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언 스토크스(Marion Stokes, 1929~2012)는 누군가 역사를 조작하거나 삭제할 것을 우려해 35년간 하루 24시간 내내 텔레비전 방송을 녹화한 미국의 시민운동가, 사서이자 아카이브(기록 보관) 전문가다.
방송사가 오래된 뉴스 테이프를 지우고 재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1979년 이란 인질 사태 보도를 계기로 녹화를 시작해 2012년 세상을 떠나는 날(샌디훅 총기 난사 사건 보도)까지 기록을 멈추지 않았다. 집에 8대의 비디오 녹화기(VCR)를 동시에 가동하며 방송을 수집했다. 외출이나 식사, 수면 시간까지 테이프 교체 주기(6~8시간)에 맞추어 생활할 정도로 집착에 가까운 집념을 보였다.
해당 VHS 및 베타맥스 테이프는 약 7만여개에 달하며, 시간으로 환산하면 수십만 시간 분량이다. 이 자료를 보관하기 위해 아파트 9채와 창고 3곳을 따로 운영했다. 큰 사건사고 뉴스뿐만 아니라 광고, 일기예보, 토크쇼, 동네 소식까지 통째로 녹화했다. 이 덕분에 방송사도 보존하지 못한 당시 생생한 사회 분위기와 미디어의 서사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사료가 되었다. 그리고 애플(Apple)이 신생기업이던 시절 주식에 투자했고, 수익의 상당 부분을 비디오테이프 구매와 아카이빙 프로젝트 비용으로 사용했다. 사망 당시 미개봉 매킨토시 컴퓨터만 192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유족은 이 방대한 테이프 컬렉션을 비영리 디지털 도서관인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에 전량기증했다. 이는 "개인이 구축한 세계 최대 규모의 텔레비전 방송 기록물"이자 역사 왜곡에 맞선 강력한 '게릴라 아카이빙'의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그녀의 삶은 2019년 다큐멘터리 영화 《레코더: 매리언 스토크스 프로젝트(Recorder: The Marion Stokes Project)》로 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