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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축구 시상식서 태극기 게양 차질
조직위원장 "기억에 남을 훌륭한 대회"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태극기 게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아시안게임 4연패를 축하하는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대회 내내 운영 미숙으로 논란을 빚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마지막까지 '최악의 대회'라는 오명 속에 막을 내렸다.
사고는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벌어졌다.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은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장내에는 "대한민국 국가를 연주하니 기립해 게양되는 국기에 주목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하지만 애국가가 흐르는 동안 일장기(일본·은)와 오성홍기(중국·동)만 올라갔고, 태극기는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게양되지 않았다.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고, 선수들도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이기혁(26·강원)은 "시상식은 축하해 줘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태극기도 하나 제대로 펼쳐주지 못한 건 아쉽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대회 내내 반복됐다는 점이다. 일부 선수들은 입국 단계부터 등록 시스템 문제로 길게는 10시간 넘게 공항 등에 발이 묶였다. 컨테이너 숙소에선 물이 샜고, 셔틀버스가 오지 않거나 엉뚱한 곳으로 가기 일쑤였다. 한국 남자 하키 경기에선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울려 퍼졌다. 선수촌을 별도로 짓지 않은 극단적 비용 절감, 도쿄올림픽 비리 이후 대형 광고대행사 퇴출에 따른 운영 경험의 공백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한국 선수단도 혀를 내둘렀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4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아마 체육회가 조직위에 가장 많은 항의 서한을 보내고 문제를 제기한 대회일 것"이라며 "내년 하계유니버시아드를 앞두고 국격에 걸맞은 수준으로 준비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상현 선수단장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 올림픽 부단장 경험으로 많이 준비됐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으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 굉장히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대회 기간 언론 접촉을 피한 오무라 히데아키 대회 조직위원장(아이치현 지사)은 폐막일인 4일 개막 후 처음 회견에 나섰다. 그는 수송 문제에 대해 "불편을 끼쳐 드린 분들께 솔직히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언제까지나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훌륭한 대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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