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세상에 100%라는 건 없다고 생각해.
지금 아무리 결혼 생각이 없는 사람도 나중에 생각이 바뀔 수 있고, 반대로 지금 결혼하려는 사람도 여러 이유로 생각이 바뀔 수 있는 거니까.
근데 내가 요즘 결혼을 고민하면서 가장 걱정되는 건 결국 현실적인 부분인 것 같아.
공무원처럼 정년이나 직업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게 아니라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직이나 실직은 언젠가 한 번쯤 겪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
특히 요즘처럼 재취업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40대쯤, 아이들이 한창 클 때 내가 갑자기 실직하게 되면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까 싶어.
집에 가면 아이들은 나만 바라볼 거고, 아내도 나한테 기대하는 게 있을 텐데 내가 실직한 상황이면 당장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잖아. 그 생각을 하면 너무 막막한 거야.
그렇다고 지금 일을 계속한다고 해도 이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의 급여를 계속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결국 가정을 꾸리면 돈이 필요한데, 남들처럼 살려면 계속 더 벌어야 하고, 그러려면 투잡을 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부업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많이 하잖아.
근데 솔직히 나는 그렇게까지 살고 싶지는 않아.
죽을 때까지 어떻게든 남들보다 더 벌려고 발버둥 치면서 사는 것보다는 그냥 내가 가진 능력이나 형편, 내 그릇에 맞게 사는 게 맞지 않나 싶어.
그래서 내가 결혼 자체가 싫어서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결혼을 한다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삶의 수준에서 하고 싶고, 그걸 같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솔직히 말하면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지금 회사가 좀 어려워서야. 권고사직을 당할 가능성도 있는 것 같고, 조만간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까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더 커진 것 같아.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너무 앞서서 걱정하는 걸 수도 있는데, 결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