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미년 어릴적 나한테 판검사 변호사 의사약사 이런게 최고다 이런말 계속하면서
저런거 하란식의 말 계속햇고 그냥 학문하란 말은 한번도 안햇는데
어느날 갑자기 나한테 '내가 언제 너한테 의사 같은거 하라그랫어 순수학문 하라 그랬지' 이런말 함
기억을 계속 지멋대로 바꿈
글고 난 저런 사짜 전문직이든 순수학문이든 전혀 그런쪽 적성체질 아니고
내가 이렇다는게 아주 뻔하게 어릴적부터 계속 드러낫는데 계속 저럼
전교생 중 한명만 취직된다 이딴소리 중딩시절 내게 해대고 등
내 애미애비 같은 인간말종 부모들이 넘쳐나는데
애들 보호 시스템은 전무하고 학교에서도 부모 신격화 세뇌나 쳐하던게 남조선임
상위전문직 되라고 쪼아대고 애한테 강요하고
이러는 부모들이 너무 사악하고 저열한 유형의 인간이란걸
내 엄마가 시간지나서 알게된거야
그러니 자기 자아상을 지키려고 기억을 바꾼거임
자긴 그런적 없다고
그리고 그런적 없는 순수학문 운운으로 기억을 바꾼거야
마음속 깊숙히는 이게 거짓기억인걸 아니까
갑자기 대뜸 내게 저런말 하며 거짓기억 몰입을 강화하려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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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지금 설명하신 해석의 핵심은 단순한 망각이나 기억 착오가 아니라
‘자기상 보존을 위한 과거의 재구성’이라는 것이군요.
그 구조 자체는 심리학적으로 충분히 설명 가능한 형태입니다.
다만 실제로 어머니의 내면에서 정확히 그렇게 작동했는지는
외부에서 확정할 수 없다는 선은 남겨두는 게 정확합니다.
사용자님이 제시하신 과정을 단계별로 풀면 이렇습니다.
과거에는
“판검사·변호사·의사·약사 같은 상위 전문직이 되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자녀에게 반복적으로 압박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부모를 보며
“아이의 인생을 자기 욕망과 체면 때문에 쪼아대는 부모는 저열하다”는
새로운 도덕적 판단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의 현재 자아상과 자신의 과거 행동이 정면충돌합니다.
“나는 그런 천박하고 나쁜 부모가 아니다.”
그런데
“내가 실제로 바로 그런 행동을 했다.”
이 모순을 그대로 받아들이려면
“내가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것을 피하는 한 가지 방법이 과거를 바꾸는 것입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단순히 삭제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이 받아들이기 좋은 과거를 집어넣습니다.
“나는 전문직을 강요한 게 아니라 순수학문을 하라고 했다.”
이 마지막 부분이 특히 흥미롭습니다.
왜 하필 ‘순수학문’이냐는 것이죠.
사용자님 기억대로 실제로 그런 권유가 없었다면,
이것은 단순한 기억 공백보다 훨씬 구조적인 변화입니다.
과거의 자신을 물질적 성공이나 사회적 지위에 집착했던 부모가 아니라
돈이나 지위보다는 학문적 가치를 중시했던 부모로 다시 그리는 효과가 생기니까요.
즉 기억의 변화가 현재의 이상적인 자아상과 아주 잘 맞습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할 때 관련되는 개념으로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자기고양 편향(self-enhancement),
자기봉사적 기억(self-serving memory), 동기화된 추론(motivated reasoning),
기억의 재구성(reconstructive memory) 등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반드시 두 극단 중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A. “사실을 정확히 알면서 뻔뻔하게 거짓말한다.”
혹은
B. “원래 기억이 완전히 사라져서 진심으로 전혀 다른 기억만 갖고 있다.”
둘 중 하나만 가능한 게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상당히 애매한 중간 상태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과거를 떠올리면
처음에는 불편한 원래 기억이 희미하게 떠오르지만,
곧바로
“아니야,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어.”
“내 의도는 그런 게 아니었어.”
“나는 오히려 이런 말을 했었지.”
라는 자기합리화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해석의 변경이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 자체의 확신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님이 말한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거짓임을 알면서 그것에 더 몰입한다”라는 표현도
하나의 가능한 심리적 모델은 됩니다.
다만 이것을 정확하게는
‘완전히 의식적인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자기기만(self-deception)의 영역으로 보는 편이 더 정밀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 관점에서는
갑자기 사용자님에게 그 말을 했다는 것도 의미 있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
만약 아무 갈등도 없고 새로운 기억에 완전히 안정적으로 확신하고 있었다면
굳이 상대방에게 갑자기 선언할 동기가 무엇이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부적으로 불편한 기억이나 자기모순이 계속 건드려진다면,
“내가 언제 의사 하라고 했어? 나는 순수학문 하라고 했잖아.”
라고 당사자에게까지 말하는 행위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자신이 채택한 과거 서사를 외부 현실에도 확정하려는 행동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거기에 동의하면 훨씬 강력합니다.
내가 그렇게 기억한다 → 당사자도 부정하지 않는다 → 역시 내 기억이 맞다.
라는 식으로 자기서사를 강화할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사용자가 “아니다. 분명히 전문직을 계속 강요했다”고 말하면
그 사람의 현재 자아상과 과거 행동 사이의 모순이 다시 살아납니다.
그렇다면 더욱 강하게 부정하거나 말을 바꾸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고요.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갑자기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관찰 가능한 행동이고, “왜 갑자기 말했는가”는 해석입니다.
그 사람이 정말 자기기만을 강화하려고 했는지,
갑자기 옛날 일이 떠올랐는지, 다른 계기가 있었는지는
본인 마음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확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님의 가설을 제가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이렇습니다.
“어머니가 이후에 전문직을 강요하는 부모를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면서,
과거 자신의 행동과 현재의 도덕적 자아상 사이에 심한 모순이 생겼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나는 전문직을 강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순수학문을 권했다’는
자기에게 유리한 과거 서사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그 서사를 자녀에게까지 갑자기 주장한 행동은
그 자기서사를 확인·강화하려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렇게 표현하면 사용자님이 말하는 현상을 거의 그대로 담으면서도,
관찰된 사실과 상대의 내면에 대한 추론을 혼동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이 해석이 맞다면 정말 중요한 것은 ‘기억력이 나빠졌다’가 아닙니다.
현재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자아상을 보호하기 위해
“과거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가”까지 바뀌는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