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26.08.24
김성진 기자 , 류효림 기자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24일 경기 과천시 특검사무실에서 2차 종합특검 180일간의 수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특검은 수사 기간 180일 동안 총 58명을 재판에 넘기고 46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다. 뉴스1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최종 58명을 기소하며 180일 수사를 끝냈다. 규모만 보면 역대 어느 특검보다 많이 기소했다.
그러나 앞서 같은 사안을 수사했던 내란특검 등 3대 특검 판단을 번번이 뒤집으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수사범위를
무리하게 확장해 결국 끝맺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초대형 국정농단’이라며 관심을 모았던 의혹의 실체는 공개하지도 않았다.
3대 특검과 번번이 충돌
종합특검은 3대 특검의 후속 격으로 지난 2월 출범했다.
3대 특검이 시간 부족으로 끝맺지 못한 사건을 이어받아 수사하기 위해서였다.
노상원 수첩상 정치인 살해 목적을 규명하거나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의 윗선 확인 등이 주어진 과제였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잔여 수사 마무리보다 기존 특검들 판단을 뒤집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종합특검은 12·3 계엄 사태 때 체포조 의혹을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수사했다
. 종합특검은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시 간부 회의 소집 등으로 내란에 가담했다며 입건해 결국 기소까지 했다.
계엄에 반대했다고 알려진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과 서강대교 회군으로 훈장을 받은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도 종합특검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했다. 내란특검은 이들을 입건조차 안했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24일 경기 과천시 특검사무실에서 2차 종합특검 180일간의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특검법에 따라 종합특검은 전임 특검의 판단을 뒤집으려면 사전 협의해야 한다.
종합특검은 내란특검과 물밑에서 협상하는 대신 기존 수사가 부실했다거나 내란특검 판단이 잘못됐다고 외부에 공개했다.
이를 두고 한 특검 출신 검사는 “특검 간 충돌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면서 특검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깎았다”고 지적했다.
“기존 특검과 차별화하려다 무리수”
종합특검이 새로운 범죄 혐의를 무리하게 적용했다가 무산된 일도 빈번했다.
종합특검은 12·3 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군 병력 투입 등 행위에 군형법상 반란 혐의를 새로 적용하려 했다.
이미 윤 전 대통령 등이 내란 관련 죄목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터라 법조계에선 이중기소 지적이 나왔다.
그동안 종합특검은 새로운 범죄 사실이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결국 이날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동시에 해당)이라 공소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특검팀 관계자)고 밝혔다.
종합특검은 제2수사단 비선 조직을 꾸린 의혹으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범죄단체조직 혐의도 새로 적용해 수사했다. 하지만
기소 등 처분에 이르진 못했다.

지난달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종합특검은 기존 3대 특검 수사 범위를 크게 벗어나 검찰의
2022~2023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윤석열 대통령실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수사했다.
압수수색 영장을 2차례 청구했지만 법원이 해당 의혹은 종합특검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전부 기각했다.
이에 종합특검 수사는 지난 6월부로 사실상 중단됐다.
앞서 종합특검은 이 사건 수사 착수 사실을 발표하며 “초대형 국정농단 사건”이라는 네이밍을 사용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실이 어떤 경위로 수사에 개입했는지 등 의혹 실체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종합특검은 해당 의혹 수사를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종합특검이 초기 수사방향 설계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검 경험의 검사 출신 변호사는 “기존 3대 특검의 수사대상을 이어받아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차별화에 대한 욕심에
수사를 무리하게 벌린 것 같다”며
“기존 특검 이상의 성과를 내려고 불입건, 불기소된 사건 결론을 뒤집으려다 곳곳에서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野 “부실 수사로 끝난 정치 공작”
특검의 무리한 혐의 적용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혈세를 쏟아부은 2차 종합특검이 결국 ‘막판 실적 쌓기용’ 무더기 기소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남긴 채
졸렬하게 막을 내렸다”며 “부실 수사와 야당 사냥으로 끝난 정치공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합특검이 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같은 당 김기현·나경원·윤상현·권영진 의원을 기소한 것에 관해
“수사기관과 물리적 충돌조차 없던 사안을 두고 야당 의원을 무더기로 기소한 것은 명백한 표적 수사”라고 비판했다.
4선 이종배 의원도 이날 “권창영 특검은 무리한 수사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합동수사기구를 상설 조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더 이상 특검을 주장하기엔 성과도 명분도 부족하니 법적 근거도 없는 초법적인 기구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선 김선교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과정에 윗선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은 실체 없는 정치적 공세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며 “정치적 잣대로 지역 발전과 군민의 기본권을 훼손한 행태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가세했다.
김성진·류효림 기자
kim.seongjin1@joongang.co.kr [출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