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큰 누나는 있는듯 없는듯 했다. 성실하기만 했고 눈에 띄지 않음.

그런 누나가 결혼을 하고 애들도 대학생, 고등학생이 된 작년.

어느날 엄마에게 "니 누나가 이상한소리 하는데 누나집에 가봐라" 라고 급한 전화를 주셨어.

 

우선 누나에게 전화를 해서 무슨일이냐고 했더니, 나보고 다짜고짜 핸드폰 전자파를 조심하라더라. 

평소에도 먹는거니, 바이러스니 같은것에 좀 예민한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무슨 전자파에 꽂혔나 하다가, " 뭔 느닷없는 전자파?" 라는 생각이 들어 곧장 누나네 집으로 갔다.

 

벨을 눌러도 안나오다가 한참만에 문을 살짝 열고, 아주 작은목소리로 "문열면 안되는데" 라면서 나를 들였다.

다짜고짜 나를 식탁에 앉히고 계속 조용히 하라며 쉿!~ 하고, 혼잣말로 전자파때문이라며 생수를 손에묻혀 계속 머리에 적시는등 누가봐도 이상행동을 보였다. 처음에는 그것이 윳겨보여서, 장난식으로 "대낮에 뭔 뚱딴지같은소리냐" 며 면박을 줬지.

 

그러다가 갑자기 처음듣는 사람이름을 부르면서 틱이 있는듯 행동하더라.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이영희쌤!.  가만히 있다가 이영희쌤!

그리고 영어로 기초적인 문장을 말하지를 않나...

내가 무너진 포인트는 방안에 고2 조카가 있었던거다. 학원 갈 시간인데 엄마가 곧 큰일 생긴다고 화장실에 숨어있게하고  못가게 한다며 황당해 하고 있는 조카를 보니까.

 

'아 , 좆됐다.'   

 

조카를 안쓰럽고 미안해하며 바라보던 누나의 눈빛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때 확신했지.  우리누나가 아프구나..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진짜 미친놈처럼 엉엉 울었다.  수십년을 알고지낸 누나가 아닌, 완전히 잘못된 누나라는걸 인정하고.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작은누나와 오열을 하며 통화하고,

작은자형에게 전화를 했다. 내과의사여서 집안의 주치의역할을 하거든.

 

여기저기 자문을 구해본 자형은 이내, 처남! 잘들어. 억지로라도 당장 입원시켜야돼. 빠를수록 좋고 강제로라도 해야 치료기간이 단축돼!

 

'아, 좆됐다!'

 

2시간 설득해서 드라이브한다는 핑계로 차에 태우고 그길로 병원으로 쐈다. 작은자형 모교병원에 그날로 입원시키고 누나는 그로부터 두 달 뒤 퇴원했다.

면회하듯 전화를 입원한 누나가 전화를 가족들에게 할 수 있었다.

첫 한달은 빨리나가고 싶고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하고 조카들이 걱정된다고 안부를 물었다.

두번째 달부터는 차분해져서 퇴원뒤의 상황을 걱정했다. 언젠가 퇴원하게 된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게 퇴원의 시그널이라는걸 나중에 자형에게 듣고 알았다.

증상발현뒤 빠르게 이뤄진 조치가 좋은 예후로 이어진 케이스였다는것도 알게됐다.

 

누나는 왜 그랬을까.  큰 자형과 불화가 심했다. 난 거기에 가장 큰 원인을 두고, 누나의 성격또한 긍정적이지 못한점등이 병을 악화시켰겠지.

평소에 쓰잘데기없는걸 가지고 걱정하거나, 결정을 못내리고 계속 고민하는 현상들이 보인다면 유심히 지켜봐라. 그런것들이 병으로 발전하는 요소들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누나는

결국 조현병이었다. 

 

적극적으로 병을 치료하는것이 중요하고, 조현병은 완치가 가능하다.

 

긍정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