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로울수록 사람이 혼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
사람은 외로울 때 본능적으로 누군가를 찾는다.
전화를 걸고, 사람을 만나고, 사랑받기를 원하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사람을 찾는다.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사람의 마음은 더욱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우리에게 조금 다른 길을 보여준다.
때로는 외로울수록 사람에게서 멀어져 하나님 앞에 홀로 서야 한다.
성경에는 예수님께서도 홀로 계셨던 시간이 나온다.
«“예수께서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
— 누가복음 5:16»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계셨지만, 때때로 그 모든 관계와 소음에서 물러나 하나님 앞에 홀로 서셨다.
이것은 외로움 자체가 좋다는 뜻이 아니다.
외로움을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로 바꾸라는 뜻이다.
사람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나의 모든 외로움을 해결해 줄 수 없다. 친구도, 연인도, 가족도, 돈도, 명예도 인간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빈자리를 완전히 채울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에는 하나님을 향한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면 결국 실망한다.
“왜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지?”
“왜 나는 이렇게 혼자인가?”
“왜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가?”
이런 질문이 계속될 때 우리는 사람을 원망하기 쉽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때때로 우리를 조용한 자리로 부르신다.
사람의 박수도 들리지 않고, 세상의 인정도 사라지고, 나를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그곳에서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이제 나를 바라보아라.”
외로움은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더 깊이 발견할 수 있다.
다윗도 광야에서 홀로 있었다.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서 그는 하나님을 찾았다.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
— 시편 63:1»
광야는 사람이 없는 곳이다.
그러나 성경에서 광야는 단순히 버림받은 장소가 아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사람이 모두 떠났다고 해서 하나님까지 떠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사라진 뒤에야 우리는 깨닫는다.
“나는 혼자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홀로 서 있는 것이구나.”
이 차이는 매우 크다.
‘혼자다’라고 생각하면 절망하지만,
‘하나님 앞에 홀로 있다’고 생각하면 기도가 시작된다.
그래서 외로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많은 사람이 아니다.
때로는 침묵이 필요하고, 기도가 필요하고, 성경이 필요하고, 하나님과 단둘이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예수님께서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홀로 기도하셨다.
«“내 마음이 매우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 마태복음 26:38»
예수님께서도 고통을 느끼셨다.
예수님께서도 외로움과 슬픔을 경험하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외로울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외로움을 모르는 분이 아니다.
예수님은 외로운 인간의 마음을 아신다.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을 하나님께는 말할 수 있다.
“하나님, 저는 외롭습니다.”
“하나님, 저는 너무 지쳤습니다.”
“하나님,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 그래도 저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
이렇게 기도해도 된다.
하나님 앞에서는 아름다운 말이 필요 없다.
울어도 되고, 침묵해도 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해도 된다.
로마서 8장 26절은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할 때에도 성령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신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외로움의 가장 깊은 순간은 반드시 인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일 필요는 없다.
그곳이 하나님을 처음으로 깊이 만나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사람을 버리라는 말이 아니다.
기독교는 고립을 가르치는 종교가 아니다. 성경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 짐을 지라고 가르친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사람을 하나님보다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
사람에게서 사랑을 구하되 사람을 하나님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사람에게 위로를 받되 사람에게 나의 존재 가치 전체를 맡기지 말아야 한다.
사람과 함께 걸어가되 하나님 없이 걸어가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모든 관계에서 잠시 물러나 하나님 앞에 홀로 앉아야 한다.
그 고요한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나는 버려진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잊힌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아무 의미 없는 존재가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보고 계셨다.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 이사야 41:10
그러므로 외로울 때 무조건 사람을 찾기보다 먼저 하나님을 찾아보자.
방 한구석에서 성경을 펼치고, 조용히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마음을 털어놓자.
사람이 없는 밤에도 하나님은 계신다.
전화할 사람이 없는 밤에도 기도할 수 있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는 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나의 마음을 아신다.
외로움이 찾아왔을 때, 사람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지 말자.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더 깊은 자리로 부르고 계신지도 모른다.
사람의 소리가 잠잠해지는 곳.
세상의 박수가 멈추는 곳.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무너지는 곳.
바로 그곳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닫는다.
나는 혼자였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단둘이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외로움은 더 이상 단순한 버림받음이 아니다.
그것은 기도가 되고,
침묵이 되고,
성찰이 되고,
마침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된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홀로 선 사람은 세상으로 다시 돌아갈 힘을 얻는다.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이 한마디면 충분하다.
오늘 밤 아무도 곁에 없더라도,
하나님께서 함께 계신다면
나는 완전히 혼자가 아니다.






