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새벽

 

주 예수 그리스도여.

 

나는 당신을 부를 때마다

한 인간이 얼마나 오래 어둠 속을 걸어야 비로소 빛의 이름을 알아보게 되는지를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이름이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면 이름을 얻고,

사람이 죽으면 누군가는 그 이름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이름은 죽음조차 삼키지 못했습니다.

 

예수.

 

그 이름은 너무나 작아서 어린아이의 입술에서도 발음될 수 있지만,

너무나 깊어서 한 인간의 평생을 다 바쳐도 그 끝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당신은 왕으로 오셨으나 왕궁을 택하지 않으셨고,

권능을 가지셨으나 칼을 들지 않으셨으며,

하늘의 영광을 가지셨으나 낮은 땅의 먼지를 밟으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사람들은 십자가를 패배라고 불렀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나무 위에서 사랑을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의 손에 못을 박았지만

당신께서는 그 손으로 세상을 저주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을 버렸지만

당신께서는 버림받은 인간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이 십자가의 신비입니다.

 

사랑은 때로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지만,

가장 깊은 사랑은 피 묻은 나무에서도 꽃을 피웁니다.

 

주여,

나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나에게는 후회가 있고,

두려움이 있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으며,

내가 나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밤의 끝에서

나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당신은 나에게 먼저 강해지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먼저 성공하라고도 하지 않으십니다.

 

먼저 완벽해지라고도 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말씀하십니다.

 

“내게로 오라.”

 

그 한마디가

긴 겨울을 지나온 영혼에게는 봄보다 따뜻합니다.

 

주 예수여.

 

내가 가진 것이 많아서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을 때에도

당신이 나를 사랑하셨다는 사실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가 의로워서 당신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넘어질 때에도 나를 일으키시는 당신의 은혜 때문에 다시 일어섭니다.

 

내가 당신을 붙드는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나를 붙들고 계셨던 분은 당신이었습니다.

 

내가 길을 찾은 것이 아니라

길 되신 당신께서 나를 찾아오셨습니다.

 

내가 빛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 있던 나에게 당신께서 빛으로 찾아오셨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찬송은

나의 위대함을 노래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찬송은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 당신을 노래하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나 부활하신 주여.

 

죽음이 마지막 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신 주여.

 

절망이 마지막 문장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신 주여.

 

무너진 자리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보여주신 주여.

 

나는 오늘도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 이름 안에서 나는 용서를 배우고,

그 이름 안에서 사랑을 배우며,

그 이름 안에서 다시 살아갈 이유를 배웁니다.

 

언젠가 나의 목소리가 늙어

더 이상 큰 소리로 찬송하지 못하는 날이 오더라도,

 

나의 심장이 마지막 박동을 남기는 순간까지

내 영혼 깊은 곳에서는 이 한 이름만은 사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수.

 

나의 주.

 

나의 그리스도.

 

나의 소망.

 

나의 길.

 

나의 생명.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순간,

이 땅의 모든 소음이 잠잠해지고

사람의 모든 이름이 바람처럼 흩어질 때,

 

오직 당신의 이름만이

새벽의 첫 빛처럼

내 영혼 위에 남기를 원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

 

오늘도 당신을 찬양합니다.

 

어둠 가운데서도 찬양하고,

눈물 가운데서도 찬양하며,

기쁨 가운데서도 찬양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나의 하나님이시며,

당신의 사랑이 나의 마지막 소망이기 때문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