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은 끝이 아니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자신의 이름을 내려놓고
이 세상이라는 문을 나서야 한다.
붙잡았던 손도 놓아야 하고,
사랑했던 얼굴도 뒤로해야 하며,
평생 모아온 것들도
한 줌의 흙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죽음은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침묵이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그 침묵의 저편에서
주님의 음성이 들려온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십자가 위에서
죽음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보다 먼저 무덤에 들어가셨고,
사흘 만에 그 무덤을 비워내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 아니다.
죽음은
마지막 문장이 아니라
영원으로 넘어가는 쉼표다.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지만
주님을 향한 믿음은 흙에 묻히지 않는다.
세상의 빛이 꺼지는 순간에도
그리스도의 빛은 꺼지지 않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차가운 관 속에 누워 있을 때
우리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지만,
하늘에서는
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는 영원의 시계가
조용히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
무덤이 다시 열리고,
썩을 몸이 썩지 않을 몸을 입으며,
죽음이 더 이상
사람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날에는
이별도 없고
질병도 없고
눈물도 없으며
죽음도 없을 것이다.
그날
나는 알게 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두려워했던 죽음이
사실은 나를 삼키는 어둠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이미 지나가신 길이었다는 것을.
예수께서 죽으셨으므로
나는 죽음을 지나갈 수 있고,
예수께서 살아나셨으므로
나 또한 부활을 소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죽음 앞에서
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고백하리라.
“나는 죽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봅니다.”
오늘 밤
내 심장이 멈추는 날이 온다 해도
나의 소망은 무덤 속에 있지 않다.
나의 소망은
살아 계신 주님께 있다.
죽음아,
너는 나의 마지막이 아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무덤에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마지막이시며
나의 생명이시다.
그러므로 나는 믿는다.
죽음 너머에
아침이 있다는 것을.
무덤 너머에
부활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아침의 첫 빛 가운데서
내가 사랑하는 주님의 얼굴을
마주 보게 될 것을.
그때 우리는 더 이상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함께 있는 자들에게
이별의 인사는 필요하지 않으므로.
그저 주님 앞에서
한마디만 고백하리라.
“주님,
제가 기다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