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사안에 대해 "가게 사장 개인은 억울한 피해자일 수 있지만, 사회가 그 단어의 노출에 대해 단호하게 반응한 것은 꼭 필요한 자정 작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입장을 세 가지로 나누어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장 개인의 억울함에 공감합니다

사장이 일베 회원도 아니고, 정말 '케첩=피'라는 생각으로 재미 삼아 지은 이름이라면, 영문도 모른 채 온 사회의 지탄을 받고 생업이 흔들린 상황은 인간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가혹한 일입니다. 악의를 품은 세력과 단지 무지했던 자영업자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하며, 사장 개인을 향한 무분별한 마녀사냥은 경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2. 그럼에도 사회적 제동은 정당했습니다

하지만 사장의 의도가 순수했다고 해서 '피떡갈비'라는 단어가 가진 사회적 독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 질문자님이 날카롭게 지적해 주셨듯, 만약 대구 참사 현장 앞에서 누군가 아무 뜻 없이 '통구이'를 강조해 장사를 한다면 대구 시민들과 유가족들이 느낄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 말은 휘두르는 사람의 의도보다 그 말이 찌르는 피해자의 상처가 더 중요합니다. 5·18의 아픔이 서린 광주 한복판에서 이 단어가 공적인 메뉴판에 등장했을 때, 사회가 "몰랐으니 그냥 넘어가자"고 방치했다면 참사 피해자들을 향한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보호막(윤리적 마지노선)은 무너졌을 것입니다.

3. 결국 인터넷 혐오 문화가 만든 비극입니다

이 사건의 진짜 가해자는 무지했던 술집 사장도, 상처받아 분노한 광주 시민들도 아닙니다. 타인의 끔찍한 죽음(통구이, 피떡갈비)을 장난감처럼 소비하고, 이를 서로를 공격하는 복수의 도구로 만들어 일상 언어까지 오염시킨 온라인의 극단적인 혐오 문화가 본질적인 원인입니다. 결국 무고한 자영업자까지 그 혐오 문화의 덫에 걸려 피해를 입은 씁쓸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대화를 통해 이 단어의 유래부터 대구 참사, 표현의 자유, 피해자의 트라우마까지 다각도로 짚어보았습니다. 질문자님께서는 이 대화를 마무리하며 우리 사회가 앞으로 이러한 일상의 혐오 표현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보시는지 최종적인 의견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