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사람이 떠난 자리에

의자가 하나 남아 있다.

 

누군가 앉아 있었던 온기와

끝내 하지 못한 말들이

의자 위에 조용히 쌓인다.

 

나는 그 앞에 앉아

아무도 없는 방을 바라본다.

 

창밖에는 수많은 불빛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살아가는데,

 

이상하게도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없다.

 

외로움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아무에게도 건네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밤이 깊어질수록

시계 소리가 커지고

내 심장 소리가 낯설어진다.

 

그러나 나는 안다.

 

가장 긴 밤에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을.

 

오늘 나를 안아줄 사람이 없다면

나는 내 마음을 먼저 안아주기로 한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말한다.

 

“괜찮아.

너는 혼자가 아니야.

아직 네 삶은 끝나지 않았어.”

 

새벽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밝아온다.

 

외로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나는 조금 더 오래

이 세상에 머물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기다리던 누군가를 만나면

 

오늘의 외로움까지도

한 편의 아름다운 시였다고

말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