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빛

 

어둠이 나의 이름을 부르던 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습니다.

 

세상의 모든 길이 닫히고

내 마음의 등불마저 꺼져갈 때,

저 멀리 십자가 하나가

말없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상처 입은 손으로

나의 상처를 감싸고,

못 박힌 두 발로

내가 걸어갈 길을 열어 주신 분.

 

나는 그분을 알지 못했지만

그분은 이미 나를 알고 계셨습니다.

 

내가 넘어지기 전에도,

내가 죄를 고백하기 전에도,

내가 세상을 등지고 싶었던 그 순간에도

그분은 나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십자가 위에서

그분은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피가 흘렀고,

하늘은 어두워졌으며,

세상의 죄가 그분의 어깨 위에 놓였습니다.

 

그러나 죽음은

그 사랑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사흘 후,

무덤은 비어 있었고

절망하던 사람들의 마음에는

새벽이 찾아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죽음을 넘어 살아나신 분,

죄인을 찾아오신 분,

길 잃은 영혼에게 길이 되신 분.

 

나는 오늘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때로 넘어지고,

때로 의심하고,

때로 나 자신조차 용서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납니다.

 

내 의로움 때문이 아니라

그분의 은혜 때문에.

 

내 힘 때문이 아니라

그분의 사랑 때문에.

 

내가 그분을 붙잡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분께서

나를 붙잡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마지막 날에도

나는 그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나의 길이요,

나의 진리요,

나의 생명.

 

어둠이 다시 찾아와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십자가가 있는 곳에

용서가 있고,

 

부활이 있는 곳에

소망이 있으며,

 

그리스도가 계신 곳에

죽음도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여,

나의 삶이 당신을 향한 작은 등불이 되게 하소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사랑하게 하시고,

 

내가 넘어질 때

다시 일어나게 하시며,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에도

당신의 이름을 부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의 영혼이

당신 안에서 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