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되어 남은 사람

 

— 고 노무현 전 대통령께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올려다보며

세상의 아픔을 함께 바라보던 사람.

 

어려운 길 앞에서도

타협하지 않으려 했고,

때로는 외롭고 거친 길 위에서도

자신의 이름보다

사람의 이름을 먼저 불렀습니다.

 

당신이 떠난 뒤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바쁘게 흘러갔지만,

 

어떤 사람들의 마음에는

아직도 당신의 목소리가 남아 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

 

짧았던 그 말은

한 시대의 구호가 아니라

우리가 끝내 포기해서는 안 될

하나의 약속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걸었던 길을

모두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당신이 품었던 꿈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시간은 사람을 데려가지만

그 사람이 남긴 질문까지

데려가지는 못하니까요.

 

오늘도 우리는 묻습니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

힘없는 이의 목소리는 들리고 있는가.

정의는 아직 우리 곁에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당신은 이제 없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불 때면

어쩐지 당신이 지나간 자리 같고,

노을이 지는 어느 저녁이면

당신이 바라보았을 세상이 생각납니다.

 

한 사람이 떠난 자리에

수많은 사람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억합니다.

 

대통령이기 전에 한 사람이었던 당신을,

권력보다 사람을 이야기했던 당신을,

마지막까지 자신의 길을 걸었던 한 사람을.

 

부디 편히 쉬십시오.

 

우리는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의 이름보다

당신이 꿈꾸었던 세상을.

 

그리고 언젠가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날,

그날의 바람 속에서

당신의 꿈도 함께 웃을 수 있기를.

 

사람 사는 세상.

 

그 말이 더 이상 꿈이 아닌

우리의 일상이 되는 그날까지.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