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독점 경찰' 신뢰 추락..."법 개정해 국민 피해 막아야"
- 기자명 강민우 기자
- 자유일보 2026.08.24
故 장미란 씨 수사 '셀프종결'
60대男 실종 신고도 은폐 처리
檢 보완수사권 10월 폐지 따라
미진한 警수사 대응방안 사라져
불안 느낀 성폭력 피해자들
온라인상에서 '형소법' 공부모임
고소인도 변호사 선임해야 할 판
檢 보완수사 폐지따른 피해 막대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 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일대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
제주에서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시킨 경찰관이 또 다른 실종자도 같은 수법으로 사건을 끝내버린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의 ‘셀프 증거인멸’이 밝혀진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장윤기 사건)에 이어 경찰의 자체 통제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
이를 견제할 수 있는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오는 10월 완전 폐지된다.
‘무소불위’가 돼 가는 경찰을 과연 이대로 두어도 되는 것일까.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 43분 신고된 실종자 장미란 씨(37) 사건을 2시간 30여 분 만인
9시 16분에 종결했다. 신고자에게 "장 씨와 연락이 닿았다"고 허위 통보하며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관련 자료까지 삭제했다.
결국 장 씨는 24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더구나 A 경장은 지난달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신고도 같은 방식으로 종결 처리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장 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무사하다"는 허위 통보 후, 실종자를 기다리던 가족이 지난 21일 재신고했지만,
다음 날 실종자는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신고 51일 만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경찰은 22일 A 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사건의 과정이 드러나자 경찰청은 사후약방문식으로 수습 중이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3일 제주경찰청을 방문해 "국민에게 당연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
"며 전국 실종 사건 허위 종결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경찰의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10일 광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팀장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되는 참담한 일이 발생했다"며 유가족과 국민에게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두 사건 모두 담당자 개인 또는 그 가족의 은폐 행위를 조직이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경찰의 은폐 시도가 계속 드러나고 있지만 이러한 행위를 적발할 수 있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오는 10월 2일 없어지게 된다.
이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이 지난 7월 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공소청·중수청 출범일에 맞춰
발효되기 때문이다.
국민은 경찰을 불신하고 있다.
여론조사공정이 펜앤마이크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경찰 수사 신뢰도를 물은 결과(ARS 방식,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7.2%로 ‘신뢰한다’고 답한 38.7%보다 컸다.
한길리서치가 1~3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유선 전화면접·ARS 병행,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에서도 ‘경찰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2%로 절반을 넘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성폭력 범죄 피해자들이 느끼는 불안은 커지고 있다.
형소법 개정안이 발효되면 경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보완 수사를 통해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던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
이제는 복잡한 법적 절차와 구조를 피해자들이 직접 공부하고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엔 2030 여성들이 온라인을 통한 형소법 공부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스스로 파악해 제대로 대응이 가능한지 우려된다는 시각이 나온다.
강연재 법무법인 광복 변호사는 24일 본지에 "이재명 정권이 검찰을 아예 없애버리고 모든 수사를 경찰에 몰아준 것에 대한 폐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며 "지금 드러나는 것도 이 정도지만,
숨어 있는 경찰의 과실이나 고의적 비리가 얼마나 많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피의자뿐만 아니라 고소인들조차, 처음부터 변호사 선임에 비용이 든다"며
"10월 전에 검찰 폐지 이전 수준으로 수사권을 회복시키지 않으면 이러한 피해 사례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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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우 기자b
randon3903@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