는 골칫거리”라며, 이로 인해
“정보에 접근할 수 없고 신속하게 공유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동맹국 간 신속한 접근과 공유가 어려워지는 문제를 지적하며
관련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다만 최근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논란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통해 장거리 병력 이동과 군수지원 능력을 습득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전파교란 장비를 제공받았다며 “이전에는 갖고 있지 않았던 장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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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