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 얘기하다 보면 꼭 나오는 썰이 있음.
“옛날 중국은 사람고기 먹었다” “기근 나면 서로 잡아먹었다” 심지어 “공자도 인육 즐겨먹었다”는 얘기까지 돌아다님ㅋㅋ
그래서 인터넷 썰 말고 실제 사료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찾아봄.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 역사에 식인 기록이 있는 건 팩트임.
사마천 《사기·평준서》에는 수해와 흉년이 이어진 상황을 설명하면서
> 人或相食
이라고 기록함.

말 그대로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는 일도 있었다”**는 뜻임.
《사기·노중련추양열전》에는 전쟁으로 성이 포위되고 식량이 떨어진 상황을 묘사하면서
> 食人炊骨
이라는 표현까지 나옴.
“사람을 먹고 뼈를 삶았다.”
후대로 가도 비슷함.
《한서》에는
> 人相食
사람이 서로 잡아먹었다는 기록이 나오고,

《후한서》에는
> 人相食啖,白骨委積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어 백골이 쌓였다는 기록까지 등장함.
그러니까
“중국 정사에 실제 식인 기록이 있냐?”
→ ㅇㅇ 있음.
다만 여기서 바로
“역시 중국인들은 옛날부터 사람고기 즐겨먹었노ㅋㅋ”
하면 그건 사료보다 상상력이 너무 앞서간 거임.
대표적인 기록들 배경을 보면 대부분 대기근, 홍수, 전쟁, 장기 포위 등 먹을 게 완전히 사라진 극한 상황임.
동네 객잔에서 오늘의 특선으로 인육볶음 팔았다는 얘기가 아니라, 진짜 사회가 박살나서 인간이 인간을 먹는 상황까지 갔다는 기록임.
그리고 유명한 **“공자가 인육을 먹었다”**는 썰도 확인해보면 좀 다름.

“사마천 《사기》에 공자가 인육을 먹었다고 기록돼 있다”는 주장은 확인이 안 됨.
사람들이 많이 끌어오는 건 오히려 《예기·단궁》의 자로 이야기임.
공자의 제자 자로가 죽은 뒤 사자가 와서
> 使者曰:「醢之矣。」遂命覆醢。
라고 함.
자로가 醢가 됐다는 소식을 듣자 공자가 집에 있던 醢를 엎어버리게 했다는 내용임.
여기서 醢는 원래 고기를 다져 절여 만든 육장·고기젓 같은 음식을 뜻하고, 사람에게 쓰이면 사람을 잔혹하게 처리하는 형벌 의미가 될 수 있음.
즉
“공자가 인육젓갈 먹다가 제자도 젓갈돼서 입맛 떨어짐”
이런 얘기가 아니라,
제자가 끔찍하게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 먹던 육장까지 보기 싫어졌다는 일화에 가까움.
여기까지 보면 중국 쪽은 대충 정리됨.
중국 정사에 식인 기록 있음 → O
전쟁·기근 중 실제 식인 발생 → O
공자가 인육 즐겨먹었다는 《사기》 기록 → 확인 안 됨
중국인이 평소 인육을 일반 음식처럼 먹었다 → 그렇게 일반화할 근거 부족
그리고 이런 기록은 중국만의 특이한 현상이었냐 하면 또 그건 아님.
전근대 사회에서 전쟁이나 대기근이 심해지면 다른 나라 사료에도 비슷한 기록이 나옴.
한국 사료도 마찬가지임.
《고려사》에도 기근 상황에서
> 人相食
즉 **“사람이 서로 잡아먹었다”**는 기록이 등장함.
조선으로 가면 임진왜란 직후인 1594년 《선조실록》 기록이 꽤 구체적임.
> 饑饉之極,甚至食人之肉,恬不知怪。非但剪割道殣,無一完肌,或有屠殺生人,幷與腸胃腦髓而噉食之。古所謂人相食者,未有若此之甚。
내용을 풀면,
“기근이 극심해 심지어 사람의 고기를 먹고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길에서 굶어 죽은 시체를 베어 먹어 온전한 살이 남아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어떤 자들은 살아 있는 사람을 죽여 창자·위·뇌수까지 먹었다. 옛날에 말하던 사람이 서로 잡아먹는다는 것도 이보다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중요한 부분만 보면
食人之肉 → 사람고기를 먹음
屠殺生人 → 산 사람을 죽임
腸胃腦髓 → 창자·위·뇌수
噉食之 → 그걸 먹음
人相食 → 사람이 서로 잡아먹음
이건 후대 야사나 괴담이 아니라 《선조실록》에 실린 당시 공식 보고 내용임.
결국 중국이나 한국이나 역사적으로 식인 사건 자체는 실제 기록돼 있음.
근데 공통점도 명확함.
대부분 전쟁 + 대기근 + 식량고갈 + 사회질서 붕괴라는 극한 상황에서 나옴.
그래서 중국 사료의 人相食만 떼어놓고
“중국인은 원래 사람고기 먹는 민족임ㅋㅋ”이라고 하면
“조선인은 산 사람 잡아서 내장과 뇌수까지 먹는 민족임ㅋㅋ”
도 성립해버림.
둘 다 개소리임.
사료가 보여주는 건 특정 민족의 평범한 식문화가 아니라 전근대 대기근과 전쟁이 인간 사회를 어디까지 무너뜨릴 수 있었는지에 가까움.
한줄요약:
중국에 식인 기록 있는 건 팩트인데, 한국 사료까지 같이 보면 그냥 전근대 대기근의 지옥도를 보는 게 맞음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